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의 감동에 도취되는 것이라고나 할까. 끈끈한 봄날의 새싹, 푸른 하늘을 나는 사랑해. 바로 그거야! 이건 이성도 논리도 아니야, 속 깊은 곳에서, 뱃속에서부터 사랑하는 거야. 자신의 젊은 태초의 힘을 사랑하는 거지.... 내 허튼 소리에서 무얼 좀 알아듣겠니 알료사? -이반
서른까지라면 몰라도 일흔까지는 추악해. 서른 이후에 자신을 기만하면서도 <고상한 여운>을 간직할 수는 없을 테니까 -이반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안해 내야만 할 거다. 그러고 보면 사실 인간이 신을 고안해 낸 거지. 그런데 기묘하고 놀라운 것은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놀라운 것은 말이다. 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런 생각이 인간처럼 야만스럽고 사악한 동물의 머리에서 떠올랐다는 거야. -이반
두 평행선이 만난 것을 목격하여 내 입으로 만났다고 말하게 될지라도 어쨌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바로 이것이 나의 본질이란다. 알료사. -이반
어리석음은 간결하면서도 결코 교활할 수 없는 법이지만, 지성은 요리조리 핑계를 대고 꼬리를 잘 감추지. 지성은 비열하지만, 어리석음은 솔직하고 정직하잖니. 나는 사태를 나의 절망으로까지 몰고 갔으니 어리석게 보일수록 내게는 더욱 도움이 되겠지. -이반
사실 인간의 <동물적인> 잔혹성에 대해서는 간혹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동물들에게 너무나 천부당만부당하고 모욕적인 이야기겠지. 동물들은 결코 인간들처럼 그렇게 잔인할 수 없어, 기교적이고 예술적일 정도로 잔인할 수는 없거든. -이반
어째서 그 애들의 고통으로 조화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냐고? 어째서 그 애들이 밑거름이 되어서 누군가를 위한 미래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가 말이야? 인간들의 죄악 사이에 존재하는 연대성을 이해해. 응보의 연대성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죄악과 아무 연관도 없어. -이반
왜냐하면 그 애의 눈물은 보상받지 못한 채 버려졌기 때문이야. 그 애의 눈물은 보상받아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조화란 불가능할 테니. -이반
나는 조화를 원치 않아, 인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원치않는단 말이야. 난 차라리 보상받지 못한 고통과 함게 남고 싶어. -이반
인간 존재의 비밀은 그저 살아가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살아가느냐에 있기 때문이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하는 확고한 관념이 없다면, 인간은 비록 자기 주변에 빵이 널려 있어도 살기를 원치 않고 지상에 남기보다는 차라리 자살을 택할 것이오 -대심문관
그래서 인간은 기적이 없는 한 무력한 존재이므로 수없이 반역자, 이교도, 무신론자가 되면서까지도 자신들만의 새로운 기적을 창조해 내고, 또 심지어는 마법적인 기적, 황당무계한 기적에 매료되는 것이오. -대심문관
인간에게 부모님의 집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보다 귀중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화합이 약간이라도 남아 았는 가정이라면 거의 언제나 그런 법이니까요.
-조시마장로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나머지 모든 것들, 이 모든 세계, 하느님과 사탄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들이 본질적으로 존재하는지, 혹은 나의 발산물, 즉 태곳적부터 유일하게 존재하는 내 <자아>의 지속적인 발전에 지나지 않는지는 내게 입증되지 않았어 - 이반
첫댓글 도스토예프스키는 주로 인간의 좋지 않은 면을 파헤치는 듯.
난 읽는데만 1년 걸린듯..
예전에 스티브 내쉬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자본론을 추천도서로 권한 적이 있습니다.
5,6번째 문구가 맘에 많이 와닿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