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판매가 8일경 시작된다. 기존 중소기업과 SK텔링크·CJ헬로비전 등에 이어, 이통 자회사인 KTIS와 미디어로그까지 가세하면서, 알뜰폰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 자회사, 알뜰폰 시장서 삼각편대 이루나?
KTIS와 미디어로그는 빠르면 오는 8일부터 정상영업에 돌입한다. 이통 자회사 중에는 SK텔링크가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해 앞서가고 있지만, 새로 진입한 이들 회사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이통 자회사가 삼각편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통 자회사의 시장 집중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결합판매 이용약관 인가의무 ▲모기업의 직원·유통망을 이용한 영업활동 및 마케팅비 보조금지 ▲이통 자회사에 대한 도매제공 용량 몰아주기 금지 ▲이통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 이내로 제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단말기·유심 구매대행 의무 등 5가지 등록 조건을 부과했다.
이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통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을 전체 알뜰폰 시장 50% 미만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미 SK텔링크가 16.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 31.7% 밖에 갖지 못한다.
SK텔링크는 가입자 모집 한계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 많은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이며, KTIS와 미디어로그는 후발주자라는 점을 고려, 정해진 한계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8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KTIS 알뜰폰 홈페이지 캡처
KTIS는 지난 4일부터 홈페이지를 열고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이 회사는 약정없는 '3G 유심 요금제' 5종과 3G 표준요금제, 약정없는 LTE 유심 요금제 5종 등 총 11종의 요금제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요금제 상세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이통사 대비 약 50% 저렴한 가격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대거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모회사가 3G가 없음을 고려, LTE 요금제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할 전망이다. 빠르면 오는 8일부터 본격 상품 판매에 들어갈 이 회사는 종전 요금제보다 50% 할인된 가격으로 LTE 주요 상품을 구성했다. 기본료 2만 1000원, 2만 6000원 요금제를 무약정 망내무제한 요금제로 구성해 시장을 공략하며, 유심 전용 상품도 선보인다.
고민 깊어지는 알뜰폰 업계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진입은 강제적으로 시장 크기를 키워줄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생존을 할 수 있겠느냐는 숙제를 안게 됐다.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처를 총 627개로 확대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딸린다는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이통 자회사가 저렴한 통신 상품 중심으로 가입자를 모집하면 모를까, 자금을 통한 보조금 영업을 진행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아도 SK텔링크나 CJ헬로비전 등 대형 회사들은 심심찮게 보조금 영업으로 고객 모시기에 노력하고 있다. 40만~5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 영업으로 고객을 모으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이통 자회사들도 이같은 영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소 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한 대기업 업체의 알뜰폰 관련 판매조건 캡처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진출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본격 영업에 들어간 후 시장이 이통사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지 않아도 망 도매 대가에 대한 자금 지출과 함께 각종 수수료 지급으로 사업이 어려웠다"며 "KTIS와 미디어로그의 가입자 증가가 빠르게 진행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