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용이며 간찰내용 초고이다
당신 생각을 했는데 이제 편지를 받았습니다.
형께서 화양동에 가서 참배를 하였는데 화양동은 나도 일찍 다녀온 바가 있습니다.
화양동의 암서재는 그윽하고 조용한 곳이고 기타 이외는 붉은 벼랑과 푸른 절벽과 하얀 바위에 맑은 모래는 아마도 귀신이 새겨 놓은 것 같습니다.
형은 이야기를 나에게 이야기 하지 않지만 내가 편지를 받아보니 풍천재에 앉아서 온 나라의 명사들과 더불어서 머리를 맞대었지만 내가 세 번이나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을 깨닫지도 못하였습니다.
당신 편지 온 것이 몇 일 되었는데 당신 모시는 여러 형제분들의 건강이 좋다는 것을 내가 바랬는데 실로 나는 마음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나는 분수 밖에 딸을 낳았는데 내가 내 딸 낳았으니 어쩔 방법이 있겠습니까?
내 생각컨대 당신의 뜻을 내가 삼가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봄에 향사의 비용은 -- 얼마인데 작년에 朱柱憲이가 왔을 때 향사 비용을 이미 주었습니다. 덜 주고 남아있는 것은 이자만 못주었습니다. 이것은 송형하고 이미 잊어버린 약속이 되어서 연유가 된것이 아니겠습니까? 송형이 전제를 두고 갔는데 알수 없어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렇지만 형이 이자는 뒤에 주었다고 하니 부득불 서로 계획을 한 것이고 전중계는 이자가 일년에 30%이니 계 담당 尹老가 전해 준 것인데 마을 풍속의 이자로 계산한다면 이 역시 의심이 되는데 가타 부타 얘기하지 않고 더 이상 내 이웃 계원인 김씨와 서로 의논할 계획이고 융친계 할 때까지 기다려가지고 모임이 있을 때에 서로 만나서 결정하는 것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바로 나는 독단으로 혼자서 결정을 하지 못하니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기다립니다. 다 쓰지 못하고 갖추지 못하고 편지 올립니다.
향사 때 매획권은 50냥이고 또 작년 봄에는 35냥인데 영수증은 저한테 있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註)
전제[筌蹄] 효용이 없어져 쓸모없게 된 물건을 말한다. 장자(莊子) 외물(外物)에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생각하지 않게 되고, 토끼를 잡고 나면 그물을 잊게 마련이다.[得魚而忘筌 得兎而忘蹄]”라는 말이 있다.
丁巳年인 1917년 3月 21일 冠山 傍村에 거주한 吾軒(오헌) 魏啓龍위계룡(1870~1943)이 윗 분에게 쓴 간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