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날려서 한국의 산하에서 퍼온 용소골의 비경입니다.
제3용소(龍沼)
작은당귀골에서부터는 뚜렷하지 않은 길이 계곡과 가장자리로 번갈아 이어지는 데, 가끔씩 나타나는 선답자들의 리본이 없다면 올바른 길을 찾기가 매우 어려울 지경입니다.
가야할 작은당귀골
이곳에서 오른쪽 계곡을 따라 약 20분간 걸어가니 주된 계곡인 용소골(덕풍계곡)과 만납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유명한 제3용소가 바라보여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07:41).
제3용소
제3용소
용소(龍沼)란 '폭포의 웅덩이'를 말하는 데, 이름그대로 용이 승천하기 전 똬리를 틀던 장소인지 모르지만 알기 쉽게 제3폭포라고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폭포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바위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와 바닥까지 훤히 바라보이는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맑은 물에 당장 뛰어 들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폭포 아래에 위치한 넓은 소(沼)에도 맑은 물이 가득한데 검게 보이는 부분은 낙엽이 떨어져 물 속에 가라앉은 것들입니다.
제3용소 아래의 소
제2용소(龍沼)
용소골은 등산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계곡을 따라 걸으며 때로는 계곡을 수 차례 건너야 하기 때문에 봄과 가을이 아니면 오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여름철의 경우 폭우가 자주 쏟아지는 장마철은 피해야 하므로 산악회에서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산행계획을 수립했다고 합니다.
사전에 이를 전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온통 돌로 된 계곡 길을 걷는 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안전시설물과 우회로가 거의 없어 제법 위험한 구간도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등 크게 신경이 쓰입니다.
가야할 계곡길
규모가 작은 폭포를 만난 후 상당히 위험한 계곡의 가장자리를 두 번이나 통과합니다. 한참동안 평탄한 바닥으로 이어지던 길은 오른쪽으로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 오르막으로 연결됩니다. 수평으로 난 어려운 길을 지나자 이번에는 왼쪽으로 철제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안전구간을 통과합니다. 밧줄구간을 통과 한 후 처음으로 만난 안전시설물입니다.
도대체 계곡의 끝은 어디인지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한 구비를 돌아가면 다시 똑 같은 규모의 계곡이 이어집니다. 가야할 계곡도 바위산으로 막혀 있고 지나온 계곡도 보이는 것은 기암괴석과 산뿐입니다. 멀리서 볼 때는 막다른 골목 같지만 막상 다가서면 또 다른 계곡이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등산로를 걷는 것보다도 길 없는 너덜 길을 걷다보니 다리의 피로도가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가야할 용소골
가야할 용소골
용소골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숨은 비경"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닥은 그야말로 폭포와 담(潭) 그리고 소(沼)로 이루어진 암반계곡으로 때때로 인공적으로 바위의 홈을 파서 물길을 만든 것 같은 바닥에 흐르는 티끌하나 없는 맑은 물줄기는 그냥 마셔도 좋을 정도의 1급수인 청정 물입니다.
혹자는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비교를 하는데 주변의 경치는 분명히 이보다 못하지만, 천불동 계곡은 잘 조성된 지정된 등산로를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반면, 이곳 용소골은 계곡의 바닥 전체가 길이어서 수시로 차가운 물에 세수를 하거나 손수건을 물에 적시는 등 자연을 즐기면서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뒤돌아본 지나온 계곡
가야할 용소골
계곡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나무
계곡의 한 가운데 홀로 서 있는 나무를 지나 거센 물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왼쪽 가장자리에 설치되어 있는 굵은 밧줄을 잡고 내려오니 제2용소입니다(09:46). 떨어지는 폭포수의 양은 제3용소보다는 적지만 용소의 규모는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필자가 도착하여 쉬고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제2용소
안전 밧줄에 의지한 채 하산하는 사람들
제1용소와 덕풍마을
제2용소를 지나 이어지는 길의 오른쪽 위험지대에는 철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들의 안전한 통행을 도와줍니다. 제1용소를 지나자(10:22) 계곡의 중앙에 집채만한 바위덩어리 몇 개가 쌓여 있는 것이 보여 위쪽을 쳐다보니 산꼭대기 부문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흔적이 보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통행하는 가운데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뼈도 추스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등골이 오싹해 집니다.
가야할 용소골
가야할 용소골
제1용소
오른쪽에 설치된 안전 철 난간을 통과하자 드디어 지겨운 계곡의 길을 벗어나 계곡 옆에 조성된 안전한 길로 들어섭니다(10:55). 작은당귀골에 들어 선지 3시간 반 동안 계곡의 돌 그리고 위험지대와 싸우면서 힘들여 걸어 왔기에 지겹다는 표현이 저절로 나옵니다.
가야할 용소골
시원한 소(沼)
덕풍산장 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