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숱이 많고 탐스러운 긴 머리를 반 묶음 했을 때가 가장 단정하고 예뻐 보인다고 만류하는 내 말에도 이젠 변화를 줄 때라며 딸은 기어이 파마를 하고 왔다. 하긴 친구들은 다들 졸업여행갈 때 파마를 했다는데 유혹을 뿌리치고 생머리를 고수하느라 나름대로 고충이 있지 않았나 싶다. 거금 오만 원을 들여 했다는 디지털 파마. 앞머리는 집에서 고대기로 손질하고 끝에만 웨이브를 주어 생기발랄하여 보인다. 그래도 난 자연스런 생머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어머니께서 나를 정성껏 키워주셨듯이 어린 딸아이의 머릿결을 늘 청결, 단정하게 해 주었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이 돌아올 무렵, 뒤에 앉은 여자아이에게 머릿니를 옮아왔다. 내 어린 시절에나 있었던 머릿니가 다시금 출현한 것에 대해 소름끼치도록 경악했고 또 당황이 되었다. 딸은 가렵다고 우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자르지 않고 길러준 긴 머리를 미장원에 데리고 가서 잘라주려니 그동안 공들인 시간이 아깝고 살충제를 뿌려주자니 두피에 부작용이 생길까봐 전전긍긍 생각해낸 것이 민속촌에서 사온 참빗이었다. 참빗으로 머릿니를 떨어 내리고 딸이 잠든 새벽으로 서캐를 골라내고.. 몇 날 며칠의 고생 끝에 머릿니를 완전히 박멸하였다. 겨울 방학을 지나 중학교 입학때문에 단발로 잘라야했지만, 내 기억속에선 언제나 딸애의 긴 머리카락이 찰랑거린다. 무릎위에 앉혀놓고 햇살 같은 손길로 내 머리결을 쓰다듬어주시던 어머니의 모습과 함께.
역쉬~뒤로 반 묶음한 머리가 잴로 이쁘다니깐~
예전의 생머리가 좋아, 좋아..하고 노랠 불렀더니 제 소원을 들어주었네요. 울 딸 정말 착하고 이쁘죠?
가끔 화장법도 묻곤 하는데 일부러 안가르쳐 준 적도 있답니다. 나날이 숙녀티가 나는데 화장을 한 모습을 보면
제 품을 떠난 느낌이 더할까봐서요..부질없는 욕심인 줄 알지만 그냥 자연스러움이 좋기도 하고요.
걍 조 모습 그대로 시간이, 세월이 멈춰주었음 좋겠어요.
제게도 해맑은 청춘시절이 있었을텐데요.
딸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
첫댓글 어쩌면 저리도 맑고 밝을까,,, 예쁜 딸 두셨네요, 잘 키우십시오 !
격려가 되는 말씀! 넘 감사드립니다^^*
따님이 참 예쁩니다 ~
고맙습니다 연등니임 ^^*
신부수업이나 열심히 가리키 주이소,
아직은 일을 배우는 사회초년생이라, 틈틈히 가르키 주어야지요. 또르르~관심의 구슬 고맙습니다 ^^
너무 예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