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선생님께서 백춘덕 아저씨께 여쭐 것을 적어 정리해보라 했습니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고민만 하는 것보다 직접 가는 것이 좋다고 하여 전화를 했습니다.
"집으로 오세요."합니다.
아저씨와 함께 볕 좋은 평상에 침대용 매트리스를 펼쳐놓았습니다.
"아저씨 오늘 집으로 들어갈 거에요?
아니면 이사는 천천히 하고 오늘 먼저 잠만 자도 되구요. 어떻게 하실래요?"
"오늘 말고 내일 들어가면 안되요?"
"그러면 그렇게 할까요?"
농장 사장님께서 "요새는 일해야 해서 비오는 날 이사해야 하지 않겠나." 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까 비가 잘 안 오고, 또 자주 바뀌더라구요."
사장님께서 달력을 봤습니다.
"아, 내일이 손 없는 날이네. 그라믄 내일 이사를 해야겠네."
"그럼 내일 해야겠네. 손 없는 날이니까."
백춘덕 아저씨께서 내일 해야겠다 했습니다.
"아저씨, 저번에 이사하고 이사떡 돌린하고 하셨잖아요.
그건 언제쯤 할까요. 요즘 일하고 있어서 시간이 되나요?"
"점심 먹고 쉬는 시간에 돌리면 되지."
"그럼 떡은 어떤 종류로 할까요?"
"떡은 시루떡이 안 낫겠나."
사장님께서 사모님이 잘하는 떡집 알고 있다고 하니
아저씨께서 "그럼 거기서 하면 되겠네." 했습니다.
"그럼 떡은 사모님께 여쭤볼까요?"
"네."
"그래 그럼 그렇게 떡해서 돌리면 되겠네."
"떡만 해서 되겠어요."
"그럼 뭐 더해야 하는데? 돼지라도 잡아야 하나."
"술도 있어야지요. 막걸리."
"맞네. 그 생각을 못했네."
사장님도 저희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이사이고 당신의 이사떡 돌리는 일이기에 꼼꼼히 살핍니다.
농장에서 잠시 쉬는 시간 어떤 걸 좋아하느냐 물으니 신원막걸리가 좋다 했습니다.
사모님께 물으니
"요새는 시루떡 잘 안해. 여름이라 잘못 두면 쉬기도 하니까.
요새는 이사떡 하면은 기정떡이나 송편 마이 하지."
"아, 그럼 백춘덕아저씨께 어떤 걸로 하면 좋을지 여쭤보고 사모님께 다시 알려드려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하세요."
"내일 주문하면 저희가 언제까지 사모님께 연락드리면 좋을까요?"
"내일 오전에는 해주면 좋지요."
"네, 그럼 백춘덕 아저씨께 물어보고 사모님께 내일 오전까지 연락드릴게요." 했습니다.
일 마치고 월평빌라 식당에 있던 백춘덕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아저씨, 사모님께 물어보니까 요즘 시루떡을 잘 안 한대요.
기정떡이나 송편 중에 많이 한다는데 그 중에서는 어떠세요?"
"송편해요." 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백군이 속이 깊어.
원래 이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요새 말이 많아졌어.
그래 저렇게 말을 해야 알지." 했습니다.
아저씨께서는 당신의 이사 때문인지 요즘 말이 많습니다.
그토록 그려왔던 내 집을 갖는 설렘 때문일까요?
아저씨가 이사 할 집에는 사장님께서 주신 큰 술병 2개가 있습니다.
"술 좋아하니까 집에 있을 때 틈틈이 마시라고."
2015.7.14, 서지연 일지
김민지 선생님
백춘덕 아저씨, 덕원농장 사장님 내외분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 하니.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마워요.
중간에서 '묻기'보다 아저씨가 직접 사모님께 묻고 의논하도록 지원하면 좋겠어요.
'묻기' 잘 해주어 고마워요.
마을 회관에서 '이사온다, 떡 돌리겠다.' 말씀 하셨던 아저씨를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박현진 선생님
사장님과 사모님께서 백춘덕 아저씨와
특별한 기법·기술을 바탕으로 관계하셨다면
사장님께서 '속 깊다.' 하셨을까요?
전담하는 직원이 그렇게 했다면
사장님과 사모님, 아드님 마을분들과 함께 사실 수 있었을까요?
백춘덕 아저씨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생각해보니
다시 '처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디고 느리더라도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지금의 변화가 있기까지의 바탕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백춘덕 아저씨의 삶터, 마당에서 관계를 잘 살려 도와줘서 고마워요.
제일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궁리하고 적용해 줘서 고마워요.
잘했어요. 고생했어요.
지연이, 상희가 하는 일이 귀해요.
임우석 선생님
신아름 선생님
이사 날 잡고, 이사 떡 준비하고 백춘덕 아저씨의 선택, 결정 하시도록 거들었네요.
잘했어요.
박시현 선생님
글 속에 어느 누구도 백춘덕 아저씨께 '가만 있으라.' 하지 않네요.
아저씨 말씀에 귀 기울이고, 아저씨 의견 묻고, 아저씨 결정에 따르네요.
참 인격적으로 대하네요.
아저씨를 귀하게 대하네요.
존중하네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제 아저씨께서 이사가신다고 싼 짐이에요. 이수진 선생님이 찍어서 보냈는데, 감동입니다.
이사 준비하는 풍경이 정겹고 아름다워요.
사장님과 사모님이 '내 일'로 여겨주시니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아저씨가 자신의 일로 여겨주시니,
이사에서 '주인'노릇하니 그것이 귀해요.
"그럼 내일 해야겠네. 손 없는 날이니까."
"술도 있어야지요. 막걸리."
"송편해요."
우리 4팀 선생님들이 테이핑 도와주셨어요~♡ 이제 농장 아드님 오시면 옮길 일만 남았습니다♡
제목이 내용에 딱 어울리네요!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