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학교 교장선생님 산책으로 7시간을 걷는 하허하님의 에세이다
맛간을 이용해 걷기학교 워킹스쿨의 교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걷기학교 교칙 및 걷민정음
정우성 김남길 이선균(도가니를 잃고 자퇴) 하정우 황보라 주지훈느 등 TV에서 보던 배우분들이 대거 걷기학교 학생으로 속해있다.
걷기는 다이어트는 물론이며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생활체육으로서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책리뷰를 하도록 하자.
이 책을 읽는동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많이 나왔다. 어? 나도 그런데? 라는 부분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설명할 수 없다. 아마 책을 읽은 분들 중에 이런 감정을 느꼈던 독자들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무언가 좀 독특하면서도 바르다.
배우도 아닌 내가 왜 동질감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런 감성의 사람들이 있나보다. 마치 어떤 장소에 갔을 때나 문득 어떤 기억이 났을 때에 그때 맡았던 냄새가 코에 전해지는 것처럼 설명할 수 없었지만 잠시나마 마음의 쉼이 되는 책이었다.
월백반 동기님들에게 장난처럼 꾀정우라 불러달라 했었는데 생각하니 우습다.
1. 수많은 소동과 사건 끝에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뒤풀이를 하던 날, 이상하게도 나는 그저 무기력하고 허무했다. 그저 피곤했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었다. '마침내 우리가 해냈다'는 기쁨과 에너지로 가득한 쫑파티현장에서 나 혼자만 유령처럼 멀어지고 있었다. 뒤풀이를 하던 중 나는 점점 의기소침해졌고, 결국 그 자리에서 도망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길 끝에서 허무함을 느낀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걷기가 주는 선물은 길 끝에서 갑자기 주어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내 몸과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진 것들은 결국 서울에서 해남까지 걸어가는 길 위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길 위의 매 순간이 좋았고 그 길 위에서 자주 웃었다.
2. 나는 나의 기분에 지지 않는다. 나의 기분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믿음, 나의 기분으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 걷기는 내가 나 자신과 타인에게 하는 약속이다.
3. 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4. 지금 당신 주변에 있는 가장 가까운 길을 슬슬 걷는 것, 무리한 단식과 절식 없이 내 몸에 아주 작은 변화를 주는 것, 이것이 내가 권하는 걷기 다이어트의 시작이다.
5. 정작 일은 너무나 열심히 하는데 휴식 시간에는 아무런 계획도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던져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치고 피로한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곧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기'는 결과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피로를 잠시 방에 풀어두었다가 그대로 짊어지고 나가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다.
6. 우리가 고단함과 귀찮음을 툭툭 털고서 내딛는 한걸음에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나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엔 체력이 달리지 않도록 미리 기름 치고 돌보는 일. 나에게 걷기는 나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최고의 투자이다.
살면서 유난히 힘든 날이 오면 우리는 갑자기 거창한 의미를 찾아내려 애쓰고,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의미 없다' 사실 처음부터 다 잘못됐던 것이다'라고 변명한다. 이런 머나먼 여정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최초의 선택과 결심을 등대삼아 일단 가보아야 하는데, 대뜸 멈춰버리는 것이다.
7. 걷기 전에는 복잡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돌아올 때는 단순하고 가벼워진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생긴 불안함이나 초조함도 걷고 나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말끔히 사라져 있다. 나는 걷기가 나의 삶과 일을 도와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왠만하면 걷는다.
8. 개봉하고 난 후에야 비로서 보이는 오점은 시간을 되돌여 바로잡을 수가 없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영원히 그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고된 촬영 현장의 요건들이나 그 시절 나의 개인적인 어려움은, 나의 얼굴로 영화 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캐릭터와 그 영화를 볼 관객들 앞에 작은 핑곗거리도 될 수 없다.
9. 좋은 예술과 안정적인 삶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아는 한 좋은 작품은 좋은 삶에서 나온다.
10. 요리가 좋은 건 이번 한끼를 애매하게 실패했다 해도, 반드시 만회할 다음 끼니가 돌아온다는 거니까.
11. 내 컨디션이 좋고 여러 조건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때 비로서 걷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내가 정말 바닥을 기는 최악의 상황이 왔을 때도 관성처럼, 습관처럼 걷기 위해 나는 오늘도 걷는다.
12. 촬영현장에서 감독인 나는 두 가지 다른 렌즈로 영화를 찍는다. 하나는 촬영용 카메라, 또 다른 렌즈는 바로 나의 눈이다.
13. 말에는 힘이 있고 혼이 있다. 나는 그것을 '언령言靈'이라 부른다. 언령은 때로 우리가 얘기치 못한 곳에서 자신의 권력을 증명해 보이고, 우리가 무심히 내뱉은 말을 현실로 뒤바꿔놓는다. 내 주위를 맴도는 언령이 악귀일지 천사일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14. 어쩌면 감사도 연습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연결고리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사람을 만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처럼 쓴다.
15. 책을 함께 읽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안다고 믿었던 서로의 마음속을 더 깊이 채굴하는 것과도 같았다.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어쩐지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서로의 일과 삶에 대한 응원의 마음이 차올랐다.
우리는 실패한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타인의 평가가 내 기대에 털끝만큼도 못 미쳐 어리둥절해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길게 갈 일'이라고.
그리고 끝내 어떤 식으로는 잘될 것이라고.
16. 내게는 '어떻게 시나리오를 고르는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사람들과 일하길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이 더 맞는 것 같다. 모든 답은 결국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17. 그들은 예술가로서 자신이 신의 대리인이라고 생각했기에 인고의 시간을 견뎌가며 작품을 완성해낼 수 있었던 것일까? 그랬기때문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후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을 생각할 수록 자꾸 나라는 사람이 작아지면서, 나라면 과연 그 시간을 감내할 수 있었을까 돌아보게 되었다.
18. 곧바로 현장에 나가 일을 시작하고 남들보다 빨리 거창한 성과를 내는 건 중요하지 않다. 충분히 담금질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담금질의 시간은 내게 슬럼프란 녀석이 방문했을 때, 비로서 황금의 시간으로 변할 것이다.
19. 누가 보면 흡사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라도 준비하는 배우처럼 악착같이 운동했지만, 사실 그 당시 나에게는 딱히 할 일이란 게 없었다. 별일 없으면 자빠져 있지 말고 걷기라고 하자는 것이 유일한 나의 생활 신조였다.
20. 살아가면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노력이 그다지 대단한 게 아님을 깨닫는 순간들을 수없이 맞게 될 것이다.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은 순간에도, 틀림없이 그 최선을 아주 작아지게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엄청난 강도와 밀도로 차원이 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새로운 날들이 기다려진다.
아, 힘들다......
걸어야겠다.
첫댓글 좋은 내용이네요~^^
좋은 마음 감사합니다 현짱님^^
내면이 겉모습보다 더 멋진 하정우님의 책이네요.. 꾀정우님 독서후기 읽고 나니 소장하고 보고 싶은 책이란 느낌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굿밤 하십시요.
드림캄츄라스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돈공부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인간미를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이런 책들도 좋은 것 같아요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저도 재미있게 봤던 책입니다. 배우 하정우가 아닌 인간 하정우를 만날수 있는 책이었죠~
느루님 역시 이미 읽으셨군요
저도 이 배우님 예전부터 그냥 좋더라구요 독특하기도 하고 드립치는 것도 완전 제 스타일이구요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꾀님은 늘 인간미 넘치시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저는 학습도서 1권 읽고 평소 보고 싶었던 책 1권 읽고 요렇게 로테이션으로 돌립니다ㅋㅋㅋ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엘파로님^^
하정우 참 멋진 사람이죠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너낌있는 배우같아요
멋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인간미 넘치는 멋있는 배우 하정우!
진짜 인간미 끝장이죠!^^
감사합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셔요^^
저도 읽었던 책이라 반갑네요^^ 개인적으로 하정우 좋아하는 배우라 서점에서 보고 그냥 팬심에서 샀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의미있게 잘 봤던 책이에요^^
저는 기분이 좀 막연히 우울하고
쓸쓸했을 때 봤었는데 덕분에
그런 기분들이 해소가 될 정도로
기분좋고 설레이게 읽었답니다
지루할 틈도 없었고요
힘도 되어주고 그랬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