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비진도 선유봉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등록일 2015.02.05 02:01 게재일 2015.02.06 하늘·산·바다·해변 풍광이 완벽한 조화 이루다
▲ 8자 모양의 아름다운 섬, 통영 비진도는 산수가 수려하고 풍광이 뛰어나 `보배에 비할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 름이다. 그 섬에 우뚝 솟은 선유봉은 섬 등산 코스로 환상적이다.
누구든 의기가 상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은 즐겁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지금까지 등산하면서 느꼈지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산행은 항시 내게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가는 산이 험하고 어려운 코스라도 서로 위로해주면서 자연의 지혜를 배우며 동행하는 길은 힘들지가 않다. 그럴 때마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이 흐뭇하다.
이번 산행도 그렇다. 영남일보 아카데미 과정을 함께 배운 CEO 산악팀들이 매월 한번씩 등산을 즐기는데 통영의 비진도에서 가장 높다는 선유봉을 등산한다는 계획이니 반가웠다.
필자는 통영이나 거제 등 남해바다에 있는 산에 몇 번 등산한 적이 있다. 통영 사량도, 욕지도나 거제 칠천도, 망산 등을 다녀오면서 내륙의 산타기도 좋지만 때로는 확 트인 바다를 보면서 천천히 걷는 섬 산행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하여 비진도 여행 겸 선유봉을 등산하는 이번 모임은 가기 전부터 기다려진 것은 사실이다. 산악회 총무팀과 연락을 해 출발장소를 알아놓고서는 일요일 새벽같이 등산장비를 준비하고서는 약속장소로 갔다. 반가운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서 차에 탑승했다.
통영서 배로 40분 걸리는 비진도, 8자 모양으로 경치 뛰어나 선유봉 밑 돌계단 올라가면 손으로 밀리는 `흔들바위 전설`도
아카데미 산악회에서 마련한 차에 탑승하고서는 필자는 잠시 눈감고서 휴식을 취했다. 쉬다가 바깥을 보니 겨울산하들이 창밖에 펼쳐지는데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아 다행이다.
필자는 산행 자료를 끄집어내서 오늘 행선지인 환상의 섬, 통영 비진도를 그려본다.
통영은 섬이 567개나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한국의 나폴리`로 불린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 100개의 섬이 있는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가장 아름답고 비교적 접근이 쉬운 6개 섬을 골라 `바다백리길`이란 이름으로 힐링코스를 만들어놓았는데 비진도도 그곳의 하나다.
비진도는 통영시 한산면에 속해있는 8자 모양의 아름다운 섬이다. 비진도라는 이름은 이 섬의 산수가 수려하고 풍광이 뛰어나 `보배에 비할 수 있다`하여 비진도(比珍島)라 불리는 곳이다.
오전 7시에 대구에서 출발한 차는 겨울 산하를 달려 10시 30분경에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 안은 섬으로 가는 사람들이 붐비는데 등산복을 갖춘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 일행들은 승선 여객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사이 필자는 섬으로 가는 교통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한솔해운(053-645-3717)의 비진도 가는 배 시간을 보니 오전 7시·11시, 오후 2시 30분 하루 세 차례 나와 있고, 비진도까지 운항소요시간은 40분 정도다.
비진도로 가는 여객선은 오전 11시에 출발했다. 배는 바닷물을 가르며 비진도를 향해 달려가는데 30분 쯤 지나니 비진도 섬이 점점 가깝게 다가오고 배가 도착할 내항엔 빨강색의 등대가 예쁜 모습으로 눈에 다가온다.
▲ 비진도 선유봉 등산에 앞서 영남일보 아카데미 회원들의 기념사진.
여객선이 내항에 도착해 일행들은 모두 내렸다. 40분이 긴 시간 같기도 하지만 배전으로 펼쳐지는 섬들과 겨울바다를 보면 잠시간에 왔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카데미 산악회원 일행들은 마을회관 쪽에 모여 바닷가 마을풍경들을 보다가 산행을 하기 전에 기념사진부터 찍었다. 환상의 섬 비진도에 왔다는 증거가 된다.
이제 섬을 돌아 선유봉 등산 시간이다. 코스는 간단하다. 안섬 내항 마을회관에서 비진분교, 비진도 해수욕장을 지나 바깥섬 선유봉에 올랐다가 외항선착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시멘트 포장길 따라 조금 걸어가니 한산초등학교 비진분교 직전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좌측은 비진분교 정문 방향이고, 우측은 비진분교 후문 쪽인데, 등산로는 우측 방향이다.
현재 비진도 전체 인구는 179명으로 학생수가 모자라 비진분교가 폐교됐지만 일제강점기인 1928년 9월 17일에 개교해 2007년까지 3천2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없으니 분교 폐교 자리는 허전한 감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영화촬영지로 사용된다고 한다.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과 SBS TV 드라마 `순수의 시대`가 비진분교에서 촬영돼 인기를 모으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비진분교를 찾는다. 비진분교를 지나 언덕길을 오른다. 조금 더 가서 시멘트포장이 끝나는 지점이 안섬의 대동산 입구 길이다. 아직까지 조망이 좋지 않은데 간간히 길 왼쪽 편에 해안절벽이 보일 뿐이다.
▲ 밥공기 모양의 흔들바위. 위로 힘을 가해 밀치면 바위가 움직인다.
대동산 옆길로 난 흙길 등산로를 따라가다가 벗어날 무렵에 다시 시멘포장길이 나타나고 거기서 조금 가니 더씨펜션이 나타난다. 산언덕을 내려와 8자 모양 섬의 중간지점에 왔다.
파도가 잔잔한 서쪽해변이 비진도해수욕장으로 송림이 500m 정도 길게 이어져 있고 고운 모래사장이 있는 반면에 그 반대쪽 동쪽 해변은 파도가 만호이 치고 있어 몽돌로 된 자갈들이 많다. 그래서 여기를 몽돌해변이라 부른다.
우리 일행들은 비진도 해수욕장을 지나서 선유봉으로 오르는 산길로 들어섰다. 공원 지킴터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조성해놓은 비진도의 산호길이 있는데 왼쪽 길로 들어섰다.
밭과 대나무 숲을 헤치고 들어가니 등산로 표시와 함께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선유봉까지는 1.2km거리다. 조금 더 올라가 가파른 돌계단 길을 걸어 안부에 거의 다 오를 무렵 그 오른쪽으로 있는 제1전망대가 바위지점이 보인다.
전망대 바위지점에 오르니 아래로 조금 전에 지나온 비진도해수욕장이 들한 눈에 들어온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이 보이는데 좌측에 있는 아주 작은 섬이 춘복도이고, 그 뒤 좌측 멀리로 통영의 미륵산과 우측에 한산도가 보인다.
제1전망대에 구경을 하고 전망바위를 지나 올라가니 흔들바위다. 여럿사람이 바위를 움직여보는데, 필자는 호기심에서 손으로 떠받쳐 올리듯 밀어보니 바위가 조금 흔들린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곳에 살다가 하늘로 올라간 선녀가 섬에 홀로 남은 어머니의 식사가 걱정되어 땅으로 내려 보낸 밥공기 모양의 바위가 바로 흔들바위라고 한다.
흔들바위를 지나서 가니 제2전망대가 나타나는데 이곳은 주변이 수목에 가려 조망이 좋지 못하다. 제2전망대에서 밧줄을 잡고 내려선 뒤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서 선유봉에 도착했다.
선유봉은 해발 313m 높이이나 비진도에서는 제일 높은 산봉우리다. 이곳에서 일행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사진도 찍고 멀리 또는 가까이에 있는 남해의 섬들을 조망해본다.
▲ 통영 가는 배에서 다시 바라본 비진도 섬.
연화도와 욕지도가 보인다. 필자는 정상에 서서 두 섬을 바라보면서 지난해 4월에 KJ산악회와 함께 연화도와 욕지도 등산을 했던 때를 기억해 본다.
연화도의 용머리해안과 욕지도의 천황산에서 남해의 비경을 보던 그 순간의 환희나 지금 이곳에서 느끼는 감흥은 매 마찬가지다. 그 때는 봄이 한창 무르익는 때였고, 지금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멀지 않아 봄을 맞을 때이니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다가와 펼쳐지는 것 같다.
“`한국의 나폴리` 통영/ 그곳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만나는 산이다./ 내항에서 한참을 걸어/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봉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는 차라리 황홀하여라.// 북쪽과 남쪽, 두 섬의/ 차가운 겨울바람도/ 온 몸으로 맞으면 맘속에/ 훈풍이 되어 녹아내리고,/오늘은 환상의 섬과/ 아름다운 다도해의/ 전설에 잔뜩 취하고 싶어라”(자작시 `비진도 선유봉에서` 전문)
선유봉을 하산하면서 비진암 쪽으로 내려서서 용머리 해안을 구경하면 직진하다보니 왼편 해안가에 멋진 장면들이 나타나고 그곳엔 갈치바위 또는 슬핑이치라는 바위가 있다. 갈치바위는 그 모양이 갈치를 닮아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 태풍이 불 때 파도가 이 바위로 넘나들면서 소나무 가지에 갈치들이 걸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비진암을 지나니 동백나무들이 많이 있는데 이곳이 유명한 동백나무군락지다. 남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게 동백나무요, 동백꽃이다. 바로 저 밑이 종점인 외항 선착장이다. 우리 일행은 행보를 계속해 외항 선착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었다.
총무에게 일정을 알아보니 4시 40분에 출발해 5시 30분경에 통영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는 부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귀가하면 대구에 9시 40분경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려준다.
시간이 되어 배가 선착장에 대고서 우리 일행들은 통영으로 가는 여객선에 올랐다. 필자는 배안에 등산배낭을 풀고서 편한 마음으로 점차 멀어지는 비진도를 바라보면서 한나절 환상의 섬 비진도에서 보낸 값진 시간들을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엮어본다.
▲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아름다운 섬의 사계는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봄 섬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갈매기 울음소리 가득하고, 여름 해변에는 푸른 바다 끝 수평선이 손짓하며, 가을에는 모든 게 넉넉해지며, 겨울 바닷가의 다소 쓸쓸해 보이는 풍경은 그리움을 더하는 여정의 끝자락이다.
하늘, 산, 바다와 해변의 풍경들이 하모니를 이루는 섬에서 한 때를 보낸 기억들이 소중한 거라면 오늘 마음이 상통하는 영남일보 아카데미 CEO 회원들과 환상의 섬, 비진도에서 보낸 한 나절 여정은 두고두고 필자의 기억에 남아 오랫동안 맘 설레게 하리라. 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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