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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순유대체(逆順有大體)
거역과 순응에도 큰 원칙이 있다는 뜻으로, 명분과 실익을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逆 : 거스를 역(辶/6)
順 : 따를 순(頁/3)
有 : 있을 유(月/2)
大 : 큰 대(大/0)
體 : 몸 체(骨/13)
출전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040回
이 성어는 형주의 유표(劉表)가 죽고, 그의 둘째 아들 유종(劉琮)이 형을 제치고 형주를 차지하고서, 조조(曹操)가 쳐 들어오니 항복을 권하는 신하가 한 말이다.
(아버지 유표를 장사지내고)
유종이 양양에 이르러 말을 세워 쉬는데 갑자기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곧장 양양 쪽으로 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유종이 크게 놀라 괴월, 채모 등을 불러 상의한다. 동조연(東曹掾; 조연이란 태위나 상국 등의 밑에서 사무를 보던 관리) 부손(傅巽)이 진언한다. '조조 병력이 온다고 해도 특별히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이제 공자(유기)는 강하에 있고 현덕은 신야에 있는데 우리가 두 사람에게 아직 부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들이 출병해 죄를 묻는다면 형양 지방이 위험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으니 가히 형양의 백성들을 태산처럼 안정시킬 뿐더러 주공의 명예와 지위를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습니다.'
유종이 물었다. '어떤 계책이오?'
부손이 이르기를 '형양 9군을 조조에게 바치는 게 좋습니다. 조조는 반드시 주공을 후히 대우할 것입니다.'
유종이 꾸짖는다.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이어받아 자리가 아직 평온치 못하거늘 어찌 그 땅을 남에게 줄 수 있겠소?'
괴월이 말한다. '부공제(傅公悌; 부손의 자가 공제다)의 말이 옳습니다. 무릇 거스르고 따름에게도 큰 이치가 있으며, 강하고 약함에는 정해진 형세가 있습니다(夫逆順有大體, 強弱有定勢). 지금 조조가 남정북토(南征北討=남쪽을 정벌하고 북쪽을 토벌함)하면서 천자를 명분으로 삼는데 주공께서 맞서면 그 명분이 불순합니다. 게다가 주공께서 이제 막 자리에 올랐기에 외환(外患)으로 편안하지 않으면 곧 내우(內憂)가 일어납니다. 형양의 백성들이 조조 병력이 온다는 것을 들으면 싸우기도 전에 간담이 서늘하여 겁을 억을 것인데 어찌 그와 대적하겠습니까?'
유종이 말한다. '여러분 말씀을 내가 따르지 않을 수 없으나 선친의 유업을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린다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까 두렵소.'
역순유대체(逆順有大體)
거역과 순응에도 큰 원칙이 있다는 뜻으로, 명분과 실익을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적벽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형주에서는 조조 군에게 항복할 것인지 싸울 것인지 군신 사이에 토론이 있었다.
부손이라는 자가 먼저 '조조에게 투항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라고 하자 유종이 화를 내며 '무슨 소리냐! 내가 선친(유표)에게서 기반을 물려받은 지 얼마 되었다고 항복부터 권하느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괴월이란 사람이 조용히 타일렀다. '세상에 거역하고 순응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원칙이 있습니다. 지금 조조는 조종의 뜻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 자칫 맞섰다가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습니다.'
결국 유종은 조조에게 항복하기로 결정했고, 비밀리에 조조 암살 계획까지 세웠으나 실행에 옮겨보지도 못하고 조조의 부하에게 죽고 말았다.
거역과 순응. 권력의 세계에서 이 문제는 생사를 가르는 중대한 일이므로 실로 어려운 선택임이 틀림없다.
명분과 실익이 함께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으려니와 아무리 원칙이 분명해도 실천으로 옮기는 데 난관이 첩첩으로 쌓여 있는 경우가 고금에 널려 있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 속에 있는 진정한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 큰 원칙에서 어떤 점이 어긋났는지 실로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닐 듯싶다.
▶️ 逆(거스릴 역)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屰(역)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屰(역)은 大(대)를 거꾸로 한 모양으로 물건(物件)을 거꾸로 하다, 거스르는 일, 이에 止(지) 또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 또는 책받침(辶)部를 붙여 逆(역)자가 되었다. 止(지), 두인변(彳)部, 책받침(辶)部는 모두 거동(擧動)한다는 뜻을 더한다. ❷회의문자로 逆자는 '거스르다'나 '거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逆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屰(거스를 역)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屰자는 사람을 거꾸로 뒤집어 그린 것으로 '거스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거스르다'라는 뜻을 가진 屰자에 辶자를 결합한 逆자는 '길을 거스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逆자는 '역행(逆行)'과 같이 길을 거꾸로 나아감을 뜻하게 됐지만, 지금은 '거역(拒逆)'이나 '역전(逆轉)'과 같이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거꾸로'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逆자가 원형 그대로 등장했었지만, 후에 屰자만 따로 분리되어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 '거스르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래서 逆(역)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거꾸로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A의 B에 대한 관계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그 거꾸로 되는 B의 A에 대(對)한 관계 (3)어떤 정리의 가설(假設)과 종결을 뒤바꾸어 얻은 정리. 정리가 진(眞)이라도 역은 반드시 진(眞)은 아님. 역정리(逆定理) 등의 뜻으로 ①거스르다, 거역(拒逆)하다 ②거절(拒絶)하다 ③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어긋나다 ④배반(背反)하다 ⑤어지러워지다 ⑥맞다, 맞이하다, 마중하다 ⑦만나다, 합류(合流)하다 ⑧돌다, 선회(旋回)하다 ⑨물리치다 ⑩상주(上奏)하다, 상서(上書)하다 ⑪생각하다 ⑫헤아리다 ⑬수족이 차다 ⑭죄(罪), 허물 ⑮불운(不運), 불행(不幸) ⑯반란(叛亂), 반역자(反逆者) ⑰거꾸로 ⑱미리, 사전(事前)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스를 패(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충성 충(忠), 순할 순(順)이다. 용례로는 형세가 뒤집힘 또는 거꾸로 돎을 역전(逆轉), 거꾸로 나아감이나 순서를 바꾸어 행함을 역행(逆行), 자기가 가는 방향에서 마주 불어오는 바람을 역풍(逆風), 어떤 주의나 주장에 반대되는 이론을 역설(逆說), 공격해 오는 상대를 이편에서 거꾸로 공격함을 역습(逆襲),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불행한 경우나 환경을 역경(逆境), 역습하여 싸움을 역전(逆戰), 거꾸로 흐름 또는 거꾸로 흐르는 물을 역류(逆流), 자기편을 치려고 향하여 오는 군사나 비행기를 맞받아 침을 역격(逆擊), 토할 듯 메스꺼운 느낌을 역기(逆氣), 몹시 언짢거나 못마땅하게 여겨 내는 성으로 주로 윗사람에게 쓰는 말을 역정(逆情), 일이 나쁜 방향으로 되어 가는 상태를 역조(逆調), 바람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조류를 역조(逆潮), 이치에 맞지 아니함을 역리(逆理), 거꾸로 된 차례를 역순(逆順), 공격을 받다가 역으로 맞받아 하는 공격을 역공(逆攻), 반역을 꾀함 또는 그 꾀를 역모(逆謀), 역풍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물결을 역랑(逆浪), 되짚어 돌아오는 길로 역경에서 헤매는 고난의 길을 역로(逆路), 어그러진 인륜을 역륜(逆倫), 거슬러 흐르는 물 또는 그 흐름을 역수(逆水), 윗사람의 명령이나 뜻을 어김을 거역(拒逆), 배반하여 반역을 꾀함을 반역(反逆), 반역을 꾀함을 난역(亂逆), 벗으로서 뜻이 맞아 허물없이 친함을 막역(莫逆), 나라에 반역이 되는 일에 붙좇음을 부역(附逆), 속이 메스꺼워 토하고 싶은 느낌을 구역(嘔逆), 세상이란 여관과 같다는 뜻으로 세상의 덧없음을 일컫는 말을 역려건곤(逆旅乾坤),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빼앗고 도리에 순종하여 지킨다는 말을 역취순수(逆取順守), 지나가는 길손과 같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으로 세상은 여관과 같고 인생은 나그네와 같다는 말을 역려과객(逆旅過客), 귀에 거슬리는 말 곧 신랄한 충고의 말을 역이지언(逆耳之言), 바람을 안고 물결을 거슬러 간다는 말을 역풍역수(逆風逆水), 비길 데 없이 악독하고 도리에 어긋난다는 말을 악역무도(惡逆無道), 오랜 세월을 통해 그 유계가 없을 만큼 끔찍한 역적을 일컫는 말을 만고역적(萬古逆賊), 배움이란 마치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말을 학여역수(學如逆水),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을 일컫는 말을 막역지우(莫逆之友),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으로 바르게 타이르는 말일수록 듣기 싫어함을 이르는 말을 충언역이(忠言逆耳),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한다는 말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등에 쓰인다.
▶️ 順(순할 순)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顺(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川(천, 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川(천, 순)은 시내, 시내의 흐름을, 頁(혈)은 머리나 얼굴의 뜻으로 쓰인다. 따라서 물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순리에 따라 흐른다는 데서 '순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順자는 '순하다'나 '유순하다', '따르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順자는 川(내 천)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유순하다'는 것은 순응하며 잘 따른다는 뜻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그렇기에 順자에 쓰인 川자는 사람이 까다롭지 않고 물 흐르듯이 순응하며 잘 따른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順(순)은 (1)선후 따위 관계로 정(定)해지니 배열(配列), 차례(次例). 순서(順序), 순번(順番) (2)성(性)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순(順)하다, 유순(柔順)하다 ②좇다 ③(도리에)따르다, 순응(順應)하다 ④가르치다, 교도(敎導)하다 ⑤잇다, 이어받다 ⑥제멋대로 하다 ⑦편안(便安)하다, 안락(安樂)하다 ⑧화(和)하다, 화순(和順)하다(온화하고 양순하다) ⑨물러나다, 피(避)하다 ⑩바르다, 옳다 ⑪귀여워하다 ⑫차례(次例), 순서(順序) ⑬도리(道理) ⑭도리(道理)에 따르는 사람 ⑮실마리, 단서(端緖) ⑯아름다운 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순할 완(婉),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스릴 역(逆)이다. 용례로는 정해진 차례를 순서(順序), 차례로의 위치나 차례 순서를 순위(順位), 성질이 온순하여 까다롭지 않고 화평함을 순탄(順坦), 도리에 순종함을 순리(順理), 고분고분 따름을 순종(順從), 아무 탈없이 일이 잘 되어 가는 상태를 순조(順調), 순하게 부는 바람을 순풍(順風), 부드럽게 대응함을 순응(順應), 바르게 돌아오는 차례를 순차(順次), 하늘의 뜻을 따름을 순천(順天), 차례로 연기함을 순연(順延), 순조로운 항행을 순항(順航), 글자 획의 순서를 획순(劃順), 거꾸로 된 차례를 역순(逆順), 순서나 과정을 수순(手順),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이 고분고분하지 않고 거침을 불순(不順), 온화하고 순함을 화순(和順), 적이 굴복하고 순종함을 귀순(歸順), 성질이 부드럽고 온순함을 유순(柔順), 효행이 있고 유순함을 효순(孝順), 고분고분하고 양순함을 온순(溫順), 천리에 따르는 자는 오래 번성한다는 말을 순천자존(順天者存), 아무 일 없이 잘 되어 간다는 말을 순차무사(順次無事), 천명에 순종하고 인심에 응한다는 말을 순천응인(順天應人),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소리 지른다는 뜻으로 좋은 기회를 터서 일을 시행하면 이루기가 쉽다는 말을 순풍이호(順風而呼), 돛이 뒤에서 부는 바람을 받아 배가 잘 달리는 모양이라는 말을 순풍만범(順風滿帆), 바람 불고 비오는 것이 때와 분량이 알맞다는 말을 우순풍조(雨順風調),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빼앗고 도리에 순종하여 지킨다는 말을 역취순수(逆取順守), 명분이 정당하고 말이 사리에 맞다는 말을 명정언순(名正言順), 위와 아래가 서로 뜻이 맞아 온화하다는 말을 상하화순(上下和順), 어떤 일이든지 그때와 형편에 따라서 맞추어 한다는 말을 수시순응(隨時順應)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體(몸 체)는 ❶형성문자로 軆(체)의 속자이다. 体(체), 躰(체), 軆(체), 骵(체)는 통자(通字)이고, 体(체)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骨(골; 뼈)部와 音을 나타내는 豊(풍)이 合하여 이루어졌다. 신에게 바치는 많은 물건을 수북이 담은 것을 나타내는 豊(풍; 체)과 사람의 몸(骨)과 관계가 있음의 뜻이 합(合)하여 몸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體자는 '몸'이나 '신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體자는 骨(뼈 골)자와 豊(풍성할 풍)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豊자는 그릇에 곡식을 가득 담아놓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풍성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體자는 이렇게 '풍성하다'라는 뜻을 가진 豊자에 骨자를 결합한 것으로 뼈를 포함한 모든 것이 갖추어진 '신체'를 뜻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體자는 '신체'라는 뜻 외에도 ‘물질’이나 ‘물체’와 같은 완전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그래서 體(체)는 목, 두 손, 두 발 따위 여러 가지 갖추어진 몸 전체의 뜻으로 ①몸, 신체(身體) ②몸소, 친히 ③형상(形狀) ④근본(根本) ⑤격식(格式) ⑥물질(物質) ⑦물체(物體) ⑧서체(書體) ⑨체재(體裁) ⑩체험하다 ⑪체득하다 ⑫알아주다 ⑬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자는 물건 물(物),고기 육(肉), 몸 신(身),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낱낱이 다른 것을 통일한 조직을 체계(體系), 기존의 사회 질서를 체재(體制), 몸소 경험함을 체험(體驗), 몸에 느끼는 감각을 체감(體感), 몸의 성질을 체질(體質), 몸의 힘을 체력(體力), 몸의 무게를 체중(體重), 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온도를 체온(體溫), 몸의 골격을 체격(體格), 어느 일을 감당할 만한 몸의 능력을 체능(體能), 몸의 냄새를 체취(體臭), 깊이 생각함을 체념(體念), 몸소 체험하여 얻음을 체득(體得),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실제의 물체로 늘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있는 사물의 근원을 이루는 것을 실체(實體), 물건의 형체를 물체(物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결합한 두 사람 이상의 집단을 단체(團體), 사업이나 기업의 주체를 업체(業體),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매체(媒體), 구체적인 물체로서의 인간의 몸뚱이를 육체(肉體), 일정한 부피는 있으나 일정한 모양은 없이 유동하는 물질을 액체(液體),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분해되지 않고 몸 안에 그대로 쌓인 지방을 일컫는 말을 체지방(體脂肪), 몸의 힘이 더욱 강해짐을 일컫는 말을 체력증진(體力增進), 궁지에 몰려 살아날 길이 없게 된 막다른 처지를 일컫는 말을 절체절명(絶體絶命), 나와 대상이 일체가 됨을 일컫는 말을 주객일체(主客一體), 바깥 사물과 나와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을 일컫는 말을 물아일체(物我一體), 사람들의 행동이나 의지 따위가 조금도 차이가 없이 한 덩어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혼연일체(渾然一體),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일컫는 말을 신체발부(身體髮膚), 몸에 맞게 옷을 고친다는 뜻으로 일의 처한 형편에 따라 적합하게 일을 처리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양체재의(量體裁衣), 마음을 하나로 합쳐서 한마음 한몸이 됨을 이르는 말을 일심동체(一心同體)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