하이닥 코리아에 소셜의학기자로 활동중이다.
인터넷 세상을 통해 참여, 공유, 개방을 하면서 인류의 지식은 빅뱅을 계속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정보습득과 제공이 빛의 속도로 교류되고 있다.
이런 멋진 인터넷 공간을 통해 세상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은 참으로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김선희 선생님의 제안
소재 제안관련해서 현재 부산국제영화제 행사기간이라 영화이슈가 종종 보도되고 있는데요, 최근 남영동 1985라고 해서 고문기술자 이근안과 고 김근태 선생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고문'을 초점으로 한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고문과 통증 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을 드리고 싶은데요.
관련 내용을 서두에 인트로로 잡으면서 고문이 유발하는 통증 기전(아무래도 일반적으로 때리는 것 말고 뭔가 말초신경을 자극한다던가 해서 통증을 극대화하는 것이지 않을까 해서요..) 이나 통증을 잘 참는 사람과 못 참는 사람의 차이 등의 소재는 어떤가 싶습니다.
한번 써보자!
부러진 화살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지영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남영동 1985"라는 영화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 김근태 의원의 고문 실화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주연 배우 박원상은 "고문 시늉만 내도 죽겠는데, 그분(김근태)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고문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통증이라는 자극을 통해서 원하는 자백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통증을 일으키고, 고통을 일으키는 고문의 방법은 몽둥이로 때리기, 송곳으로 찌르기, 불로 지지기 등으로부터 시작되어 전기고문, 고추가루 고문, 물고문 등으로 진화했다.
통증을 느끼는 네단계 과정
고문은 단순한 통증의 문제가 아니다. 고문이 단순한 통증지각이 아닌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먼저 인체가 어떻게 통증을 느끼는지 알아보자. 인체가 통증을 느끼는 과정은 통증변환, 통증전달, 통증변조, 통증지각 네단계를 거쳐 통증으로 전달된다. 인체가 통증을 지각하기 위해서는 자율신경종말이라는 통증수용기를 자극해야 하는데, 이것을 통증변환이라고 한다.
고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불로 지지고, 몽둥이로 때리고, 송곳으로 찌르는 강한 물리적 자극은 통증수용기에서 전기적 변화인 활동전위를 일으키고 이 활동전위가 신경을 타고 대뇌로 전달된다. 이 과정이 통증 전달과정이다.
이러한 고문의 방법은 상처와 흉터를 남기기 때문에 현대의 고문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현대 의학, 과학이 발달하면서는 고추가루 고문, 물고문, 전기고문 등으로 신체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 더 강한 통증자극을 주고, 두려움을 더해서 고통으로 만들어 자백을 얻어내는 교묘한 방법을 사용한다.
특히 전기고문은 통증변환, 통증 전달, 통증변조, 통증지각이라는 통증전달 경로에서 모두 사용되는 전기활동(활동전위)을 통째로 뒤흔들어 놓는다. 전압이 높아지면서 감각을 전달하는 감각신경이 손상되고, 움직임을 담당하는 대뇌의 운동영역, 말초의 운동신경 영역이 손상된다. 그래서 김근태 의원은 운동신경이 손상되어 보행할때, 균형과 협응력이 떨어진 비정상적인 움직임, 비정상 보행을 했던것이다.
아무리 고통을 주는 고문자극이라도 인체는 놀라운 통증변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을 보호하는 기전을 발휘한다. 과도하게 강한 통증에 노출되면 인체는 몸 내부에서 천연 마약인 엔돌핀, 엔케팔린, 다이놀핀을 분비하여 통증을 줄인다.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전침, 봉약침은 이러한 강력한 진통기전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부작용도 없고 참 좋은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환자 스스로 이러한 엔돌핀 분비기전을 활성화할 수도 있다. 웃으면 된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몸 내부에서 천연 마약인 엔돌핀이 분비된다.
한국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김대중 전대통령, 김근태 전의원이 받은 고문의 역사가 한국사회에서 더이상 반복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하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지를 않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꼭 잊지 말자. 웃으면 진통제보다 100배 강력한 천연마약 "엔돌핀, 엔케팔린, 다이놀핀"이 분비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