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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물의 기본 조건
수질검사를 하는 기본 항목으로는 색깔, pH, 맛, 냄새, 미네랄 성분, 미생물, 유기물, 중금속, 방사능, 환경 호르몬 등 많은 항목을
검사하게 된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항목은 무엇일까?
①투명도
찻잎에서는 각종 화학 성분과 방향물질 외에도 차의 특색 중 하나인 탕색을 결정해 주는 색소 성분도 우러난다.
우러난 색은 차마다 매우 섬세하게 다르기 때문에 혼탁한 물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차의 본질을 흐리게 될 것이다.
인간이 맛을 보는 가장 첫 번째 과정은 시각적 사고와 주관에 의한 것이며, 뇌가 인지하는 맛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②냄새
차의 향은 매우 섬세하게 우러나며, 물의 상태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냄새는 인간이 맛을 인지하는
요소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차를 마실 때 뇌에서는 과일향이나 꽃향을 맛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간섭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만큼 냄새는 차를 음미하거나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므로 반드시 냄새가 없는 물을 사용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물 사용법이지만 수돗물의 소독제로 사용되는
염소(CI)가 잔류할 수 있어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그늘에 받아 놓아 냄새가 증발된 뒤 사용하면 된다.
③청량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이 청량하다고 하는 말의 뜻은 그 물 안에 녹아 있는 용존산소의 함유량에 따라 달라진다.
물속에 녹아 있는 용존산소량이 많을수록 청량한 느낌을 주고 오염된 물일수록 용존산소량은 줄어들어 식수로 적합하지 않게 된다.
즉, 용존산소는 차의 성분을 잘 우러나게 하는 물의 조건 중 하나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산소표백제가 세탁물의 오염물질을
잘 제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산수, 즉 물이 산을 흘러 내려오며 공기와 충분히 접촉하면서 많은 용존산소량을
보유할 수 있게 되어 차를 우리기에 좋은 물이며, 고인 물인 우물물은 차를 우리기에 가장 부적합하다고 하였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한번 끓인 물을 다시 재탕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물을 끓일수록 물속의 산소가 증발하기 때문
재탕한 물은 차를 우리기에 별로 좋지 않다.
④미네랄 함량(경도)
물은 지구의 다양한 위치에 존재하며, 그 장소와 흐름에 따라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하게 된다.
그중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의 농도가 높은 물은 경수가 되고, 경수는 일반적으로 찻물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경수는 센물이라고도 부르며, 보통 목욕이나 세탁 등 생활용수로도 적합하지 않아 연수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반면, 적절한 경도의 연수는 찻잎의 성분과 큰 충돌 없이 용매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때문에 차의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
차는 카테킨이나 탄닌, 안토시아닌 등의 티 폴리페놀의 주요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성분들은 차의 향미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한 영향을 준다. 하지만 칼슘과 마그네슘은 폴리페놀 성분과 결합하여
성분들이 용해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또한, 물속에 철분이 많을 경우에도 차색을 탁하고 어둡게 하며,
경도가 높은 물은 홍차의 색을 탁한 갈색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국에서 홍차문화가 크게 발달한 데도 영국의
물이 다른 유럽 대륙의 물보다 경도가 낮기 때문이다.
녹차 또한 지나치게 미네랄 함량이 많거나 경도가 높은 물을 사용할 경우 감칠맛을 내 주는 아미노산이 오히려
나쁜 맛과 향을 발생하게 된다. 일본에서 아미노산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차광재배와 중청녹차가 발전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