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그덕 거리는 소리.
2층 침대에 익숙치않아서 이다.
그런대로 숙면을 취했다. 몸도 한 결 가볍다.
어제의 실수를 교훈삼아 조심히 가부좌를 틀었다.
머리는 이미 천정에 달라붙고.
세안을 하니 정신이 번쩍났다.
아침 일찍 인터넷을 검색했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모두가 미치게, 급하게 돌아간다.
언론과 매스컴은 그것을 부추기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치 자기들이 세상을 변화 시키는 것처럼.
그러나 언론은 이미 죽어있다.
언론,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
스스로를 감당 못하고 자신을 알지 못한채 급변하는 사회의 홍수속으로 휘말려 살아가고 있다.
끊임없는 일과 수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
자신과 자신의 관계.
바쁘게 살면 쓸데없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 하지만,
자신을 정확히 관조하며, 여유와 한가함을 지니고 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고 나는 백수(개털)가 아니다.
할 일 없이, 시간이 많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니다.
다 함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자신들을 챙기자는 것이다.
일에만 치여 살다가 죽으면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그렇지 아니한가?
한그릇의 밥.
이를 챙기기 위하여, 이를 뺏기 위하여 우리들은 서로 얼마나 다투어야 하나?
서로 지기 싫어하고 내어 주기가 불편한 급박한 사회에서 자본과 개발만이 우상인가?
우리가 원하는 평등세상은 단지 책속에 나오는 이야기나 몇 사람들의 소박한 꿈인가?
정작 세상은 미친듯이 돌아가야만 하는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어느 누구의 말 한마디에,
사회가 중심없이 무너지고, 혼란스럽고, 좌충우돌하는 꼬라지는,
우리 자신들의 성숙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들의 내적인 투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들의 공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들의 각성대오와 확철대오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과 우리들이 하는 일들을 철저히, 냉철히, 겸허하게 직관하면 모든게 다 욕심으로 깨닫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자기의 철저한 성찰의 중심없이,
철학과 사상은 이미 혼돈이고,
문학과 문화는 이미 혼잡이고,
종교와 신학은 이미 혼령이고,
정치와 인간은 이미 혼탁하고,
민중과 운동은 이미 혼비이다.
그래서
메마르고,
편협하고,
피폐하고,
이기적으로,
공동선을 빙자한 자들의 말로를 향한 공허한 외침과 행동은 이미 드러나 많은 생명을 죽이고 있다. 평화를 죽이고 있다.
언제나 그랬다.
그들이 하는 일들, 짓들은 이제 구역질이 난다.
이제 그들을 단죄 하는것이 아니라 회개(본래의 자리로 돌아 오는것)의 길로 질책을 해야 한다.
이제 그들을 범죄자로 선포하고 법정에 세워서 회개(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의 길로 안내 해야한다.
이제 우리는 생명과 평화를 말살하는 그들로부터 불복종을 선언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생명과 평화가 세상에 진동하는 새로운 대중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모든 사람을 살리기 위한 최고, 최대의 투신과 도전을 해야한다.
작별인사.
이틀동안 신세를 진 집 주인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에 갔다.
김진영선생님은 우리들을 순례단원들에게 안내했다.
아침식사를 하는 모양이다.
구수한 된장국과 갓김치, 묵은 김치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침 밥상을 뒤로 한채 생수를 들이켰다.
요즘, 눈에 음식이 자주 들어 오더니 생각도 많이 난다. 안 볼때는 안 그랬는데.
물건 하나 찿음.
울진에서 보내온 단식평화순례 유인물.
택배를 찿기위하여 한동안 이곳 저곳을 헤매다 찿았다.
이것을 위하여 고생해 주신 양애경님과 김진영님. 고맙다.
여수를 뒤로하고 공주로 향했다.
공주.
차량으로 5시간 정도 이동했다.
공주교대-> 공주대-> 공주 사거리-> 공주고 강당으로 옮겨야 했다.
공주에서의 일정은 강연과 캠페인이다.
그런데 아마 공주 지역의 복합적인 사정으로 장소의 변경과 변경의 과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공주고 3층강당.
공주시민단체의 오카리나와 키타, 노래공연이 있었다.
별음자리표의 긴 노래 공연도 있었다.
문정현 신부님의 강연도 있었다.
단식자들의 소개와 발언도 있었다.
전범민중재판 준비에 대한 기소인 모집 안내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문정현 신부님의 노래도 있었다.
공연과 강연이 끝났다. 순례단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렸다.
기범이와 나는 먼저 부여의 숙소로 돌아왔다.
PC방을 들렀다.
늦게사 숙소로 돌아왔다. 마침 순례단도 도착했다.
만남의 집.
황금성, 계순옥 선생님.
황바람, 황해뜨리 의 단란한 가정집.
이곳이 오늘 우리가 지낼 숙소이며 우리를 초대해 주신 분들의 집이다.
잠시 거실에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었다.
황금성 선생님(고등학교 근무)은 지리를 전공하셨고 그의 아내인 계순옥 선생님(중학교 근무)은 수학을 전공 하셨다.
익히 기범이를 잘 알고 계신터라 우리들은 마음 편하게 지낼 수가 있었다.
조용하고 넉넉함으로 맞대면 해주시는 두 분 선생님이 여러가지로 고맙다. 인연이다. 나중에 생각나면 한번 들르라는 말씀. 또 고맙다.
방에 누웠다.
성모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 위에 십자가 고상이 있다.
오래간만에 생각과 마음을 다 놓아 버렸다.
그리고 만트라를 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