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절(名節)과 민속(民俗)놀이<11>
<재미있는 민속놀이 모음>
담배연기고리 / 가락엿 만들기 / 엿 구멍 / 엿치기 시합
<37> 담배 연기 고리(環)
담배를 피울 때, 담배 연기를 힘껏 빨아들인 다음 숨을 멈추고 입을 동그랗게 만든 후 혓바닥으로 연기를 밀어내면 흡사 문고리처럼 동그란 연기가 형태가 생기는데 이것을 고리(環)라고 한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제법 크게 한참 동안 공중에 떠 있는데 손가락을 구멍 가운데 찔러넣기도 한다.
이따금 입을 조그맣게 벌리고 손가락으로 볼을 콩콩 치면 조그만 연기 고리가 연달아 나와서 재미있다.
<38> 엿치기 시합
옛날, 시골에서 우리나라 전통 주전부리의 최고로 꼽히던 엿은 제법 큰, 네모나 둥그런 모양의 대엿과 엿장수들이 가슴팍 앞에 메고 다니며 팔던 조그만 가락엿이 있었다.
대엿은 비싸니 어른들이 사 먹는 엿이었고 가락엿은 조그마하고 싸서 주로 아이들이 즐겨 사 먹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몇 명 모이면 엿치기 시합을 하고 지는 사람이 엿값을 낸다.
한 뼘쯤 길이의 가느다란 엿을 눈으로 살펴보고 골라서 들고는 일제히 ‘하나, 둘, 셋’ 하면 뚝 부러뜨린 후 부러진 부분을 입으로 ‘후~’ 불고 서로 맞대 구멍의 크기를 비교해서 구멍이 가장 작은 사람이 엿값을 내는 시합이 엿치기 시합이다.
옛날, 시내 골목은 물론 시골에도 엿장수가 많이 왔는데 ‘엿 사시요, 엿 사요~~’ 하고 큰소리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또 이따금 못된 녀석들은 엿치기 시합을 한다고 엿을 분지른 후 총알처럼 일제히 도망을 갔는데 엿장수는 따라가 붙잡지를 못했다.
엿을 만들 때 쌀에 엿기름(보리싹 가루)을 넣어 큰 가마솥에 넣고 끓여 조려내면 엿이 되는데 처음에는 주르르 물처럼 흐르다가 시간이 지나면 끈적끈적 끈처럼 달리며 흐른다. 알맞게 끓었다 싶으면 퍼내어 굳힌 것이 대엿인데 굳히기 전 묽은 것을 조청(造淸/물엿)이라고 하고, 이것도 기가 막히게 단맛이다.
내 고향 학산 윗마을인 설래가 엿동네였다. 지금은 우리나라 커피산업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테레로사(Terarosa)라는 대 회사가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이 들끓는 곳이다. 지금은 엿과 관련이 없을까?
줄다리기 경기 / 백령도 해병대 줄다리기 대회 / 마을간 줄다리기 대회
<39> 줄다리기
줄다리기는 오랜 전통의 마을 놀이로, 마을잔치가 있을 때마다 열리는 경기이다.
굵은 밧줄을 늘어놓고 가운데는 울긋불긋한 리본을 매달아 경계표시를 하며, 양편에는 같은 수의 사람들이 나와 자리에 앉아 줄을 움켜쥔 다음 시작 신호(호루라기)가 나면 당기는 경기이다.
예전 시골에서는 이웃마을 사람들이 모여 하루를 즐기는 마을잔치가 항상 1년에 1번 있었는데 다양한 운동경기나 농악놀이 등 즐거운 날이었고 동네 대항 줄다리기도 꼭 있었다.
<40> 해병대 줄다리기
내 교장초임이 백령도 북포초(北浦初)였는데 내 아들이 이곳 백령도에서 해병으로 군 생활을 했다.
어느 해 가을, 이곳 해병여단에서 군관민(軍官民) 체육대회가 열렸는데 연대장은 내 아들이 이곳에서 해병 생활을 했다고 이야기했더니 나를 상석(上席)에 앉히고 극진히 대접해서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연이틀에 걸쳐 벌어졌던 백령도 해병연대(聯隊) 주최 군관민(軍官民) 체육대회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화려한 대회였는데 특히 줄다리기를 보면서 감격할 줄이야. 줄다리기를 해병에서는 ‘총력전’이라고 했다.
대대(大隊) 대항 줄다리기로, 한 팀은 30명씩인데 반드시 간부(부사관) 5명이 끼어야 한다.
선수들 얼굴은 온통 회색과 붉은색으로 악마처럼 분장하고...
<첫 번째 구령> 발뒤꿈치로 땅을 파서 발 받침을 만드는데 연병장은 온통 뽀오얀 흙먼지로....
<두 번째 구령> 앉으며 풀어헤친 상의 앞섶을 꼬아 줄에 감을 준비를 한다.
<세 번째 구령> 재빨리 앞섶에 줄에 감고 발 받침 구멍에 뒤꿈치를 박아 넣으며 줄을 움켜쥐고
<네 번째 구령> 일제히 몸을 일으켜 몸을 뒤로 30도 각도로 젖히며 줄을 당긴다.
악문 이빨,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근육, 우렁찬 함성과 응원소리......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이다.
<41> 마을간 줄다리기
강릉 단오제를 비롯하여 전통이 있는 지역 줄다리기를 보면 우선 짚으로 엄청나게 굵은 밧줄을 만들고 거기에 작을 밧줄을 수없이 매달아 잡고 당길 수 있도록 만든다. 맨 앞쪽은 엄청난 크기로 둥그렇게 만드는데 상대편 밧줄도 그렇게 머리를 만들어 두 밧줄을 끌고 와서 둥근 머리를 상대방 밧줄 구멍 속으로 집어넣고 큰 막대(비녀)를 꽂아 두 밧줄을 연결시킨 후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이때, 당기는 사람 수는 세지 않으니 할아버지는 물론, 할머니 꼬맹이들까지 달라붙어 자기 마을의 승리를 위하여 온 힘을 다했다.
종이비행기 / 종이배 / 종이 공
<42> 종이비행기
종이로 비행기를 접은 것은 그다지 까다롭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을 수 있다.
제대로 잘 접어 만들어서 하늘로 던지면 똑바로 날고 높이 날아올라 제법 바람을 타고 두둥실 날지만,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곧바로 땅에 꼬라박힌다.
<43> 종이배
종이배도 종이비행기 접기처럼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잘 접어서 물에 띄우면 둥둥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44> 종이 공
종이를 접어 공 만들기는 좀 까다로운데 접어서 꿰기도 하여야 하고, 다 접은 후 한쪽에 있는 구멍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부풀어 올라 공처럼 된다.
물론 너무나 작은 종이로 접으니 종이 공은 모양만 공과 비슷할 뿐이다.
손으로 치거나 던지면 조금 쭈그러드는데 다시 구멍으로 바람을 불어 넣고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