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으로는 첫 외과 전문의가 배출됐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2007년 탈북자 신분으로 한국에 정착한 뒤 4년간 외과 전공의(레지전트) 수련과정을 마친 고윤송씨(41)가 지난 20일 외과 전문의 시험에 합격했다고 22일 밝혔다.
북한에서 의사 생활을 한 탈북자가 국내 의사면허를 딴 경우는 10여명 정도 되지만, 고씨처럼 외과 전문의가 된 것은 처음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고씨는 평안남도 평성의학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된 뒤 5년 동안 주변 지역에서 결핵환자를 돌봤다. 탈북을 결심한 고씨는 중국으로 건너가 막노동과 잡일을 하다 2007년 중국 다롄에서 평택항으로 가는 한국행 컨테이너 화물선에 몰래 숨어들어 한국행에 성공했다.
한국에 온 이후에는 국내 의사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고려대 도서관에서 2년 동안 공부에 ‘파묻혀’ 살았다. 결국 그는 2010년 의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4년간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쳤다.
고 씨는 “북한에서 의사생활을 했지만 국가고시를 준비하면서 남한의 의료시스템과 큰 격차를 느껴 전공의 과정 초반부터 기초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라틴어로 된 의학용어를 사용하는 북한과 달리, 영어로 된 의학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무적인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남한의 젊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외과의사의 길을 걸으려는 이유도 밝혔다. “북한에서는 의료 환경이 열악해 도병원이 아닌 하위 병원들은 분과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실정이고, 의사의 전공을 크게 내과와 외과 두 가지로만 나눈다”면서 “특히 외과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외과의사 한명이 모든 외과분야를 진료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한국에 온 이후에도 외과 전문의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고 씨는 앞으로 통일보건의료 분야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선 외과를 중심으로 탈북의료인을 재교육한 뒤 점차적으로 모든 전문과로 영역을 확장해 이들을 남한 전문의 수준의 의료인력으로 양성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재능이 있는 탈북자 자녀를 선발하고, 통일 후 북한지역에서 활동할 지역 친화적인 전문의료인 교육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첫댓글 2년간의 피나는 노력끝에 자격증을 획득하다니 대단하네요
그리고 의학용어가 라틴어인데 한국와서 영어로 바꿔야했으니 무척 힘들었겠어요
북에서는 암을 깔찌노마라고 라틴어로 쓰지만 한국에서는 암을 cancer라고 쓰네요
아 그렇군요....북한에서 오래전에 저희 아빠가 어떤 의사가 오진을 해서 깔찌노마라고 써서, 글씨를 알아보고 다른 의사한테 가서 다시 진단해달라고 해서 암이 아니라는 것을 아셨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한국에 외과의사가 정말 부족하다고 하는데, 한국사회에 크게 기여할 좋은 인재네요.
대단하신 분이네요. 축하해드려야죠.
저도 이번에 중개사 자격시험 보아 합격했는데...
회사생활도 영어로 된 외래어가 많아서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었는데 일하다 보면 다 알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