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휘자님, 제가 강릉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상경지휘자님이 GD여성시니어합창단을 이끌며 출전하시는 2023강릉세계합창대회에서, 지휘자님을 객석에 모시고 제가 그 대회 개막식 공연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꿈에도 상상할수 없는 하나의 이변인데, 오늘 그런 기이한 사건(?)을 맞게 되어 기대와 초조가 교차하는 중입니다.
2011년 여름/가을 우리의 시그니쳐 곡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의 눈부신 편곡으로 청춘합창단의 탄생을 견인했던 작곡가 우효원님이 그 시절의 인연으로 저희 합창단에 시니어역을 배정하게 됐고, 마침 그 상담을 맡은 1기 동기 알토 박현란님의 '팔이 안으로 굽는 배려'로 오늘의 이 특별한 이벤트가 만들어졌지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는 늘 행운이 따르는 편이라고 믿어오고 있지만, 이번 사건도 보통의 행운이 아니라 느껴집니다.
90분에 걸치는 개막축하공연 가운데, 저는 오프닝 부분에서 Heal the world를 부르며 무대 앞으로 나서는 다섯명의 솔리스트중의 한명으로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고, 다정하게 소년과 손잡고 노래하게 됩니다.
이어서 발랄한 젊은이들의 율동이 가미된 우효원곡 You are music 연주에서 후렴 부분에 다시 다섯명의 솔리스트들이 가담해서 이곡의 흥겨운 피날레를 장식하는 역할이고, 그 두번의 장면에서 모든 런닝타임은 채 3분을 넘지 못합니다만,
이 대회의 참가국수가 34개국에 이르고, 참가팀수도 321개에 거의 8,000명에 달하는 규모를 고려해보면 이건 분명히 매우 큰 이벤트임이 틀림없다고 생각됩니다.
2023.7.3~7.13 기간 열리는 이 대회개최로 강릉 시내 도처에 안내 포스터가 게시돼 있지요...
제 개인적으로도 이 큰 무대에 오르는 기회가 큰 영광이지만, 벌써 이곳 개막공연팀 멤버 가운데에도 저를 (사)청춘합창단 소속임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이들도 더러 있는 것을 보면, 청춘합창단의 든든한 배경을 가진 저나 우리 합창단에게도 이 기회가 자그마하게나마 홍보효과를 거둔다고 자부하게 됩니다.
어제는 공연 현장에서의 하루전 리허설에 정오부터 시작해서 밤 아홉시까지 소모됐으나, 대회 참가국 국기봉송대, 오케스트라 단원들, 대규모 연합 합창단, 솔리스트들, 타악기 연주자, 무용단등의 대규모 복잡한 리허설이 진행되다 보니 정작 제가 속한 Heal the world 팀은 세번밖에 연습을 못 했지요...
그런가 하면 즉석에서 연출방향이 수정되기도 하는등 최선의 효과를 위해 모두들 열정과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밤 8시에 시작돼 90분간 진행되는 이 개막공연은 시원한 대형 스크린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펼쳐지며 국내외 여러 참가국 합창단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아내 박찬열도 매니져(?)역할로 이곳에 저와 동행하고 있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대형 대회 리허설을 함께 즐기며 체험하는중입니다.
상봉역에서 강릉역까지 90분내로 주파하는 KTX의 편리함과 쾌적함은 이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북한선수단과 응원단이 찬탄한 바가 있거니와, 차남이 교통편과 숙소를 모두 맞춤 예약해 준 덕분에 구름에 달 가듯이 두둥실 편안하게 와서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어제 공연을 끝내고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버스도 운행이 종료되고 택시도 없어서 다급한 마음에 지나가는 아무 차나 잡고 힛치하이크를 해보려 허둥거려 보았지만, 구세주처럼 나타나 카카오 택시를 불러준 현지 중학생들의 협조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오늘 공연전에 저는 기력이 모두 소진되었을 수도 있는 끔찍한 체험을 했고, 이제는 저도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처럼 카카오택시 앱을 반드시 깔아야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지요...
어느덧 실제 공연 5시간전, 이제 우리 다섯명은 TV분장을 마치고 런스루를 마쳤습니다.
12년전 < KBS TV 남자의자격> 방송때에는 모든 단원들이 이렇게 TV분장을 했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출연자 모두가 주인공이고 모든 순간의 극적 리액션을 다양하게 인서트시키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었고, 이제 오늘 행사는 소수 솔리스틀만이 클로즈업되므로 이렇게 TV분장을 했다는 것은 제 얼굴도 어느 순간에 클로즈업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모두 간발의 실수도 허용될 수 없는 중대한 씬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섯명의 연령대는...
소년 : 초등학교 3학년,
소녀 : 초등학교 6학년,
청년 : 고등학교 3학년,
미국인 여성 : 30대 초반의 다문화가정 주부,
할아버지 : 83세 합창단원...
어린이 둘을 포함해서 모두가 무대경험이 많은 탄탄한 경력자들이었습니다.
이 대회의 음악감독을 맡은 우효원님처럼 제 두 아들도 함께 입을 모아 제가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즐기며 노래하라 당부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저도 그렇게 하려고 맘먹고 있습니다.
혹시 지휘자님 오늘 공연에서 저를 보시면 크게 응원해 주십시요.
그렇게 해 주실거죠?
그리고 단원 여러분도 제 공연의 성공을 모두 크게 응원해 주셨지요...
고맙습니다.
이제 정말 즐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기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입니다.
첫댓글 조선생님~ 생생한 설명 덕분에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멋지게 즐기고 오시리라 믿으며 힘찬 응원 보내드립니다~ 지휘자선생님과 함께 화이팅입니다~♡♡♡
지난주부터 매일매일
조선생님마음으로
기도하고있습니다.
멋진공연하실줄믿습니다
우리 김상경지휘자님의 꿈이 세상을 밝히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하세요 ~
예기치않은 조우가 이루어졌으니
기적은 따놓은 당상인듯합니다~^^
청춘에겐 너무나 소중하고도 값진 경험입니다~
맘편히 즐기시는 맘으로
무대를 더더 더욱 크게
누리십시요~!!!!
대박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