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마라톤대회
강헌모
2011년 가을에 대청호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었다. 내가 뛰기로한 코스는 10km이다. 마라톤코스 종류는 5km, 10km, 하프, 풀코스가 있다. 평소에 나는 5km를 한 번 뛴 것 밖에 없었다.
80kg가량 나가는 비만인 체격인 나는 10km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대회가 있기 몇 달 전부터 뛰는 연습을 해왔었다. 처음에는 조금씩 뛰다가 차츰차츰 거리를 넓혀가며 10km에 맞추어서 뛰는 연습을 했다. 그래서 걱정이 덜 됐다. 학교 운동장과 김수녕 양궁장에서 연습을 했는데, 어떨 때는 짜증도 나고 힘이 들기도 했다. 운동장에서 연습할 때 사람들은 내게 관심을 보이며 이야기도 하곤 했다. 또 양궁장에서도 연습하는 나를 보았기도 했단다. 그 말에 작은 힘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마라톤 연습할 때 처음에는 몸이 찌푸둥했지만 15분정도 달리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것이 뛰는 아름다움이자 매력이 아닐까. 하지만 10km에 맞추다보니 지루한 감을 느끼고 몸도 무겁기도 해서 마지못해 뛰기도 했다. 또한 잡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하지만 짧지 않은 시간동안 연습하니 나아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들었다. 10km를 뛰는데도 힘드는데 풀코스를 뛰는 사람은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정말 그들은 장하다. 많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선수가 된 것임에 틀림이 없을 거다. 뭐든지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지겠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에는 뛰다가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들러서 치료하면서 마라톤에 출전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물리 치료하다가 치료해 주는 분과 마라톤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픈 상태에서는 몸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뛰기로 했다. 마라톤 하는 날에 뛸 사람들을 격려라도 하듯 푸른 창공이 펼쳐졌고, 공군 군악대의 연주로 힘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마라톤 출발하기 전에 몸을 푸는 건강체조가 있었다. 모두들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뛰기 전에 몸에 무언가를 발랐다. 나의 근무처인 청주 S고교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나는 어느 여학생에게 기록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을 신발 끈에 묶어 주었다. 드디어 뛸 사람들이 출발선에서 무리를 지어 나누어 있었고, 잠시 후에 뛰게 되었다. 길옆에는 응원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마치 스크린이나 TV화면에서 본 모습인 것 같다. 내게도 응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손을 들어 주며 출발했다. 마치 이는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뛰면서 평소에 연습한대로 규칙적인 페이스로 아름다운 대청호의 길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달렸다. 호수를 바라보면서 달리니 좋았다. 다른 사람들을 앞서기도 하고, 뒤서기도 했다. 대회에 많이 출전하지 않은 나로서는 기록보다는 완주가 목표이다. 뛰다가 아는 사람이 있으면 반가와 하며 아는 체 했다. 마침내 나는 달리는 동안 중간에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1시간 여 만에 완주에 성공했다. 정말 기분이 상쾌했다. 그리고 그다지 연습했던 때와는 다르게 힘도 덜 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길을 쳐다보니 들어오는 선수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42.195km 풀코스를 뛴 여자 분이다. 그녀는 아직도 힘이 남아도는 듯 여유 있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기분 좋게 들어왔다. 정말 보기 좋은 광경이다. 또 오늘 학생들은 패기가 있어서 그런지 잘 뛰는 모습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뛸 때 나도 모르게 찍힌 나의 사진은 평온한 모습으로 눈을 지그시 감은 모습이었다.
오늘 대거 참여한 우리 학교에게 많이 참여한 상이 주어졌고, 10km 완주메달과 작은 포대의 쌀을 선물로 받은 기념적인 날이 되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과 나는 주먹밥과 옥수수를 먹고 돌아왔다. 오늘 대청호 마라톤대회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