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 이헌 조미경
소재의 신선함 자연과의 교감
바야흐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푸른 들판 사이로 누런 벼들이 춤을 출때면, 풀잎 사이로 폴짝 대는
메뚜기가 있다. 가을이라는 계절과 오래전 추억을 현재로 끌고와 정겨운 언어로, 향수를 불러 일으킨 수필 한편을 읽으며
잃어버린 엣 고향을 떠올린다. 문학을 하는 작가는 특히 수필을 쓸때는, 독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 하는데, 사실을 기반으로 해서, 작가가 보고 느낀 것을 비교적 상세하게
그릴때, 카메라 워크 기법으로 글을 써내려 가면, 읽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한국서정문학 신인문학상에 응모한 장현숙의 '메뚜기의 반격'은
제목 부터가 흥미를 끈다. 가을철 풀밭에서 흔히 볼수 있는 메뚜기를 통해서 자연의 섭리와 우리가
무심코 행하는 자연의 훼손등, 물질만능 주의에 대한 비판을 여실히 보여준다.
10월의 들판에는 수확을 앞둔 벼들이 출렁출렁 춤을 추고 있다.
가을 들판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메뚜기가 아닐까
그런면에서 정현숙의 글 속의 메뚜기는, 어린시절 장난감이 없던 시절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 시켜 주고, 흥미를 불러 일으킨 소중한 보물과도 같다.
작가의 40년전 첫 초임지가 시골 작은 마을이었으니, 그당시의 추억을 따라, 작가의 시선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농촌의 밤은 적막하다. 불빛을 찾아 드는 나방과 날벌레마져도 정겨운 곳에서
보기에도 징그러운 두꺼비와의 만남으로 친구가 된다. 상상해 보라 두꺼비의 생김새는
글속에 나타나 있듯이 피부는 우둘투둘하며, 뉸이 툭 튀어나와 보기에도 여간 징그럽지 않다.
그런 두꺼비가 전깃불로 모여든 벌레를 잡아 먹는 장면에서 약육강식에 대한 생생한 체험이, 글로 나타나
우리가 사는 세상과 그들의 사는 방식에 기대어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 짓게 된다.
예전 시골집 처마는, 봄이 되면 흥부집이 되는데. 작가가 잠깐 자취를 하던 집에도 봄이면
제비들이 찾아와, 새끼를 낳고 키우는 장면이 동화 '흥부와 놀부'를 떠올리게 한다.
이 장면에서 작가의 느낌을 따라 가니, 무척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시골 농촌에는 도둑 고양이도 많은데
정현숙 작가의 친구인 두꺼비가 도둑고양이에게 잡아 먹히는 장면은 텔레비젼속 동물의 왕국을 연상케 한다.
비록 두꺼비는 도둑고양이의 일용할 양식으로 사라졌지만, 어미 제비의 새끼를 돌보는 장면은
모성애를 느끼게 한다.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새끼 제비들이 자라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점차 두꺼비도 잊는다.
작가는 글속에서 시골의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제비들이 자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연의 섭리를 배운다.
여름이 되어 짙어갈 무렵 새끼 제비들도 자라서 날개를 퍼덕이면, 작은 둥지는 후들거렸다.새끼가 자라자 어미 제비는
더이상 비행을 하지 않지만, 새끼들의 주둥이에 먹이를 전달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보는 듯 선명하다.
그러나 제비들의 행복한 결말은 이어지지 않는다. 어미 제비가 도둑고양이의 공습을 받는다. 제비 깃털이 후드득 마당에 떨어지는 장면에서 작가는, 생명에 대한 애처러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빈 둥지를 바라보며, 도둑고양이에게 공격 당하지 않은 다른 제비들이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느낀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메뚜기에게 물린 팔뚝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섭리 앞에 겸손해야 함을 이야기 한다.
그것은 우리 인간들의 이기주의에 의한 자연의 훼손으로 인해 메뚜기가 사라지고 없는 지금의 현실에 대해
깊은 탄식을 한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이 손상되고 파괴 되는 현상 앞에서, 그들의 죽음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메뚜기에게 물린 사건을 계기로 40년 전 초임지에서 있었던 두꺼비, 도둑고양이, 그리고 제비를 통해서
자연과 동화 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이 가져야 할 심성에 대한 아름다운 글이기에, 본작품을 추천 하며
독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 주었고, 앞으로도 글쓰기에 매진 하여, 앞으로
한국문단에서 발전 하는 작가가 되기를 기원 하며, 등단을 축하합니다
심사위원 조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