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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상태에서 얼떨결에 당하다.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마산행 버스를 탔다. 버스가 출발할때는 3명이 타고 있었으나 갈 수록 사람이 많이 탔다. 그래서 수산 쯤 왔을때는 몇 자리 빼고는 다 찼다. 그래서 내 옆에도 어떤 누군가가 앉게 되었다. 나는 옆에 있는 가방을 내 무릎 위에 얹었다. 그리고 내 손을 가방 위에 살짝 올려서 가방 끈을 잡았다.
나는 무표정하게 창가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오른손 손등을 누군가 비비는 것이 아닌가? 이윽고 내 귀에 들리는 목소리. 손이 우째 이래 하얗고 보드랍노? ㅠ.ㅠ 나는 옆을 쳐다 봤다. 내 옆에 앉은 할머니가 내 손에 자기 손등을 비비면서 내 손이 보드랍다고 연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러시면서 자신의 손을 보여 주면서 내 손은 시커머이 해갖고 이기 뭐꼬?하시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당한 일이라서 너무나 당황스럽고 황당했지만 종종 있는 일이라서 일을 많이 하셔서 그렇지뭐예하고 웃으면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할머니는 자신의 오른손도 보여 주면서 문에 끼어서 피멍이 들었다고 하면서 아들한테 아버지한테 맞아서 그렇다고 해봐야겠다.그러시더니 그래도 그러면 안되겠제?그러시더니 장난스레 웃으셨다. 은근히 재미있는 할머니셨다. 조금 있다가 또 손이 참 하얗다고 하시면서 내 손에 한번 더 비벼보신다. ㅠ.ㅠ 아무리 같은 여자라도 피부 좋네 그러면서 얼굴을 손으로 만진다거나 할때는 나도 모르게 심각한 위협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ㅠ.ㅠ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당하게 될줄이야 ㅠ.ㅠ 그렇지 않아도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다니는 버릇이 있는데 이제는 버스에서도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ㅠ.ㅠ
그 할머니는 내게 처녀냐 어디까지 가느냐 꼬치꼬치 캐 물으셨다. 마산까지 간다고 하니 그 할머니는 나도 마산까지 가는데 이 짐 좀 나중에 들어달라고 하셨다.
아들이 손주들 다 컸다고 장모님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왜 우리집에 안오시냐고 우리가 뭐 잘못했냐고 말해서 그래서 다니러 간다고 했다. 오른쪽 팔이 아파서 겨우 들고 탔는데 오랫만에 아들집에 가니 이것 저것 챙기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하시면서 보따리를 가리키신다. 그리고 이게 좀 무겁다.라고 하시면서 내게 들어 달라고 하신 비닐봉지에는 돼지고기가 들었다고 했다. 보기에도 양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그 할머니의 사설이 길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나는 마산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그 까만 비닐 봉지를 대합실의 의자까지 들어다 드렸다. 아들이 아직 안 온 모양이라고 하시면서 거기서 기다리겠다고 하셨다.
나는 가게에 들어가서 친구 아들에게 줄 먹을거리를 좀 샀다. 나도 친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지하도 입구에서 아까 그 할머니가 서성이고 계셨다. 나를 보시더니 아들이 주차를 못해서 못 만났다고 하시면서 지금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저 멀리 바라보시더니 저거 우리 아들 차 같은데 그러시길래 짐 하나를 같이 들고 따라가니 그 차가 아니었다. 나는 아무래도 그냥 대합실에 기다리시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아들에게 전화 한번 해보시지예 혹시 엇갈릴 수도 있잖아예그러니까 전화를 해보신다. 그리고는 여기 위치를 설명 해야하는 데 그 참 난감해 하신다. 나는 옆에서 약국 앞이라고 하세요 하고 한마디 거들었다.^^;; 전화를 끊고 조금 있으니 그 할머니의 아들이 저기 터미널 쪽에서 뛰어 오고 있었다. 대합실에서 찾다가 전화받고 온다고 했다. 그 할머니는 아들에게 내가 짐을 들어줬다고 얘기했다. 그 할머니와 아들은 내게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짐을 들고 총총히 사라졌다. 저기 보니 친구가 오고 있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나는 달려가서 친구를 껴안았다. . . . . . .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직업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보면 스칼렛 오하라가 레트 버틀러를 찾아서 감옥에 갔을 때 레트가 스칼렛의 손을 보더니 돈 때문에 온 것을 알고는 비웃는 장면이 있다. 그 처럼 손이란 그 사람의 현재 생활을 잘 나타내 준다고 할 수 있다. |
나? 시골에서 부모님이랑 농사 짓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손을 보면 집에서 설겆이도 한번 안 하는 줄 안다.
복 받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겨울에는 너무나 잘 트서 거북이 등짝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ㅠ.ㅠ
아래 사진은 지난 여름 재봉틀하다가 손톱에 바늘이 박혀서 병원가서 치료 받고 와서 찍은 사진이다.
사고는 한 순간이었고 파상풍 주사에 엑스레이까지 찍는 바람에 거금이 날아갔다. ㅠ.ㅠ
그래도 응급실이 있는 동네에 살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뼈에도 이상이 없고 신경도 안 건드렸다고 하더군요.
기계 다루시는 분들 부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할머님이 손 곱다고 하실만한 손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이 약간 하얗게 나왔네요. 아무래도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괜한 생각을 해봅니다.^^;;
그 손 보니 할아버지들 조심하세요... 또 기습합니다...... 정말 설겆이 한번도 안한손이 맞네요...그데 왜 멘띠라....합니까...
거짓말 아닌데요. ㅠ,ㅠ
혹시 포어 전공했나요.. 포어과는 서울 부산에만 있는것으로 아는데... 여기 근무하는 친구들 전부 그쪽애들이거든요.... 쪽주면 줄꺼줘야죠.... 아닌가....
포어 전공한 것은 아니고요. 한때 포르투칼 축구선수를 좋아했습니다. 루이스 피구,누노고메즈.콘세이상 등이 대표선수로 있을때 그 팀을 응원했죠. 유로 2000때가 그들의 전성기 였던 것 같네요. 2002월드컵때는 우리랑 붙어서 깨졌지만............
할아버지들 조심하라고 하니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예전에 대학 다닐때 나이 47정도 되신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 어느날 극장같은 그런 강의실에서 강의하기 전에 제 옆에 앉았는데 제 손을 꼭쥐더군요. 얼마나 황당하던지 ㅠ.ㅠ 더 황당한 것은 그 다음 말이었습니다. 딸같아서 그러니까 이제부터 아빠라고 불러라 그러시더군요. ㅠ.ㅠ 그 뒤로 인사도 제대로 안했습니다. 의미 그대로 진짜 딸같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손은 왜 잡냐고요 ㅠ.ㅠ 원래 약간의 결벽증이 있긴했지만 그 뒤로는 정식으로 청하는 악수가 아니고 누군가 제 손에 닿거나 툭 치는 걸 엄청 싫어합니다. Don't touch me
이놈의 컴 제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위에것 지워짓뿌따...근데... 예전에라는 말이 잘못된것 아닌가.... 아님 막내 동생사진 잘못보낸건 아닌지.... 아니면 정식으로 악수 청합니다.... 악수...
예전에 맞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한명 뿐이라서 그냥 동생이지 막내 동생이라고 안합니다. 그리고 남자라서 저보다 손이 엄청 큽니다. 정식으로 악수청하신다고요? 악수는 여자가 남자한테 청하는 거거든요. ㅋ....... 하긴 저보다 연세가 엄청 많으시니 .......예의에 어긋난 건 아니긴 하네요. 받아 주죠.뭐 .....악수.........원판보자 뽀?발, 실물보자 사진발 ^^...사진이 좀 하얗게 나왔습니다.(그렇다고 제가 뽀?질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원래는 좀 빨갛습니다. ㅠ.ㅠ
땟끼, 일좀 하세요,,ㅎㅎㅎ
저 일 많이 하는데요. 지금도 일하고 왔잖아요. ㅠ.ㅠ 하는 일은 머슴, 파워는 공주 ㅋㅋㅋ
소복하니 이쁜곤이구만, 손금 봐줄게요....^^
자세히 보면 상처투성이에요. ㅠ.ㅠ 손금은 음~ 명은 길겠다네요. ㅋ 그리고 결혼은 한번에 재물은 부족함 없이 살겠다는데요. ^^
내손은 엉망인데 ㅎㅎ
심마니님 손 일요일만 엉망이죠? ㅎㅎ
어휴~.. 재봉틀 바늘 조심하셔유~ 예전에 선비도 사무실에서 책상을 내리치다가 압정이 5개가 꼽혔었다는.ㅠ ㅠ ㅠ
얼마나 화가 나는 일이 있었으면 책상을 그렇게나 내리치셨을까나 ㅠ.ㅠ 바늘이 세동강이 나서 하나는 실에 꿰인채 있고 하나는 재봉틀에 하나는 제 손가락에 있더군요. 순간 얼마나 무섭던지 ㅠ.ㅠ
손만 고운게 아닐터!!
또 뭐가 고울까? ㅋㅋㅋ
거~~응근히 예쁜손 자랑하는거 다암니더..아가씨 손이뿌요..ㅎㅎ
맞습니다. 은근히 예쁜 손 자랑했습니다. 이 예쁜 손 그대로 지켜 줄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이제 안 사귈려구요.ㅎㅎㅎ
난~~~ 영원한 습진 소유의 사회복지사~ 차라리 농사나 지을까나~
고무장갑안에 면장갑끼고 하세요. 그러면 좀 나을 겁니다. 사회복지사면 아주 좋은 일을 하시면서 사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