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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날 처럼 모처럼 여러사람들과 어울리는 나들이에서는 김을 팍 빼게 만드는 불청객 같은 존재지만, 나름 운치도 있고 매력도 있다.
장마가 끝나면 곧 불볕더위의 시작이자 휴가철이다. 최고의 피서지는 뭐니뭐니 해도 바다와 계곡이다. 이미 더 깊은 계곡, 덜 유명했던 해변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번잡함 속에서도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도 휴식이요 힐링일거다.
바다와 계곡도 좋지만 차분한 가운데 사색하며 걷는 숲길은 어떨까? 촉촉한 숲길, 힘들지 않은 발디딤, 하늘가린 큰키나무, 가끔씩 땅에 닿는 햇볕, 풀내음, 새 소리, 소리없이 내리는 보슬비, 거미줄에 매달린 수정같은 물방울, 물을 머금어 더 짙어진 초록
생각만으로도 건강해진 느낌이다.
올 여름, 바다로 계곡으로 간다면 돌아오는 길에는 피서지에서의 피로를 산림욕으로 말끔히 씻을 수 있는 숲길 트래킹 어떨까요? 숲은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줍니다.
지금 소개한 열곳의 숲길은 평지이거나 완만한 경사로 노약자나 아이들도 함께 얼마던지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인공적으로 조성된 길이 아닌 자연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길이다.
또한 대부분 계곡을 따라 길이 나 있어 시원한 물소리와 빼곡한 나무 그늘이 있어 무더위를 피할 수 있어 여름에 가장 어울리는 길이다.
(1) 제주도 사려니길
비오는 날 더 좋은 ‘사려니숲길'(사려니오름 편도 15킬로 약 6시간)
수령 80년 이상의 삼나무가 많고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편백, 나도밤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울창한 자연림을 이루고 있다.
사려니라는 말은 '살안이', '솔안이'로 불리는데 이는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의미다.
완만해서 휄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와도 좋다. 사려니숲길은 입구와 출구가 달라서 자동차 회수가 불편하다.
이왕이면 끝까지 가는것이 좋겠지만 체력에 따라 중간 지점인 물찻오름 정도에서 다시 돌아오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시숲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려니 숲
삼나무 숲길은 날씨가 조금 흐려야 더 운치가 있다. 사려니 숲길은 오후5시까지는 탐방을 마쳐야 한다.
삼나무 거미줄, 주렁주렁 매달린 물방울
(2) 제주도 숫모르 숲길
제주도 516 도로변에 있는 한라생태숲의 백미 '숫모르 숲길'
한라생태숲은 제주에 자생하고 있는 많은 식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장생의 숲길까지 이어지는 밀림속을 걷는 듯한 '숫모르 숲길'은 환상 그 자체다.
'숫모르'라는 말은 '숯을 굽는 동산'이라는 뜻으로 이곳의 옛 지명이다. 총길이 4.2km 2시간 거리다.
원시숲을 간직한 숫모르숲길
산딸나무
숲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숲속 이야기나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감동은 배가 된다.
수령 100년으로 추정되는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와 때죽나무과의 때죽나무 연리목,
이렇게 서로 다른 '과'의 나무들이 하나로 되는것은 희귀하다.
나무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라고 하며 흔히 ‘사랑나무’로 불린다.
(3) 강릉 노추산 모정탑길
강원도 강릉과 정선의 경계에 있는 높이 1322m의 노추산 중턱, 이곳에 모정으로 쌓은 3천여개의 돌탑이 있다.
'모정탑길'이라고 부르는 돌탑까지는 2km 1한시간 거리다.
경사는 완만해서 힘들지 않지만 길이 울퉁불퉁 바위가 많다. 자연그대로의 옛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아직은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돌탑들도 조금씩 훼손되어 가고 있다.
노추산 대기리계곡을 따라 붉은 금강소나무숲길이 나온다. 곧이어 계곡을 지나면 한사람 겨우 지나갈 길 양쪽에 돌탑들이 줄지어 서 있다.
돌탑들에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혀 있어 기도의 장소가 된 듯 하다.
아직까지 노추산 대기리 계곡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조용한 곳이다.
계곡을 따라 걷는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욕 하기에는 제격이다.
사고로 2명의 자식을 잃고 집안의 평안과 자식을 그리는 마음으로 26년간 3000여개의 돌탑을 쌓았다.
한 두사람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길 양쪽으로 3천개의 돌탑이 줄지어 서 있다.
(4) 백우산 용소계곡 숲길
홍천군 두촌면과 내촌면의 경계에서 발원해 백우산(895m) 북쪽 자락을 굽이쳐 흐르는 홍천강 최상류,
내설악에 버금갈 정도로 경치가 좋은 곳,
홍천 9경중 7경, 용소계곡을 일컫는 말이다.
오랫동안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있기도 했고 거듭된 수해로 옛길 또한 유실돼 몇년 전 까지도 접근 자체가 어려웠던 곳이었다. 그만큼 때 묻지 않은 순수 그대로의 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두촌면 천현리(샘재)에서 괘석리(괘시기)까지 12km정도의 용소계곡을 따라 구불 구불 이어진 숲길이 꽤나 매력적이다. 체력이나 시간을 봐서 걷고 싶은곳 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오면 된다.
최근에는 구름다리와 숲길 정비가 되어 있어서 한결 걷기가 좋아졌다.
계곡으로 내려오는 물길위로 통나무 다리가 놓여 있다.
여름 피서철에도 관광객이 많이 붐비지 않아 고즈넉한 숲길에서 당일 산림욕 코스로 적당하다.
용소계곡 숲길 경수마을입구에 보면 전설로 내려오는 삼층석탑이 있다. 홍천 공작산에 있는 수타사에서 건립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한때 이 삼층석탑을 옮기려 할 때마다 호랑이가 나타나 방해하는 바람에 지금 처럼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여기 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데 넉넉잡아 한시간 정도 걸린다. 더 들어가도 되지만 간만큼 고스란히 돌아 나가야 한다. 물론 가면 갈 수록 경치는 더 좋아 진다.
(5) 내변산 '바람꽃길'
국립공원 변산반도 힐링숲길'바람꽃길'
내변산분소~자연보호헌장탑~직소보~직소폭포 4.4km구간으로 왕복 2시간 거리다.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걸을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바람과 노닐며 비경의 연속을 만날 수 있다.
선인봉, 봉래구곡, 산정호수, 선녀탕, 분욕담 등 잠시라도 한 눈을 팔 수 없는 길이다.
변산 '바람꽃길' 노약자나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걸 을 수 있는 평탄한 길로 직소폭포의 웅장함을 만날 수 있다.
(6) 천국으로 떠나는 점봉산 곰배령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 보는 점봉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이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으로, 다양한 식물이 잘 보존돼 원시림이 펼쳐진다. 특히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자리한 곰배령은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천국이다. 점봉산으로 올라갈 수는 없지만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는 하루에 300명의 사전 예약을 받아 탐방할 수 있게 했다.
주차장~생태체험길~강선마을~곰배령~원점회귀 약10.5km 4~5시간 거리다.
곰배령을 가기 위해서는 12시까지 통제소를 통과해야 하고 곰배령 정상에서는 오후2시부터 하산을 시작해 4시에는 종료해야 한다.
곰배령 주차장(720m)에서 곰배령 정상(1164m)까지는 표고차440m이다.
30분에 100미터씩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완만한 수준이다. 난이도는 '하'
곰배령 가는길의 원시숲
숲길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산길도 아닌 어중간한 고갯길 정도다.
곰배령을 제외한 전구간이 그늘진 숲길이다.
생태보존을 위해 곰배령에는 탐방데크가 깔려 있다.
10년전 곰배령의 모습, 이때까지는 점봉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만이 유일 했다.
생태관리센터 초입, 260년된 돌배나무도 볼만하다.
신선이 내려와 산다는 강선리, 요즘에는 wifi까지 터진다고 하니 헛헛한 웃음이 나온다.
이왕이면 강선마을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꽤 좋은 기억이 될 듯 하다.
팬션 이용자는 따로 탐방예약 하지 않아도 된다.
(7) 방태산 자연휴양림 숲길
방태산만큼 원시적인 산도 드물것 같다. 계곡을 따라 관중과 같은 양치식물이 흡사 공룡시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풍부한 수량의 계곡과 울창한 숲, 그 가운데 통나무로 만든 방태산자연휴양림은 사시사철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다.
휴양림 매표소를 지나는 길부터 아름다운 방태산 숲길이 시작된다.
휴양림 앞으로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마당 바위, 2단 폭포의 절경과 피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숲길을 따라 나 있다.
숲길은 그리 길지는 않다. 여유있는 걸음으로 1시간 반이면 끝난다.
이 길은 이단폭포를 지나서 방태산을 오르는 등산로와 만난다. 조금 더 올라 가봐도 좋다.
숲속의집, 휴양관 등 숙박시설도 있지만 야영데크에서 계곡물 소리를 벗삼아 캠핑을 하는것도 추천한다.
그러나 주말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방태산의 명물' 이단폭포'사진가들의 유명한 출사지다.
(8)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오지라는 최악의 접근성 때문에 유지되거나 보존된곳이 바로 울진에 있는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이다.
또한 조선의 황실에서는 궁궐을 짓기위해 금강송 군락지는 함부로 벌채할 수 없는 봉산(封山)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
금강송 군락지는 여전히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사단법인 울진숲길(www.uljintrail.or.kr, 054-781-7118)을 통해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해야 하며, 하루에 8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울진숲길에서 관리하는 숲길은 1구간과 3구간이다.
이중 소광리 금강송숲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는 3구간으로 서면 소광2리에 있는 금강송펜션에서 출발해 금강송 군락지를 탐방하고 돌아오는 왕복 16.3㎞ 코스다. 대략 7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금강송 군락지 외에 다른 곳을 걷는 시간이 더 많고 난이도도 높은 편이다.
금강송 군락지만 들리려면,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탐방프로그램(주말에만 운영되나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홈페이지 사전확인 필수)을 이용하면 된다
소광리 금강송 군락은 여의도보다 8배나 큰 1800ha의 면적에 수령 200년이 넘는 8만 그루의 금강송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가까이에서 올려다 보는 것도 좋지만 한발짝 더 떨어져서 전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금강송 군락지가 내려다 보이는 조망터 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올 여름 솔솔나는 소나무숲으로 가보는건 어떨까요?
(9) 강원도 인제 아침가리골 계곡 숲길
아침가리골 또는 조경동(朝耕洞)으로 부른다. 숲이 너무 깊어 아침나절 잠시 해가 비치는 동안만 밭을 갈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과거 오프로드 자동차의 성지가 될 정도로 suv동호회에서 인기있는 곳이었다가 자동차의 진입이 금지되자 발빠른 트래커들이 찾아 들고 있다.
아침가리 하면 대부분 계곡 트래킹을 생각하지만. 방동리 고개 감시초소 부터 조경동까지 3km 거리를 걷는 숲길도 있다.
조경교까지는 약간 지루하지만 다리에서 부터는 아침가리 계곡의 절경이 나타난다.
이곳은 전기도 없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오지중의 오지다.
한 가구만이 유일하게 터를 잡고 있고 조금 더 가면 음산하지만 아담한 폐교까지 있어, 옛날에는 얼마간의 사람들이 살았던 것 같다.
이 오지 마저도 최근에는 땅값이 오르고 있다고 하니 얼마지 않아 전기가 들어오고 전원별장이 들어서지 않을까 생각된다.
초소까지 원점회귀를 할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진동리까지 계곡트래킹을 해보는 것도 좋다.
그러나 계곡트래킹은 일반 숲길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사전에 많은 계획이 필요하다.
철분이 많은 방동약수, 꼭 빠지지 말고 가봐야 할 곳이다. 철분과 탄산이 들어 있어 톡 쏘는 맛이 특이하다.
계곡주위의 이끼나무
아침가리골 최고의 야영지다.
오염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청정계곡에서의 하룻밤은 어떤 기분일까?
아쉽게도 최근에는 야영이 금지되었다.
한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하늘아래 조경동이 나타났다.
사스레나무, 단풍나무 그 사이 푹신한 숲길
숲길에서 만난 쭉쭉 뻗은 소나무
(10) 설악산 백담계곡 '님의침묵길'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은 설악산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내설악의 계곡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총 4km 거리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 된다.
이 숲길은 설악산에서도 가장 걷기 편한 구간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용대리 백담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까지 가야 한다. 자가용은 진입이 제한된다.
투사이면서 스님, 시인이신 만해 한용운 님이 출가한 절이기도 한 백담사 경내를 한바퀴 도는것으로 백담계곡 '님의침묵길'을 시작한다.
구곡담, 수렴동에서 내려 오는 백담계곡의 비경에 빠져 걷다 보면 4km 거리가 너무 짧게 느껴 진다.
어느새 도착한 영시암에서 시원한 약수 한잔 하고 되돌아 오면 된다.
영시암은 오세암이나 봉정암에 오르는 길목에 있어 꼭 들리게 되는 암자다.
이곳까지는 쉬운 길이었지만 영시암 부터는 가파른 산길의 시작이다.
백담사 경내
백담계곡
비가 내리고 얼마지 않아 계곡의 물도 힘차게 흐른다.
고즈넉한 숲길에 비가 내리면 나무와 풀 바위 계곡은 모두 악기가 된다.
나뭇잎 투퉁둥 때리는 타악기, 귓등을 휘돌아 스쳐가는 현악기의 바람소리 가 교향곡을 듣는 것 같다.
봉정암까지 가는 스님이 구곡담계곡의 경치를 바라보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출처:다음카페 백두와 금강>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필요한 정보였어요 감사합니다
다 가보고 싶은 좋은길이네요~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