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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오지팀 계획에 따라 '둔터고개 → 국망산 → 695봉 → 하남고개 → 임도 끝(철탑우측) → 조망바위 → 보련산 → ~성한고개 → 쇠바위봉 → 팔각정 갈림길 → 수룡폭포 → 수룡폭포 주차장'의 10.5km 구간을 6시간 동안 탐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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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망산[國望山]
높이: 770m
위치: 충북 충주시 앙성면 본평리
국망산은 조선 말엽 명성황후인 민비가 임오군란 시 이곳으로 피신하여 한을 달랬다고 하여 국망산이라 한다. 해발 770미터의 기암절벽을 이룬 험준한 거산으로 수백 년을 내려온 원시림과 노송이 우거져 있다.
보련산(764m)의 주 능선이 서쪽으로 뻗어 내려가다가 하남고개에서 잠시 멈추고 다시 고도를 높여 국망산과 승대산(566m)으로 연이어 나간다.
두 산은 능선에서 약 2km쯤 떨어진 곳에 나란히 솟아 있어 두 산을 함께 산행하는 경우가 많다. 산행의 기점은 남쪽 안락리와 북쪽의 지당리 방향 또는 하남고개가 된다.
먼저 안락리에서 시작할 때 호부비각 앞을 지나 동막골로 올라가면 둔터고개인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가면 국망산 정상이다. 그러나 하남고개에서 서능을 따라 정상에 이르는 능선길이 코스도 수월하고 전망도 좋다.
또 둔터고개에서 서쪽 능선길로 올라가면 승대산 정상에 이르고 하산길은 남능을 따라 대덕 저수지 앞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동막고개에서 지당리로 내려가는 계곡 길은 아주 잘 나 있다.
장호원에서 38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양성 면사무소가 있는 용당에서 남쪽 길로 꺾어 들어가면 하남현을 넘어 노은으로 가게 된다. 용당에서 하남현 쪽으로 10분쯤 올라가면 양지말이 있다. 이곳에서 하차하여 서쪽 골짜기와 남쪽 능선을 거쳐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에는 수목과 암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중원군에서 제일 높은 정상에서는 주변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가다가 북쪽 능선길로 내려가면, 지당리 마을로 하산하게 된다. 하남현에서 서쪽 능선을 통해 국망산으로 등정할 때 식수는 양지말에서 준비해야 한다. - 한국의 산하
보련산[寶蓮山]
높이: 764m
위치: 충북 충주시 앙성면
보련산은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에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어 마치 카펫을 깔아놓은 듯 푹신하다. 보련산 북쪽 산자락에는 탄산 온천이 자리하고 있어 산행 후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 수도 있다.
산행코스는 용포리-하남고개-능선-제1, 2, 3봉- 정상-동 암계곡- 논산온천으로 잡는다. 제1봉을 넘어 자연 굴을 지나면 빽빽한 소나무와 참나무 등걸 사이마다 낙엽 더미가 무릎이 파묻힐 정도로 쌓여 있다
장호원에서 제천방향으로 10km쯤 나가면 오른편으로 차도와 나란히 승대산, 국망산이 이어지고 잠시 하남고개에서 떨어지는 듯하다가 다시 보련산을 일으키고 있다.
산행의 기점에서 약간 왼쪽으로 올라가면 무덤 하나가 있고 뒤로 잡초에 덮인 능선길이 시작된다. 한 키나 되는 진달래, 철쭉 군락을 이룬 사이로 마냥 올라가 698고지를 지나 참나무 숲길을 구불구불 빠지면서 막바지로 올라서면 전망이 확 트이며 억새로 가득한 정상에 이른다.
여기서 동능을 따라 안부에 내려서자마자 북쪽 계곡 길로 계속 내려가면 능암초등학교앞 차도로 나오고 쉬바위봉이 있는 암능코스를 넘어 동막 고개에서 역시 왼쪽 계곡 길로 내려가 대화광산을 지나 능암리로 나온다.
또 정상에서 동남 능선으로 잠시 내려가다 왼쪽 계곡 길로 들어서면 한동안 돌이 나오고 다래 덩굴과 잡목이 어지러운 애매한 길로 나가다 또렷한 길로 바뀌면서 소리도 요란한 수룡폭포가 나타나고 멀지 않아 수룡리에 이른다.
식수는 하남현을 등산 기점으로 할 때 가는 도중 양지말에서 준비해야 한다. 하남현의 표고 320m에서 완만한 능선으로 오르게 되나 주변에 큰 산이 없어 전망이 좋고 봉우리 4개가 연속해서 이어진다.
정상 남쪽에 있는 보련 폭포는 작은 규모이지만 이산에서는 유일한 폭포이다. 정상에서 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700봉과 578봉을 거쳐서 가는 것이 좋다.
폭포를 지나 내려가는 길에는 돌과 칡넝쿨이 많아 넘어지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계곡으로 하산하는 도중에 있는 보련 마을은 강원도 깊은 산속에 있는 마을과 그 모습이 흡사하다. - 한국의 산하
거의 매주 함께하는 안내산악회 목요오지팀 10월 둘째 주는 충주 국망산, 보련산 연계 산행이다. 한반도 곳곳에 국망봉 또는 국망산이 있으나, 충주의 국망산은 임오군란 때 민자영이 도망가 한을 달랜 곳이라 국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데,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여잔가? 민자영과 얽힌 산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어떤 산인지 궁금해 일단 신청했다. 그리고 이 오지팀의 특징 중 하나가 산행 후 맛 기행 한다는 거다. 해서 이미 오른 산이 아니면 매번 참석하는 중으로 이번에는 '정가네 명태 충주 본점'이다. 오지팀 시간 계획에 의하면 버스 출발지인 사당에서 들머리까지 2시간 정도 걸려, 9시부터 10km가 조금 넘는 코스를 6시간 동안 산행 후 15시 즉 오후 3시에 식당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1시간가량 식사!
10km가 조금 넘는 구간을 6시간을 책정했다는 건 산이 험해서라기보다는 서울 복귀가 너무 일러 그런 걸로 보인다. 해서 버스가 대기하는 수룡폭포 주차장에서 식당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지도로 확인했다. 3.7km, 도보로 55분 거리다. 그럼 4시간 즉 13시까지 산행을 마치고 식당으로 걸어가 점심을 먹는 게 가능해, 그렇게 하기로 하고, 그 식당의 메뉴를 확인했다. 그런데, 혼밥할 수 있는 메뉴는 없다. 최소 2인 이상 주문해야 한다. 추천 메뉴인 코다리조림은 4인분이다. 그럼, 홀로 식당에 먼저 가봐야 일행을 태운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멍청히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일이 없다. 처음 계획은 점심 준비를 하지 않고,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혼밥할 수 없는 메뉴라, 일행과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물론 사당표 김밥도 준비하고.
산 이름이야 어쨌든 조망이 좋다니 기대가 크다. 가까운 월악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기온은 13도 내외로 낮으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라 조망과 산행에는 최적이다. 지난 기우산행 때와 같이 맨몸으로 갈까도 생각 중이나, 그건 들머리에 도착해 결정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그 식당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어떡하지? 해서 지도에서 ‘정가네 명태’ 주변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식당이 많다. 그게 다 길 건너에 있는 골프장 때문이다. 고로 당일 현장의 분위기를 보고 식당을 고를 예정이다.
2 – 1
평소와 같이 집을 나서 6시 39분경 사당역 승차장에 도착해 종합 판매대에서 야채 김밥 한 줄을 사서, 힙색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갔다. 그리고 6시 40분 출발 버스가 떠나고 7시 정각 출발 버스가 남아 있는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가 보니, 두 대가 남았다. 당연히 하나는 국망산행이고, 다른 하나는 태안해변길이다. 짐이랄 게 없는 산행이라, 바로 버스에 탄 후 숄더힙색을 선반에 올렸다. 그리고 주위의 승객을 둘러보니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으나, 다 안면이 있는 산꾼이다. 그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열차에서 읽던 책을 계속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깨어보니, 여주 휴게소다. 요즘 많이 피곤한가? 이틀이나 술을 안 마신 후유증인가?
볼일이 급한 건 아니나, 그래도 맑은 공기를 마셔야 할 거 같아 버스에서 내려 일단 화장실을 다녀온 후 휴게소 주변 숲을 거닐다가 버스로 돌아갔다. 20분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늘 그렇듯이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한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는 산이나, 생각보다 코스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기우산행 후 버스에서 얘기했듯이 공지에 올린 '정가네 명태'는 쉬는 시간이라, 계장 전문집으로 바꿨고, 메뉴는 여러 가지 있으나, 그중 예약이 필요한 게 있으니, 미리 주문을 받았다. 물론 근처의 다른 식당으로 갈 사람은 가면 된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응? 아, 그랬었지!' 애당초 정가네 명태는 선택지가 아니었는데, 그걸 망각하고 있었다[산행기]. 해서 바뀐 식당의 메뉴 중 마음에 드는 게 있어 예약할까, 하다가, 그랬다가는 금주 중인데 산꾼들과 술잔을 기울여야 할 거 같아, 그걸 피하기 위해 주변의 다른 식당에서 얼큰한 해장국을 먹기로 했다.
주문이 끝나고 버스의 실내등이 꺼져 다시 잠을 청해 목적지가 멀지 않았다는 인솔 대장의 마이크 소리에 잠이 깨, 등산화를 갈아 신은 후 신발 끈을 조이는 거로 등산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기우산과 달리 생각보다 힘들다는 인솔 대장의 설명에 따라 숄더힙색을 가져가기로 했다. 도착 직전 인솔 대장이 다시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한 후, 이번 산행에 책정한 소요 시간이 6시간이나, 쉽지 않은 산이기는 하나, 10km에 불과한 거리니, 가능하면 30분 전에 도착해 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6시간을 꽉 채운다고 뭐랄 사람은 없다는 말을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고로 9시 정각 도착 예정이니 마감은 14시 30분이다. 그리고 예정보다 2분이 빠른 8시 58분경 산행 들머리인 둔터고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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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본 후 등산 앱을 기동했다. 그리고 들머리인 둔터고개의 고도를 확인했는데, 487m다. 응? 국망산 높이가 770m에 불과한데, 그럼, 표고차가 300m도 안 된다고? 이걸 믿어도 되나? 일단 믿기로 했다. 그럼, 인솔 대장이 얘기한 쉽지 않은 산이라는 게 엄살? 그런 생각을 하며, 이미 앞서간 10여 명의 선두의 뒤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쉽지 않다. 해서 조금 올라간 후 다시 고도를 확인해 보니, 300m도 안 된다. 그럼, 그렇지! 들머리에서 확인한 고도에 심한 오류가 있다. 어쨌든 오지를 좋아하는 산꾼만 찾는 산답게 등산로 상태가 엉망이고, 급경사다. 그런데, 의외로 몸은 가벼워, 국망산 정상 0.3km 아래 이정표를 통과할 즈음에는 앞서간 일행 대부분을 추월했다. 왜 이렇게 몸이 가벼운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틀 동안 술을 입에도 안 덴 결과다!
정상 아래 0.3km 지점의 이정표를 통고하자, 마지막 깔딱으로 잡고 올라갈 수 있게 밧줄이 걸려있으나, 과잉 친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심설에는 밧줄이 없으면 못 올라가나? 밧줄을 무시하고 마지막 깔딱을 올라서, 3분가량 가자, 등산 앱이 정상 반경 50m 내라고 알려줘, 그때부터 동영상을 찍으며 올라가, 9시 48분경 정상에 도착했다. 비좁은 정상에는 먼저 도착한 예닐곱의 일행이 서로의 인증을 찍어 주고 있다. 해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정상석 주변을 둘러보니, 뒤로 돌아서 있는 정상석이 하나 더 있어, 글을 읽어보니, 한국의 산하 소개 글과 비슷한 내용이나, 그래도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정상에서 보이는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미세먼지로 치악산이나 월악산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이후 내 차례가 돼, 일행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긴 후 미련 없이, 정상을 떠나 1.9km 거리의 하남고개로 향했다. 그렇게 정상에서 10여 미터를 가자, 왼쪽 숲 속에 화강암 비석이 있어, 이건 또 뭔가 궁금해 숲으로 들어가 확인했다. 정상석으로 앙성면에서 세운 거다. 위는 노은면!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바위 옆으로 난 좁은 통로를 지나, 암봉에 올라서자,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그런데, 그 길이 반대편 올라올 때의 길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급경사로 위험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안전 가드를 설치했겠지만. 그 급경사로 내려가, 10시 8분 하남고개 1.2km 이정표를 통과하고, 10시 15분 돌탑이 있는 695봉 정상에 도착했다.
695봉을 지나, 다시 급경사로 내려가며 보니, 울창한 숲 사이로 보련산 능선이라 생각되는 산줄기가 보인다. 그중 가장 높은 게 보련산일 확률이 높아 당연히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계속 내려가, 10시 31분경 저 아래로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보이는 나무계단에 도착했다. 하남고개다. 그 계단을 내려가자, 원했던 보련산 안내도가 아니라, 둔터고개에 있는 것과 같은 '국망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그런데, 어디에도 보련산 들머리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는 없다. 혼자라면 당연히 핸드폰을 꺼내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겠지만, 선두가 있으니, 그거 그만 따라 국도인지 지방도인지 모를 포장도로로 따라갔다. 와중에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을 피하기도 하며.
국망산 날머리에서 포장도로로 2분가량 위로 올라가자, 오른쪽으로 ‘보련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는 게 보인다. 하남고개다. 그걸 보고 여기 높이는 얼마나 되나, 등산 앱의 고도를 확인했다. 329.6m다. 처음 등산 앱을 가동할 때와는 달리 비록 오차는 있을망정 실제에 가까워 보인다. 둔터고개의 높이는 처음 기동하고 얼마 되지 않아, 큰 오류가 있었던 거 같다. 어쨌든 높이 764m로 국망산보다 6m가 더 낮은 보련산과 하남고개의 표고차가 434m 정도로 높은 건 아니나, 이미 산 하나를 넘은 후라 쉽지 않은 산행이 예상된다. 그런데 의외로 등산로 상태는 국망산보다 더 좋은 게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으로 생각된다.
등산로 안내도로 가야 할 코스를 다시 검토한 후 임도로 산행을 시작해 올라가며 보니, 왼쪽으로 국망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잘 조성된 묘가 있다. 당연히 그 묘로 가 국망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다시 임도가 끝나고, 급경사 등산로로 정상으로 향해, 11시 4분 정상 1.8km 거리의 이정표를 통과 후, 4분 정도 올라가자, 등산로 오른쪽에 낭떠러지 전망대가 보여, 그리로 가자, 국망산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고압선이 그 모습을 망치고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급경사 등산로로 길을 재촉해 5분가량 가니, 정상에 무선 동호회가 세운 걸로 보이는 안테나 두 개가 서 있는 정상이다. 그리고 그 끝이 전망대다. 낭떠러지 전망대에 올라서자, 앞에 보련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능선이 한눈에 들어와 그 모습을 파노라마로 찍었다.
전망대로를 떠나, 능선 위로 난 등산로로 보련산으로 향해 조금 가자 암릉이다. 당연히 등산로는 그걸 우회한다. 해서 그 위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살펴봤으나, 반대편의 상황을 알 수 없어, 우회 등산로로 갔다. 그렇게 3분 정도 가자, 왼쪽으로 동굴, 아니 바위가 만들 짧은 터널이 있다. 기상이 좋지 않을 때는 대여섯은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터널 옆을 지난 후, 사당역에서 산 김밥을 꺼냈다. 그걸 지금 먹어야, 노은 삼거리 식당가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일행 대부분을 추월했고, 마감 시간 대비 너무 빨라, 시간을 늦출 필요도 있었다. 해서 오랜만에 애란네 야채 김밥을 꺼내 먹으며 능선 등산로로 앞으로 갔다.
11시 34분 보련산 정상 0.7km 거리의 이정표를 통과해, 3분가량 가자, 등산 앱이 정상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줘 그때부터 동영상을 찍으며 올라, 11시 49분에 도착했다. 고로 50m에 2분이 걸렸다. 그런데, 내가 선두라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앞선 일행이 있다는 걸 보련산 정상에서 알았다. 국망산 들머리에서 먼저 출발해 인식 못했던 일행이다. 이후에도 몇 번 만나기는 했으니, 최종 그가 나보다 10분가량 앞섰다. 정상에 도착해 먼저 정상석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보니, 여기도 정상석이 두 개다. 하나는 남쪽을 보고 있고, 다른 하나는 북쪽을 보고 있다. 남쪽을 보고 있는 정상석 뒤에는 국망산 정상석과 같이 보련이라는 이름이 갖게 된 이유가 음각되어 있다. 딸로 태어난 보련의 서러운 전설이다. 정상석 뒤에 음각된 글에는 보련이 떠났다고 나오나, 그건 등산객이 충격을 받을까 봐 각색한 거고, 죽임을 당했다(「보련산성 전설」- 디지털충주문화대전).
먼저 도착한 일행이 떠나고 나자, 인증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 일단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역시 절경이나, 미세먼지로 먼 거리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잊으니, 후속 팀이 속속 도착해 그중 안면이 있는 산꾼에게 부탁해 인증을 남길 수 있었다. 그들에게 먼저 가겠다고 인사 후 정상을 떠나 수룡폭포 방향으로 향해, 12시 16분 동임마을 갈림길을 통과하고, 계속 전진하는데, 갑자기 등산 앱이 고지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깜짝 놀라,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 보니, ‘쇠바이봉’으로, 그때 시각이 12시 23분이다. 당연히 동영상을 찍으며 정상으로 향해, 3분이 지난 12시 26분에 도착했다.
정상 소나무에 누군가 만들어 매단 '쇠바이봉' 명패가 여기가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어,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12시 27분 수룡폭포 갈림길을 통과했다. 그리고 12시 41분경 다시 수룡폭포 갈림길에 도착했다. 왼쪽의 나무에 매달린 이정표를 보지 못하면 길을 혼동하기 쉬운 곳이다. 계속 갈림길이고, 수룡폭포 방향은 정규 이정표가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 나무에 매단 거라, 무언가 이상해 등산 앱의 지도를 찾아봤다. 수룡폭로 방향은 길 표시가 없다. 고로 등산 앱에 의지해 가면 수룡폭포로 갈 수 없어, 그 누군가 갈림길마다 이정표를 만들어 매단 거다. 그런데, 등산로 자체는 의외로 상태가 좋은 게 누군가 의도적으로 길을 만들었고, 많은 사람이 다녔다.
상태가 좋은 등산로로 수룡폭포를 향해가는데, 그 등산로도 끝나고 갑자기 급경사의 상태가 좋지 않은 등산로로 바뀐다. 누군가 길을 만들다 만 느낌이다. 어쨌든 계곡을 향해 위험하기까지 한 등산로로 내려가자,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누가 들어도 폭포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라, 그때부터 동영상을 찍으며 가, 12시 57분경 수룡폭포에 도착했다. 산악회 버스에서 인솔 대장이 수룡폭포에는 물이 없을 거라고 해,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훌륭하다. 그리고 그 앞에는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으나, 그건 무시하고 최대한 폭포 가까이 가,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이후 나와 생각이 같은 산꾼이 만든 거로 보이는 돌 댐에 서서, 5분가량 땀을 씻고, 속옷을 빨아 입은 후 계곡 옆으로 난 등산로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계곡을 감상하며, 5분가량 내려가자, 길을 가로막은 플래카드가 보인다. 멀리서는 어떤 내용인지 몰랐으나, 거리가 가까워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왜 지도에 수룡폭포로 향하는 길이 표시되지 않는지 알았다. 수룡폭포는 낙석 위험으로 출입 통제 구역이다. 말인즉 플래카드 너머로 들어가면 안 된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반대쪽에서 온 사람들이야 모르고 통제 구역에 들어갔지만, 수룡폭포에서 만난 관광객은 통제구역임을 알고도 올라온 거다. 어쨌든 플래카드를 넘어 양지의 세계로 들어가, 차량이 다니는 임도로 내려가며 보니, 저 앞에 주차해 있는 빨간 버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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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마감 시각이 14시 30분보다 1시간 15분이 빠른 13시 15분경 익숙한 빨간 버스가 기다리는 수룡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계곡 등산로 입구에는 '용이 승천한 수룡 계곡'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버스로 향하며 보니, 버스 짐칸에는 자리를 펴고 기사가 자고 있고, 수룡폭포에서 씻는 동안 내려간 여성 산꾼이 주차장 산 쪽 그늘에 앉아 짐을 정리하고 있다. 역시 그늘에 앉아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들고, 맨발로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그걸 두고 차에 올랐다. 예상대로 버스에는 아무도 없다. 내 기억으로는 나보다 앞선 산꾼은 보련산 정상에서 앞서갔던 산꾼과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여성 산꾼이 유일하다. 보련산에서 앞서간 산꾼은 주차장 입구 정자에 앉아 있었다.
먼저 버스에 벗어둔 슬리퍼를 신고, 숄더힙색을 다시 선반에 얹은 후 태블릿을 들고, 버스에서 내려 발을 씻기 위해 계곡으로 갔다. 그런데, 사방 댐은 아니고, 작은 댐이 물을 가두고 있다. 지자체에서 만든 수영장이다. 다만 안에 낙엽이 쌓여 물 상태가 좋지는 않다. 해서 그 아래로 내려가 흐르는 물에 발을 넣고 태블릿을 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 30분 앉아있으려니, 속속 일행이 도착한다. 해서, 그들이 씻을 수 있게 자리를 비워주고 정자로 가 자리를 잡고 앉아, 도착하는 일행을 주시했다. 그런데, 비공식 마감인 14시 30분이 지났는데, 인솔 대장을 포함한 몇이 도착 전이다. 고로 비공식 마감 시간은 의미를 잃었다. 이제부터 관전 포인트는 '공식 마감인 15시까지 다 도착할까?'다.
공식 마감인 15시 20분 전쯤 인솔 대장을 비롯한 나머지 일행이 도착하자, 다들 버스에 탔다. 그런데, 내 앞자리 한 팀인 세 명이 안 보인다. 대장이 버스를 출발시키자 누군가 그 세 자리가 비었다고 대장에게 얘기하자, 그들은 따로 식당이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먼저 가라고 전화가 왔다고 대장이 알려준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등산객이었는데, 예상대로다. 어쨌든 국망산, 보련산 연계 코스가 등산객에게는 쉽지 않은 코스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수룡폭포 주차장을 출발한 버스는 14시 51분경 노은 삼거리 식당가 주차장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일행 대부분은 대장이 추천하고 예약한 식당으로 몰려갔으나, 몇 사람은 그 옆의 삼거리 식당으로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양평 해장국 집인데 안 보인다. 그렇다고 그 집을 찾아 헤매는 것도 귀찮아 삼거리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 들어가 먼저 빠르게 메뉴를 확인했다. 선짓국과 내장탕이 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내장탕을 주문했다. 그런데, 앉은 자리 바로 앞에 음료를 넣은 냉장고가 있는데 다른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빨갱이가 보인다. 저걸 주문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금주를 하기로 했으니, 지키기로 하고 유혹을 뿌리쳤다. 식사, 즉 하산주에 주어진 시간이 한 시간이라, 비록 내가 빨갱이를 마시지 않는다고 해도, 시간을 끌어야 해, 최대한 천천히 내장탕에 밥을 말아 먹은 후 15시 30분경 식당에서 나와, 버스로 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있자니, 아직 출발 시간이 남았는데, 일행이 속속 버스에 타, 15시 50분경 버스가 서울로 출발했다. 그리고 16시 50분경 용인휴게소에 휴식 후 다시 출발해 죽전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17시 30분경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정차한 버스에서 내리는 거로 국망산, 보련산 연계 산행을 마감했다. 오랜만에 18시 전 양재 도착이다.
안내산악회 오지팀 계획 대로 '둔터고개 → 국망산 → 695봉 → 하남고개 → 임도 끝(철탑우측) → 조망바위 → 보련산 → ~성한고개 → 쇠바위봉 → 팔각정 갈림길 → 수룡폭포 → 수룡폭포 주차장'의 12km(램블러) 구간을 4시간 19분 동안 탐험했다. 이동 4시간 10분, 휴식 9분!
국망산 정상 남쪽의 산 그리메는 감탄을 자아냈으나, 미세먼지로 멀리 떨어진 월악산, 치악산 등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램블러 기준 12km의 거리나, 등산객에는 5시간 30분 정도의 소요 시간을 책정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코스다.
꼭 가보라고 권할 정도는 아니나, 서울에서 가까운 전망 좋은 오지를 찾는다면 괜찮은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