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 : 아르헨티나 / 프랑스 (1986년도 작품)
감 독 : 페르난도 솔라나스 Fernando Solanas
주 연 : 마리 라포레 / 미겔 앙헬 솔라
줄거리 : <탱고 : 가르델의 망명>은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르델의 망명’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영화는 탱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카를로스 가르델의 망명생활에 대한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려는 사람들의 열정과 슬픈 삶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작가 후안 도스(미겔 앙헬 솔라 분)는 아르헨티나를 떠나 프랑스로 밀입국한다. 한편 이미 오래 전에 프랑스로 건너 온 후안 도스의 연인 마리아나(마리 라포레 분)는 “가르델의 망명”을 이끄는 배우였고, 그녀의 딸 마리아 역시 여배우로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에서 살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며 방황하고 있다. 그밖에도 감옥에서 태어난 손녀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헤라르도와 다른 망명자들의 지난한 삶과 탱고 공연을 무대에 올리려는 눈물어린 노력들이 가슴을 적신다. 파리에서 사는 아르헨티나인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사연들과 망명의 설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들은 그 위안을 탱고의 아버지이며 오래전에 프랑스로 망명해 온 ‘카를로스 가르델’의 삶을 상연하는데서 찾고자 한다.
주 제 : 독재정권을 피해 파리에 망명한 아르헨티나 인들의 각각의 색깔에 맞추고, 박진감 넘치는 탱고 음악과 뛰어난 댄스로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은 사회적 정치적 긴장감에 대응하면서 인간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생존을 위한 아르헨티나인들의 노력하는 삶은 그들의 희망을 대변한다. 이 영화는 탱고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영화이다. 고통, 슬픔, 웃음, 섹스, 고독, 향수, 음악, 이 모든 것이 파리에서의 망명자들의 삶이다.
감상포인트 :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삶과 죽음, 신화와 전설, 실재와 환상이 뒤범벅된 남미의 독특한 서정을 서유럽의 보편적(?) 예술 언어로 재창조한 탱고의 거장 아스트로 피아졸라가 음악을 맞고 있다. 왕가위 감독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통해 국내 영화음악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피아졸라는 열 세살 때 카를로스 가르델의 영화 <당신이 날 사랑하게 되는 날>에 가르델과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기도 하다. 피아졸라는 솔라나스 감독의 <남쪽>에서도 영화음악을 담당했다.
감 독 : 아르헨티나 ‘시네 리베라시옹’(해방영화) 집단의 수장. 1936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나 법률과 연극, 음악 등을 공부했고 한때 광고업계에 몸담기도 했던 솔라나스는 1966년 동료인 옥타비오 젠티노 감독과 공동으로 남미 기록영화의 초고봉으로 꼽히며 세계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아있는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를 만들었다. 현대 아르헨티나의 정치와 사회, 문화에 대한 분석을 담은 4시간 20분 길이의 이 대작은 오페라, 뉴스릴, 기록화면, 아방가르드적 영화 테크닉, 스틸 사진, 대중문화의 아이콘, 광고스타일의 기법 등이 총동원된 혁명적 형식으로 이름높다. 솔라나스와 젠티노는 많은 에세이와 논평을 통해 헐리우드 대중영화와 유럽 작가영화를 넘어서는 제3세계영화의 개념을 이론화하는 데도 힘쓰며 몇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다 1976년 군부쿠데타가 일어나자 프랑스로 망명길에 올랐다. 10년여의 망명생활 끝에 솔라나스는 두편의 극영화 <가델의 추방>과 <남쪽>을 발표해 국제적인 호평을 받아냈다. 1998년 평생을 일해온 극장이 철거명령을 받자 이를 지켜내려는 한물간 연극배우들의 이야기를 그린 <구름>으로 제 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다.
일요시네마 2003년 2월 16일 일요일.
14:00 ~ 15:55
죽음의 상속자 (Les Yeux Cernes)
제 작 : 1964년 (프랑스)
감 독 : 로베르 오셍 Robert Hossein
주 연 : 미쉘 모르강 / 로베르 오셍
줄거리 : 산으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오스트리아의 한 작은 마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마을은 목가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이곳에서 얼마 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부유한 실업가로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밟아버려 온 마을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던 냉혹한, 볼메르씨가 살해된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에 대해 죽이고 싶도록 가증스런 인간이라는 사실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장례식 때 한 매력적인 젊은 여인이 상복을 입은 채 나타나자 온 마을이 놀라움을 금치 못 한다. 볼메르의 미망인으로 막대한 재산의 상속자가 된 플로랑스(미쉘 모르강 분)는 남편의 유산을 받지 않겠노라고 선언한다. 오래 전부터 남편과 헤어져 살아온 터라 두 사람 사이에는 부부간의 유대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증인의 끈질긴 종용에 따라 결국 그녀는 유산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곧 그녀에게 돈을 내놓지 않으면 창피를 주겠다는 협박편지들이 날아들기 시작한다. 플로랑스는 편지의 출처를 알아내기 위해 얼마 전 볼메르에게 해고된 젊은 엔지니어, 프란츠(로베르 오셍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플로랑스와 프란츠의 관계가 단순히 도움을 주고받는 친구의 사이를 넘어서자 그들이 묵고 있는 하숙집 주인의 딸, 클라라는 절망에 빠져들고, 경찰서장은 살인 용의자를 세 명으로 압축해 수사망을 좁혀오는데....
주 제 : 밤새 시끄럽게 들려오지만 어디서 들려오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타자기 소리, 숨막힐 듯 무거운 분위기, 익명의 협박편지들, 살인사건 냄새가 풍기는 약속들.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용의자로 감시하는 경찰서장, 그럼에도 여전히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는 살인범, 논리적으로 볼 때 머지않아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시 등등.... 곳곳에 스릴과 서스펜스가 배치된 이 작품은 배우이자 필름 느와르 영화의 대가였던 로베르 오셍의 대표작이다.
감 독 : 오케스트라 지휘자, 앙드레 오셍의 아들로 파리에서 태어난 로베르 오셍은 르네 시몬 연기학교에서 연기수업을 받았다. 오셍은 몽마르트르에 있는 전설적인 그랑 기뇰 극장에서 배우 겸 연출자로 일했으며, 몇 년간 “정통” 무대에 섰다. 오셍은 1955년 영화 <리피피Rififi>를 시작으로 대부분 악역을 맡아 영화에 출연했다. <나쁜 녀석들은 지옥에 간다 The Wicked Go to Hell>(1955)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오셍은 “Nude in a White Car” (1960), <나는 라스푸친을 죽였다 Killed Rasputin>(1967) 같은 필름 느와르로 각광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 조프레 드 페이락 역을 맡아 영화, <앙젤리크”> 시리즈에 계속 출연하기도 했으며 <20세기 레미제라블>에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영화특선 2003년 2월 16일 일요일.
23:10 ∼ 01:10
영화제목 : 임권택 감독의 <나는 왕이다>
방송일시 : 2003. 2. 16(일) 밤 11시 10분
1966년, 흑백, 100분
줄거리
왕년의 권투선수였던 맹회장(김승호)는 지금은 권투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인 권투선수를 찾던 중 우연히 패싸움을 하는 현장에서 영철(신성일)을 발견한다. 영철은 한 때 아마추어 권투선수였지만 지금은 권투를 포기하고 방황하는 거친(?) 청년이다. 맹회장은 영철은 자신의 뒤를 이을 선수로 영철을 키우려고 하는데...마침내 신인왕에 올라서 언론의 주목을 받지만 영철을 탐내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맹회장은 압력을 받고...
특기사항
흑백 시네마스코프
권투를 소재로 한 임권택 감독의 이색 장르 영화
<해설>
<나는 왕이다>는 권투를 소재로 하는 임권택 감독의 이색 장르영화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임권택 감독은 1960년대 여러 장르의 다양한 영화들을 많이 연출하였는데 이 영화도 그러한 영화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1966년 9월에 국도 극장에서 개봉되었는데 개봉 몇 달 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김기수가 세계챔피언에 오르기도 하였다. 권투의 인기가 대단했던 그런 시기로 그러한 분위기를 등에 업고 흥행을 노린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 영화사에서 권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이전과 이후에도 많이 만들어졌는데 김묵 감독의 <피묻은 대결(1959)>, 박종호 감독의 <가슴에 꿈은 가득히(1962)>, 김기덕 감독의 <내 주먹을 사라(1966)(김기수 직접 출연), 그리고 최근의 <챔피온(2002)> 등 약 10편 정도가 권투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기록이 있다. <나는 왕이다>는 한마디로 권투를 소재로 한 통속 드라마이긴 하지만 청춘스타 신성일과 태현실 등의 매력이 한껏 발산되고 젊은이들의 방황과 갈등도 영화 속에서 자주 보여지는 만큼 청춘영화의 요소도 엿보이는 재미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면모의 일부분(롱테이크의 사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