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집과 가까우면 시간도 아끼고 경비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집을 옮겼다.
이사 다닐 일도 없으니 안착했다고 여겼다.
얼마전 청와대에 있다가 투기여론에 타격을 입고 물러난 김모씨가 흑석동에 이어 근처에 물건을 하나 샀다는 소문이 연 초에 돌았다. 흑석동 건은 기부한다더니 모를 일이다.
추석을 깃점으로 동네에 뜬금없는 재개발 움직임이 생겨나고 몇몇 사람들이 호들갑이다.
어차피 개발요지란 걸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동네에 굳이 재개발 요건도 안 되는 걸, 방법을 찾아 시도하는 무리들이 표면적으로는 부동산업을 하는 인간이다.
옆 동네 재개발 조합장이 몇 백억을 벌어먹었다는 소문이 도는 터에, 누군들 주동하는 자들의 면면을 궁굼해하지 않을까.
문제는 이놈들이 광고로 올린 계획이라는 것을 8보니 대장동처럼 추진하겠다는 소린데 참 어이가 없다/
대장동재개발도 그렇고 도촌동이라는 도살장촌이 있는데 거기도 같은 식으로 해먹었다.
배산임수의 계곡으로 형성된 도촌동은 경관이 좋고 공기도 좋다. 부지가 넓지 않아 언론에 나오지 않지만,,,,,
대장동이나 도촌동이나 그렇게 해먹었던 자들이 서울 마지막 노른자땅 강남서초를 통틀어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양재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 사전 징후가 하림특혜라 할 수 있는데 권력 잃기 전에 한판 더 해 먹을 요량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양측 다 똑같은 카르텔을 활용하는 짓에 다름없다. 보험으로 상대편을 끌어들이고 지들끼리 협잡하는데 겉으로 당이 다르니 정치공세로 둔갑시켜 본질을 감추고 끝없이 해먹는 짓이다.
재개발은 소수의 개발업자와 뒷배가 되어 준 기득권력만 이득을 본다.
그 무리를 제외한 모두는 사실상 피해자다. 그렇지만 이 투기판은 폭탄돌리기와 같아서 피해자도 일정부분 이득을 보는 구조를 갖기 때문에 이 유혹에 잘 빠져든다. 이득을 보는 자는 현실로 확인되고 피해를 보는 자는 현실에서 특정하기 어려운 것이 대장동 재개발 같은 정책이다. 특히나 예술인, 그 중에 문학인들에게는 사색과 관조의 대상이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가장 큰 피해자다.
문래동 예술공장이라는 곳도 곧 정리되어 개발에 편승할 분위기다.
개발의 직접 희생자는 원소유주인 경우가 많지만 원금보다 손해난 피해는 많지 않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먹은 세력에 대한 분노가 작동해 피해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일 큰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예술인들은 체감지수로 간접 영향을 받을 뿐이니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공공의 것은 자기것의 개념이 아니므로 자기이익이나 자기 손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대장동처럼 일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공을 자기화한 것은 왜곡한 이익일 수밖에 없다.
저렴한 작업실을 찾아 다니는 화가, 열악한 삶의 터전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문인들의 토양이 제거되고 있다.
예술의 자본 종속성을 강화하는 시스템이 재개발이다.
집값은 오르고, 겉으로는 좋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집이 하나뿐인 사람에게는 팔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대학1학년 때 처음 친해진 동기의 집에 갔다가 양재천을 본 적이 있다.
동기네 집이 대치동 선경아파트였는데 서울같지 않은 시골 하천이 옆에 있는 걸 보고 꽤 놀랐다.
막 상경한 터라 시골과 똑같은 하천이 내 눈에 곱게 들어올 일은 없었다. 개포동 대치동의 이름난 아파트들이 시골 하천을 조망삼아 덩그러니 있음에 황당하기까지 했다. 하천으로 내려가는 변변한 길도 없었고 억새풀과 버드나무가 잔뜩이었으며 주변에는 통나무같은 나뭇가지가 가장자리에 많이 보였던, 자연 그대로의 양재천이었다.
그랬던 양재천이 요즘은 강남 서초 두 구가 서로 잘 가꾸려고 경쟁한다.
덕분에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을 지나 한강까지 가다보면 곳곳이 잘 정비돼 있음을 본다. 자연 그대로의 것보다 약간 손질을 가한 반자연을 더 선호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만족하는 환경이다.
그런 양재천이 강남구를 흐르면서 주변에 인공이 더 많이 가해진다.
강남구의 양재천주변에는 싸구리 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을 엄청 들여 강남구는 자기들의 쾌적한 환경을 만들려고 양재천 주변을 포크레인으로 엎고 시멘트와 우레탄으로 치장한다.
양재동이 강남구 수준까지는 되지 않았지만 재개발이 되면 그건 시간 문제다.
개발이 되면 현재 집값의 3배쯤 되는 현금을 불입해야 입주가 될 것인데 그걸 감당한 서민도 많지 않을 거고, 있다한들 빚을 낼 것이니 아마도 재개발이 되면 몇 푼 오른 돈에 만족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재개발 말이 나오니 좋아라한다.
정작 붙어 살 가능성이 줄어들고 더 열악한 곳으로 옮겨야 함에도, 대장동처럼 꾼들이 기득권끼리 협잡해 해먹으면서 정치진영으로 갈라서 정당화하고 있는 우스꽝스런 작태를 보고 있음에도 그걸 그렇게 하고 싶다는 건가.
양재천이 벅적대면 아주 한가한 구룡산으로 등산을 가며 사색을 하고 머릴 식히는 내 일상은 몇 년 뒤 여기서 기대할 수 없을 일이다.
다른 아지트 될 만한 곳을 슬슬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첫댓글 집 값 너무 올랐어요.
팔지 못 하면 올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팔고 다른 곳으로 가도 다른 곳도 그만큼 올라서 도움도 안되고 화페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내가 살고 있는 부천도 아주 오래된 저층 아파트들
모두 재건축 들어간다고 현수말 걸어 놨는데,
어떻게 될런지...
단순히 건물 연령이 다해서 재개발하는 거면 어쩔 수 없다고 하겠는데 그게 어려우면 공공주도라는 방법을 통해 주택공사를 세우고 거기 위임줘서 민간이 대리개발하는 편법을 쓰는데 요게 문제가 많은 방식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