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신(神)은 천지를 창조 하셨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과 그것들을 지배할 인간을 창조하셨으니,
인간은 神으로부터 감정을 부여받아,
때로는 격렬하게 몸부림 칠줄아는 재주를 익혀왔다.
슬퍼할줄알고 ....
기뻐할줄알고........
찬탄할줄아는........
이러한 感情의 이입의 절대자로서,
모든 피조물의 으뜸이 되어온 人間의 복받음이야
어찌 자연에 비길수 있다하랴.
그러나 간교하고 추악스럽고 거추장 스러운
상대성 원리를 갖고 있는 것이 또한 人間이라 할떄,
마땅히 그피조물에 대한 創造의 論理에 머리조아려
두손 합장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神의 무한량한 創造의 섭리와 人間의 감정덩어리가 한데 어울려
마치 創造이전의 카오스적인 이율배반성을 띠고서
찿아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있어야 할곳에 自然이 있고,
人間이 있음은 어쩔 수 없는 생존의 원리다.
그러나 온갖 오욕스러운 感情 덩어리로서의 人間이 存在하는곳에,
自然은 무참히 능욕당하고 참살당하고 말아,
마침내 自然의 위대한 당위성에 더럽혀 버림은
무었으로 항변해야 할 것인가.
[ 횡성과평창의 경계인 봉평터널 ]
버스는 원창고개를 지나 홍천횡성을 거쳐,
전장 3,300미터의 봉평터널에 다다랐다
이터널을 지나면 평창군이라 하니 횡성과 평창의 郡界를 이루는
천연의 경계를 인공으로 꿰뚫어 버렸다.
문득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장편소설 설국{雪國} 의 첫머리가
머리를 스친다.
굴의 긴 터널을 지나자 바로 눈고장(雪國)이었다.
이렇게 시작되는 그의 명작 서두를 바로 봉평터널에 비유한다는것이
조금은 이색스러울지는 몰라도 하여튼 그 명문에 꼭맞는 곳이
바로 봉평터널이라고 가정해놓고 볼 때,
[ 봉평터널을 지나자 바로 평창군이었다 ] 라는
대치귀가 직감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연상 작용이라 해도 좋다.
옛부터 길은 문명의 척도요 부강의 첩경이라 했다.
陸路, 水路, 空路를 다듬고 가꾸어 나가는민족은
반드시 번성했고,그렇지 못하고 뒤안길에 파묻힌채로 길을 닦지 않는 민족은
쇠퇴하고 말았다는 역사의 교훈을 우리는 너무도 잘알고 있었기에,
산야가 아름다운 우리 강원도를 가로세로 그물망처럼 길을 터놓았다는 것이야말로
우리민족의밝은내일이 기약되고 있다는 증표라고 해두어도 좋을 것이다.
원주에서 강릉쪽으로 종단하는 영동고속도로와
속초에서 강릉쪽으로 횡단하는 동해 고속도로가 강릉에서 합일하여,
동해안을 북동쪽으로 시원하게 질주할수 있는 이길의 만남이야말로,
당대의 유산이요, 후손에게 물려줄 값진 재산이라 아니 할수 없을 것이다.
이영동 고속도로를 따라 둔내를지나 江陵쪽으로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평창군 봉평면에 닿게된다.
봉평........
아는자는 기억이 나는 곳이리라.
아니 굳이 아는자라고 못박아 둘필요는 없다.
장년이나,중년이나,젊은이나 ,
학생을 막론하고 누가 [ 메밀꽃필무렵] 이란 단편소설 한번
안 읽어본 사람이 있으랴.
장돌뱅이로 평생을 나귀등에 의지하여 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던
허생원과 성씨댁 규슈와의 기이한 하룻밤 사랑이 이루워 지던곳.
바로 이작품의 배경이자 작자 李孝石의 고향인 봉평마을은
영동 고속도로를 끼고 있으면서 교통편이 그리좋은 것은 못되었다.
강원도가 한국 신문학발전을위해 기여한 공로가 있다면,
그것은 유정과 효석을 배출해낸 요람이었다는 것이요.
그 작품들의 현장들이 아직까지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이곳 봉평에서 느끼는 효석문학의 채취는 실로 감동적인 것이었다.
허생원이 실제 살았다는 조그마한 오막살이 집이며,
지금은 미장원으로 변해 버린 충주집.....
작품 첫머리에 나오는 그 봉평거리들이 아직도 형태만 달리한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 뿐인가 ?
물레방아간 터에는 물레방아만 없어졌다뿐이지 완연히 그유적이 남아있는 것을 볼때
문득
허생원이 조선달과 동이에게 지껄이던 바로 그애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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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달 편을 바라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 해서였다.
이지러는 젔으나 보름을 갓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 밤길... ....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를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딸랑딸랑 메밀밭께로흘러간다.앞장선 허생원의 이야기 소리는 꽁무늬에선 동이에게는
確的(확적)히는 안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서운한 제맛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 소설속의 충주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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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선 꼭 이런날밤이었네.
객주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들어야지.
밤중이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아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재나 마찬 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없이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너무 밝은 까닭에
옷을벗으러 물방아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팔자에 있었나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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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해서 맺은 인연 때문에 허생원은
평생을 봉평을 떠나지 못했고,
결국 같은 장돌뱅이로 성장한 [동이]를 얻을 수 있음을 안것은
이작품의 말미에 극적으로 전개되어 나타난다.
[ 한밤중의 메밀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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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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