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1.07. 일요일
- 적석, 산거북이, 불매골일행 6, 두발로일행 2(11명)
적석행님과 함께 차를 타고
산청으로 가는데 문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묻는다
지나치면서 내 차를 보았다 한다
가까운 웅석봉에 다녀 올 거리 하니
오랜만에 동행산행을 제안 해 오기에 수락을 하고 핸들을
거림으로 돌렸다
거림에 도착하니
마침 두발로형님 일행도 도착 해서 산행 채비를 하고 계신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산행을 시작한다
자빠진골로 가는 계곡은 얼음이 얼어 매우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건너 간다
문원장 왈
왜 자빠진골이냐고 물어 온다
누군가 이곳에서 자빠졋겟지라고 우스갯 소리로 얼른 대답을 하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봐도 선뜻 의미가 떠 오르지 않는다
나중에 불매골님이 말씀하시길
계곡이 완만해서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자빠진골이라 불린다 하신다
초반에 다소 거친계곡은
오를수록 완만하고 부드럽다
간간히 눈 쌓인 산죽속으로는 희미한 등로도 가늠이 된다
능선에는 세찬 바람소리가 들리기는 하나
계곡에는 조용한 편이다
두시간여 발품을 팔아 한벚샘에 도착한다
샘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 되어 보인다
그 옛날에 한벚샘에서 목을 축이고 지나갓던 기억을 되살려 본다
능선에 올라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수려하다
상봉주변엔 온통 하얀색으로 도배를 하였고
멀리 반야봉을 비롯 해
가까이로 보이는 촛대봉도
은빛으로 반짝인다
광양의 진산인 백운산 자락도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끝자락에 있는 억불봉도 선명하게 다가 온다
간밤에 눈이 제법 내린 모양이다
바람도 잔잔히 불어 주니 산행하기 참 좋은 여건이다
적석님이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이
의신의 대성마을인데
얼마전에 큰 불이 나서 많은 자리산꾼들을 놀라게 만든 현장이다
하지만
남부능선에서 볼 땐
언제 불이 낫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많이 변해 버린듯 싶다
가까이로 단천능선과
멀리 삼신봉 자락
그리고 지네능선도 조망이 된다
지리산 입문 조창기 시절에 참 많이도
누비고 다닌 기억이다
어느해였던가..
선유동골로 하산하다가 어떤 연유로
이름 모를 골짜기에 갇혀 해가 넘어가고 나서야
내려왓던 기억도 새롭다
남부능선 최고의 비경중에 하나인
웅장한 석문을 지난다
석문을 지나고 부터는
등로에 적설량이 꽤 되고
잠잠하던 바람도 세차게 불어 댄다
다들 벗어 두었던 외투를 꺼내어 입고 체온을 유지한다
촛대봉과 시루봉이
더 한층 가까워 졌다
오찬시간이 되었으나
음양수샘까지 진행 하기로 한다
13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음양수 샘에 도착한다
물은 식수로 사용해도 될 만큼
충분하게 흘러 내리고
수질도 양호한 편이다
나중에
일행들과 물속에 쌓인 낙엽과 이끼들을
걷어내고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다
오늘은 갑진년 맞이하여
새해 첫 산행인 만큼
우천선생의 제단으로 자리를 옮겨
간소하게 준비한 제물로
상을 차리고
지리산 신령에게 삼배하고 무탈산행을 빌었다
작은 쉘터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바람을 피해 늦은 점심을 먹는다
간간히 쉘터지줏대가 세찬 바람에 넘어지기도 한다
오늘은 무알콜 산행을 하는 날인데
집요하게 파고 드는
문원장 등살에 건배주만 마시기로 하고
최소량만 받아 먹는다
오찬을 끝내고 나오니 오후 3시 경이다
거림옛길로 하산 하려다가
모두의 안전을 위해 정규 등로로 내려 가기로 한다
세석3거리로
올라와서 거림마을로 방향을 잡는다
나무계단도 많이 설치가 되었 있고
울퉁불퉁 하던 바닥길도
걷기 좋게 평평하게 잘 닦아 놓았다
무엇보다
산죽을 정비해 놓아서 널다랗게 변한
등로가 마음에 든다
해가
남부능선 너머로 넘어가고
어스름이 내려온 시간에 거림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