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봐라 ! 어서 가마 대령하렸다아!
제가 상경하는데 가만 있을 수 없지요 하하하
그러자 바퀴가 3개달린 삼발이 차가 당도하였습니다.
용달차라고도 하는데 그때 우리들은 삼발이라고 했는데 내가 옆에서 밀면 넘어질것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삿짐을 싣는데 취사도구와 이불몇채뿐이라니 !
1954년 2월12일경 나는 18살이 되지만 아직도 15살쯤으로 보일만큼 어립니다. 자라다 말았거든요.
이때 제가 생각하기를
`아 이미 매형은 서울에 모든 것을 다 준비를 해 두었기 때문에 시골의 구차한 물건들을 가지고 갈 수가 없나보구나 ` 라고 제 멋대로 상상을 합니다.
매형은 운전사 옆에 타고 누나와 3명의 아이들과 내가 뒤에 탔고 그렇게 3년이 넘도록 정이든 묵리를 떠나게 됩니다.
우리는 안성으로 가는데 큰건물들이 다 파괴되었고 뭐 눈에 띄는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또 안양을 지나는데 도시는 크지만 공장들이 다 불에 탔거나 망가쳤거나 굴뚝이 중간만 남아 있습니다.
전쟁을 하면 꼭 이렇게 파괴만을 해야 하는것인가? 나는 청주와 장호원과 용인의 파괴된 것을 다 기억하면서 참 군인들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군인들은 그동안 한강, 금강, 낙동강등 다리라는 다리는 무조건 끊어버리는 것이 일입니다. 피난민 따위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안양을 지나 드디어 서울 영등포에 이르니, 우리는 학교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공업도시라고 배웠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영등포의공장지대가 모두 초토화되었습니다.
다 불에 타고 부서지고 굴뚝도 꺾이고 연기나는 굴뚝이 단 한개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영등포 시장에서 멈추어 구경을 하는데 시장에는 발디딜 수 없을 만큼 장사하는 사람과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모두 하얀 옷을 입었기에 어디를 봐도 하얗습니다.
매형이 우리들에게 국밥을 사 주는데 국밥이 무척 맛있고 투가리 그릇에는 고기가 가득하여 싫컷 먹었습니다.
우리 삼발이가 다시 출발하고 큰 길로 가는데 길 가운데에는 전차가 달리며 종을 땡땡땡 치며 맨위의 전깃줄에서는 파란 불이 반짝입니다.
`나도 언잰가는 타 보겠지`
라고 생각하는데 금방 한강이 나옵니다.
한강이 아주 새파랗게 보입니다.
오염이 전혀 되지 않는 물이니 얼마나 맑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한강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하나 망가져 철로가 물에 까지 느러진 것이 보입니다.
`아 강물에 저런 철길을 놓기가 얼마나 어려울텐데 저렇게 망가뜨리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가 한강을 지납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용산인데 큰 건물들이 하나도 눈에 뜨이지 않고 다 부서져 있고, 여기저기에 판잣집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드디어 서울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 삼발이가 서울역 동네어귀에 서더니, 매형이 공중전화있는 곳으로 가서 우리를 안내할 사람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러는 사이 나와 조카들과 누나는 신작로가로 나와 서울 구경을 하는데 저 위에 남대문이 보이고 우리옆 가까운 곳에는 서울역이 마치 무슨궁전같은 위용을 자랑하는데 일본인들이 이제 한국이 자기들 땅이라고 영구히 사용하려고 지은
최고의 정성을 들인 궁전같은 서울 역이라서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 모릅니다.
맨위의 돔 한쪽이 포탄을 맞았는지 부서진 것외에는 거의 멀쩡합니다.
그리고 서울 역에서 남대문 까지의 왼쪽길에는 건물들이 다 파괴되어 있는데 그곳이 썰렁하지만 오른쪽 길은 남대문까지 와글와글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고, 길 옆의 망가진 건물들을 약간 수리하여 장사를 하느라고 발디딜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드럼통을 펴서 만든 소,중,대형의 버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와 멈추면 버스의 양쪽 문이 열리며 두명의 차장들이
"용산가요 영등포 가요 흑석동 가요"
라고 소리치는데 사람들이 타면 차장이 손바닥으로 버스를 한대치면서
"오라잇!"
하면 금방 출발을 합니다.
그리고 길 가운데에는 처음보는 삐까 번쩍하는 다꾸시가 달리는데 나는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저 안에 누가 탔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은 목에 끈을 매고 가슴에는 작은 상자를 달고 다니는데 상자에는 양담배, 초코릿, 껌등을 가지고 다니며
"담배나 쪼꼬렛또나 끔을 사세요....... 오!"
라고 무슨 노래를 붙여서 사람들한테 호소합니다.
누나가 우리보고 이제 차를 타라고 합니다.
우리가 삼발이를 타고 서울역앞을 지나 우리가 간 곳은 중림동에서 아현동으로 넘어가는 길 가에서 차가 멈추었습니다.
길 가에는 큰 돌로 높은 담을 쌓았는데 그 위에는 으리으리한 집들이 가득합니다.
`와 여긴가 보구나 !``
나는 신이 납니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가 이런집에 구질구질한 시골의 이삿짐을 가져올 필요가 없지, 하면서 나는 가슴이 뿌듯합니다.
그러자 안내인이 우리를 안내하는데 그 큰 벽 옆에는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가자, 한쪽에는 판잣집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우리를 안내한 사람이 4번째 판잣집을 가리키며
"여기입니다"
라고 하는게 아닌가?
으악 !
우리집이 판자집이라니 !
`오백년 도읍지를 삼발이로 돌아드니
산천은 유구한데 인걸은 간곳 없고 판잣집들만 무성하구나
어즈버 태평년월이야 꿈이련가 하노라 !`
(계속)
첫댓글 제가 태어난 이듬 해에 형광님 누님 댁과 함께 서울로 입성하셨군요.
저의 집은 그 10년 뒤인 64년 서울로 올라 왔답니다.
지금도 영등포 시장에 가보면 전통 참 맛을 자랑하는 순대국밥 식당들이 여럿 있습니다.
60년 대 영등포 시장은 도매시장으로 활기가 넘치던 곳이었습니다.
지금도 큰 시장으로 대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이제는 재래시장의 쇠락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변해 있습니다만. ^^~
어서오세요 순수수피아님 아왜 그렇게 늦게 태어나셨어요? 하하하
갠히 반가워 응석을 부려 봅니다 하하하 감사
소문으로만 듣던 서울 의 환상에 꿈이 깨지셨군요 ,
어데를 가나 내 돈이 있어야하는 세상이고 냉정한 서울 인심이였겠지요,
그러나 망아지는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고 했으니
넓은 곳에 와서 꿈을 펼칠수 있도록
인생 출발에 첫 발을 디디게
해주신 매형님의 은혜는 잊지못할것 같습니다,
예 맞아요 수지니님 매형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는 분이십니다. 감사
ㅎㅎ
마지막를
멋지게 장식했어요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가 아닌
삼발이로....
인걸은 간데없고
판자집이 왠말인고?ㅎ
참
우스개같지만....
기가찰 노릇이네요~^^
어서오세요 사랑벼리님
저는 농담과 유머를 좋아한답니다.
1300년대의 길재님이 보시고 `네 이놈 `하실 것 같아요 하하하 감사
드뎌
한양입성
사람많고 판잣집 많고 하이얀색 옷을 입은 백의민족이지만 가난에 찌든 세계 최고 빈국!
잘 씻지도 잘 먹지도 못해 땟국물이 흘렀어도
근면하고 성실해서 그자산으로 부유를 가져 온 대단한 민족입니다
라아라님 어서오세요 맞아요 우리나라사람들 대단하지요
모두 고생을 해 봐서 이만큼 대한민국을 이루어 놨지만
고생을 해 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좀 문제가 있어요 감사
다녀 갑니다 옛날 생각이 납니다
마야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비록 판잣집이라도
서울에 입성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나뭇꾼이 앞으로 어떤 직업으로 살아갈까요.
베리꽃님 하하하 궁금하시지요?
저는 숙기가 없어서 제 스스로 하는일이 아무것도 없답니다.
이제까지 제가 걸어온길도 다 타인의 뜻이었고 앞으로 같아요 하하하
운명에 끌려다닙니다.
서울에 판자집들이
정말 많았어요
시골집은 선생입니다 ㅎㅎㅎ
저 지금 수십년전 타임머신타고
달립니다 ㅋㅋ
저 친구 집이 시골에서 잘살았는데.
어느날 서울로 이사를 갑니다
서울에서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홍제동 산동네 판자집에서
살고있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ㅠ ㅠ
다음글 기대합니다
형광등님 ㅎ^^
하하하 초코릿님의 타임머신을 저도 타고 데려다 주세요
홍제동 산을 넘어 정릉으로 가던 생각이 납니다 감사
청계천변에 하꼬방들이 많았고 시내에도 하꼬방들로 즐비했었죠.
지금이사 우리말 쓰기로 판잣집이라했지만 그당시는 다 하꼬방이라 불렀죠~
지붕위는 시꺼먼 루핑으로 덧대고..
더욱이 놀란건 하꼬방도 2층이 있었다는 겁니다~ㅎ
70년대까지만해도 시내 유흥가에는 앵벌이소년과 껌팔이, 신문팔이, 구두닦이,
술집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손님에게 뛰어가 꽃을파는 어린여아들.. 제도권에서 보호 받지 못하는 아동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되곤하였었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지상 천국인
두세상에서 산다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서울에 대한 부푼 희망을 안고 삼발이를 타고 상경한 형광등님의 앞날엔 무슨일들이 벌어질까요?
자하님 어서오세요, 자하님은 그때의 일을 아주 소상히 아시네요 맞아요 하꼬방이었어요 하하하
그리고 왕초들이 앵벌이를 시켜 돈을 벌기도 했고요, 사회가 마우 어렵고 가난했을때 였지요
지금은 님의 말씀대로 지상 천국입니다 하하하 감사
어머 제가 어릴쩍 아현동에 살어는데요 ㅎㅎ
참 글이 맛깔 스러워서 단숨에 읽어서요 ㅎㅎ
가시장미님 오셨어요? 찾아주심에 감사드려요, 아현동에 살으셨다고요? 와 무조건 방가 하하하
참 좋은 곳이었어요
매형께서 정말 훌륭하신 분이셨네요.
서울에서 자리를 잡고 가족을 부르신 분
따뜻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송초님 어서오세요 감사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