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제신문주최 제10회 부산 마라톤 대회가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다.
참가자는 10km, 하프코스, 풀코스 모두 7000 여명이었다.
07시에 아침을 간단히 먹고 8시에 집사람과 함께 고물차를 몰고 다대포로 향하였다.
8시반쯤 다대포 입구에 도착하니 임시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차들이 밀리기
시작하여 주차시키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본부 무대에서는 참가자들의 몸풀기 준비운동이 한창이었다.
날씨는 구름이 끼이고 약간 쌀쌀한 편이었으나 마라톤 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볍게 몸을 푼 다음 출발지점으로 이동하였다.
VIP 소개가 있은 후 출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5,4,3,2,1 드디어 힘찬 출발이 시작되었다.
출발은 풀코스부터 9시 정각에 출발하였다.
공중에서는 헬리콥트가 낮게 떠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헬리콥트가 떠 있는 아래로 뛰어 가니 모자가 바람에 휙 날려갈 것 같이 바람이 세게 일어났다.
10km 반환점을 지나고 가락 타운을 지나 낙동강 하구언 위를 뛰었다.
시원한 강바람이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 주었다.
명지3거리에서 하프코스 반환점을 지나니 이젠 풀코스 주자들만 남았다.
까마득히 보이는 녹산 반환점을 향해 그저 땅만 내려다 보며 뛰었다.
나 보다 뒤에 뛰어 오던 주자들이 하나 둘 앞 서 나가기 시작하였다.
'결코 뒤돌아 보지 않으리라' 그리고 '포기란 내 사전엔 있을 수 없다'고
다짐을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반환점을 향해 뛰었다.
뒤처져 오던 젊은 친구 한명이 초코렛 하나를 건네 주면서
'이것 드시면 힘이 난다'며 위로를 해 주었다.
르노 삼성 자동차 앞에 가니 먼저 반환점을 돌아 나오는 선두주자들이 맞은편 차로를
달려오고 있었다.
이윽고 22km 반환점을 돌았다. 나 보다 뒤에 뛰어 오는 친구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이제부터가 고비다.이를 악물고 뛰는 수 밖에 없었다.
멀리 붉은색 아치형의 신호 대교가 보이는데 가도 가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온몸에 힘이 소진되어 그냥 땅바닥에 드러 눕고 싶었다.
이번에는 기록이 아니라 완주가 목표였다. 대회 일주일전부터 몸살이 나서 전날까지
몸살약을 먹었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억지로 하구언을 지나 강변도로를 접어들었다. 37km 지점이었다.
도로 바닥에 앞으로 "5 Km 남았습니다. 힘내세요!" 라고 적혀 있었다.
강변도로는 사하구에서 조깅을 위해 도로에 에폭시를 깔아 달릴 때 쿠션이 있었다.
가로수도 단풍이 예쁘게 들어 있었다.
강변 둑 아래에선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물에 드리우고 있었다.
40km 지점을 통과하고 나니 저 멀리 골인지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마음은 앞으로 달려 나가고 싶었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같이 보조를 맞춰오던 4:40 페이스 메이커가 이대로 가면 4시간 39분에 들어갈 수 있다며
자꾸만 뒤로 쳐지려는 내 어깨를 앞으로 밀어 주었다.
여기서 뒤쳐지면 안된다. 젖먹던 힘까지 내어서라도 뛰어야지!
이를 악물고 안간 힘을 내어 뛰었다.
골인지점 디지털 시계를 보았더니 4시간 40분 47초였다.
골인지점을 통과하고 나서는 퍽 주저 않았다.
조금 후에 칩 반납하러 가는 길에 다리에 쥐가 나서 마사지를 받아야 했다.
마지막 스퍼트 한답시고 오버페이스를 했던게 탈이었다.
동아대 학생들이 마사지 서비스를 해 주고 있었다
다리를 조금 주무르고 나니 걸을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몰고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저울 위에 올라섰더니 2Kg 정도 감량되어 있었다.
첫댓글 햐~~~ 남교수 수고했네요. 그 연세에 마라톤 풀코스 뛸수 있다는 것이 울매나 행운이요. 건강 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야지요. 소인은 지지난 주에 조선일보춘천마라톤(3시간56분) 갔다욌었는데... 내년에는 부산마라톤에 함 가볼꺼나. . .
황장군 대단하시군요. 본인도 춘천에 한번 가고 싶었는데 지난번엔 해외에 갔다오니 마감일이 지나버렸더군요. 언제 기회되면 같이 한번 뛰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