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같으면 역성혁명,현대에 들어와서는 쿠데타를 성공시켜 정권을 잡은 집단 같다. 창단 2년째인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아가 지향하고 있는 ‘보너스론’이다. 기아는 플레이오프에 앞서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았다. 단지 “열심히 싸우면 성적에 따라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겠다”고만 밝혔다. 이같은 케이스는 한국 프로야구의 관례에 어긋난다. 대부분의 팀들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대가로 일단 일정액의 보너스를 풀고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면 그보다 훨씬 거액을 쾌척해왔던 것. 시즌 4위에 그쳤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2연승으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도 기아와 2승2패의 호각지세를 연출하고 있는 LG도 보너스로 2억원을 풀었다. 그러나 기아는 요지부동이다.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사후에 공을 따져 보너스를 주겠다는 것.
정재공 기아 단장은 “포스트시즌 보너스는 분명히 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몇 승을 거뒀느냐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까지 일일이 따져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단장은 이러한 내용을 이미 코칭스태프와 주장 이종범에게 통보했다. 그래서 기아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 많아야 LG 수준의 보너스로 만족해야 한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그 액수가 몇 배로 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 광주시내 염주체육관을 빌려 대대적인 우승 축하연을 갖고 지금껏 한국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던 사상 최고액의 보너스가 지급될 예정이다. 팀내에서는 ‘20억원 설’이 나돌고 있지만 정단장은 “지금 액수를 미리 정할 수 없는 입장이다. 우리는 한국시리즈까지 가고 또 우승을 해야만 한다. 그때 포스트시즌 배당금이 얼마가 될지,그룹의 각 계열사들이 얼마나 돈보따리를 풀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기아는 포스트시즌 보너스 문제에 있어서도 ‘사후 논공행상’이라는 새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기아의 새 방식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