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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F 송도유치에 구미 불산가스 사고를 돌아본다 | ||||
김의식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육원장/경영학 박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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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진출이란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온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이 인천 송도에 유치되었다는 소식은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이사국 투표가 진행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찬반여부를 가름하는 기로에 서 있을 지난 10월 19일 오후 5시 (사)글로벌 녹색경영연구원 주최의 ‘GCF 송도유치를 기원하는 중소기업인 발원대회’가 인천대 교수회관의 강당을 빼곡히 채운 참가자들로 열띤 토의와 유치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아 열렸던 만큼 주최 당사자들인 우리에게는 그 의미가 아주 특별했다. 지금 한국은 녹색의 꿈으로 가득하다. 녹색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녹색기술센터(GTC)에 이어 녹색자금을 다루는 GCF사무국 유치로 녹색 정책·기술·기금의 협력체제를 유치함으로써 향후 녹색성장 추진에 대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리라 기대된다. 그러나, 한 달여 전인 9월 27일 경북 구미 산동면 봉산리 제4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화학제품 생산업체 (주)휴브글로벌에서 불산(불화수소산)가스가 유출되어 그 일대 마을을 덮은 사실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 중의 하나다. 지구촌은 녹색이라는 미래지향적 목표에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GCF 유치를 위해 각국의 경쟁이 뜨거웠던 즈음이라 더욱 그러하다. 이미 보도된 바와 공장 주변 인근지역은 불산가스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보이는 수치만 하더라도 사망 5명, 중경상 30명, 병원치료 1천594명, 농작물 135ha, 가축 2천751두, 기업체 73개사 94억 원, 차량 516대에 달한다 하니 가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불산가스가 토양을 오염시키고 지하수까지 오염되었는지의 여부와 불산가스가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에 대한 문제 등으로 지금도 인근지역 주민들이 불산가스의 공포에 떨고 있다. 오염된 토양과 물이 다시 정화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후에도 불산가스의 여파로 이 지역의 미래가 심히 염려스러워진다. 이 사건이 발생한 계기는 외국계 기업의 환경관련 규제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사고를 낸 (주)휴브글로벌은 탱크로리에 담긴 유독물질 불산을 저장탱크로 옮기는 호스 연결 작업을 하면서 작업복과 작업용 헬멧 같은 안전장구도 착용하지 않았다. 한 나라의 산업이 국가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시기에 산업진흥을 위해 외국기업의 국내 유치, 그것도 지방 외곽지역에 외국기업의 유치로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는 점은 인정된다. 예로부터 산업의 육성과 환경은 역방향으로 나갔다. 산업혁명이라는 경제부흥과 함께 천혜의 자연의 모습은 잃어가기 시작했다. 항상 성장과 규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러한 산업체계는 현재 글로벌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녹색을 추구해야 함에는 일분의 에누리가 용납되지 않는 국제스탠다드 기준을 감안하더라도 지역경제라는 경제성을 환경보다 우선시 할 수는 없다. 단지 기업유치라는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보고 적절한 규제없이 환경위협 산업을 받아들이는 것은 좀 더 멀리 내다 본다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번 인천 송도에 GCF사무국 유치로 동아시아에 첫 국제기구 본부를 두게 된 송도는 국가 위상을 한층 더 높일 것은 물론 인천시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확실한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향후 일자리 창출과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업들이 줄곧 송도로 입주해 녹색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 경북 구미의 불산가스 유출로 엄청난 피해를 본 것은 정부의 체계적인 위기관리능력 부재와 특히 외국기업에 대한 환경규제 미흡에 대한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러한 사건이 앞으로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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