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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전남 목포시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대기하던 중 "대장동 그 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의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관련사진보기 |
옛 삼부토건에서 추진했던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이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을 때 당시 수사검사였던 윤석열 후보가 옛 삼부토건 일가의 혐의를 포착하고도 봐줬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온 것이다.
특히 이 증언이 현직 검사 시절 윤 후보를 관리해온 조남욱 옛 삼부토건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후계자로부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조시연 전 삼부토건 부사장과 그의 지인이 지난 2021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나눈 대화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총 20시간이 넘는 분량이다. 지난 19일 기자와 만난 조 전 부사장의 지인은 "작년 11월과 12월, 올 1월과 2월에 녹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측은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처리했다"라며 봐주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시연의 20시간 대화파일] "윤총한테 세 번 걸렸거든, 첫 번째는 고양지청장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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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8월 15일 조남욱(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한복을 입은 이) 당시 삼부토건 회장의 팔순연에서 조 회장과 차남 조시연(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부사장이 손님들을 맞고 있다. | |
ⓒ 오마이뉴스 | 관련사진보기 |
조시연 전 부사장은 지인과의 대화에서 윤 후보를 '윤총'(윤석열 검찰총장) 혹은 '석열이형'이라고 호칭했다.
지난 2021년 11월과 올 1월 대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윤총한테 세 번 걸렸거든. 첫 번째는 (윤 후보가) 고양지청장(고양지청 검사를 잘못 기억한 듯 - 기자 말) 할 때"라며 "그 다음 쭉 가다가 한 번 더 걸리고, (중략) 두세 번째(세 번째가 맞는 듯 - 기자 말)에서 걸린 거야"라고 말했다.
이는 삼부토건이 지난 2005년과 2011년, 2013년에 검찰로부터 수사받았던 것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각각의 시기에 삼부토건이 추진한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과 카자흐스탄 K-A프로젝트(주상복합 개발사업), 헌인마을 개발사업(서울 서초구), 유러피안리조트 개발사업(충남 태안군) 등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2005년과 2011년 수사할 때에는 불기소했고, 2013년 수사할 때에는 조 전 부사장만 불구속 기소(유러피안리조트 개발사업 관련)했다.
특히 윤 후보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조시연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지인과의 대화에서 "고양시에서 걸린 게 그것. 삼부 돈 가지고 이것저것 지네들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난리 치고 그런 게 있어"라며 "(사건을) 가장 정확하게 아는 게 윤총일 거야. 거기 보면 회삿돈 가지고 돈 돌린 거, 어디에 투자한 거 다 나와"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05년 고양지청 검사였던 윤 후보가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 수사 과정에서 삼부토건의 혐의를 포착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삼부토건은 검찰의 수사대상에도 오르지 않았다.
[파주운정지구 수사는 무엇?] 2005년 삼부토건만 수사대상에서 빠져... 수사검사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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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7년 파주운정지구에 건설된 삼부르네상스 분양 모델하우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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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5월 파주시 일원 451만5000㎡(약 137만 평)가 '파주운정2지구'라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 공고됐다. 대한주택공사(현 LH의 전신)와 파주시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택지개발사업이었다. 이후 장철수 SM종합건설 대표 등 8개 주택건설업체 대표가 싼값에 땅(개발지)을 사려고 약 3만2000평 부지의 매매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공고일 이후에 체결한 매매계약을 지정 공고일 이전에 체결한 것으로 조작한 것이다. 지정 공고일 1년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택지개발예정지구 내 공동주택용지를 수의계약으로 공급받아 전매하거나 아파트를 건설해 막대한 전매차익이나 사업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이 수사에 나서 8개 주택건설업체 대표들을 기소했다. 그런데 문제는 검찰이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의 주체 중 하나였던 삼부토건을 전혀 수사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삼부토건은 파주운정지구내 개발지 상당량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사업의 주요 시행주체로 의심받았다. 삼부토건은 지난 2002년 12월 SM종합건설(당시 장안종합건설)과 파주운정2지구 택지개발사업을 40%(삼부토건) 대 60%(SM종합건설)로 벌이기로 약정했다. 이와 함께 정아무개 당시 삼부토건 건축본부장의 주도로 SM종합건설의 지분 20%를 페이퍼컴퍼니 '미래가'로 넘겨 삼부토건의 실질적 사업지분이 60%에 이르렀다. 삼부토건은 시공사이면서 SM종합건설, 미래가와 공동시행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삼부토건을 단순 시공사로만 보고 수사대상에도 올리지 않았다. 옛 삼부토건의 한 관계자는 "삼부토건만 기소되지도 처벌받지도 않고 사업을 계속해서 1000억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수사검사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던 윤 후보여서 윤 후보가 조남욱 전 회장과의 관계 때문에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두고 "땅과 돈의 흐름을 쫓아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2021년 3월 <중앙일보> 인터뷰)라고 지적했던 윤 후보와는 사뭇 다른 수사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의 기소(2006년 1월)가 끝나고 몇 개월 뒤인 지난 2006년 9월과 10월 윤 후보와 조 전 회장이 골프 라운딩을 한 것이 확인된다(조남욱 회장 일정표). 두 차례의 골프라운딩에는 윤 후보의 오랜 후원자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도 참석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는 파주운정지구 부동산비리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법을 위반한 사람은 엄정 처리했다"라며 "삼부토건은 당시 시공사로서 시행사의 계약서 변조에 관여하지 않아 수사대상 자체가 아니었고 청탁의 대상도 아니었다"라고 봐주기 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은 누구?] 수사 마무리 후 같이 골프... 지속적으로 윤석열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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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지검으로 복직했을 때 축전을 보냈다(2003년 2월). 비서실 메모 중 "윤성렬 검사"는 "윤석열 검사"의 오기로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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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휴대용 일정표. 지난 2006년 9월과 10월에 당시 현직 검사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내용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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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은 지난 2012년 3월 11일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결혼식에 축하화환을 보내고 하객으로 직접 참석했다. 당시 주례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맡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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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삼부토건과 윤석열 후보는 상당히 각별한 관계다. 윤 후보의 서울대 법대 선배인 조남욱 전 회장은 삼부토건 회장 시절 명절과 연말·연시 때마다 당시 현직 검사였던 윤 후보에게 선물과 연하장을 보내고, 골프를 함께 치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방식으로 윤 후보를 챙겼다.
윤 후보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였던 지난 2002년부터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던 지난 2015년까지 그에게 전달된 명절 선물 목록이 남아 있다. 특히 조남욱 전 회장과 윤 후보의 골프 라운딩에는 장모 최은순씨와 '무정스님'으로도 불리던 그의 멘토 심도사 등이 참여했고, 식사자리에는 윤 후보의 오랜 스폰서인 황하영 전 동부전기산업 회장이 함께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근무하다 광주지검 특수부로 복직한 지난 2003년 2월에는 복직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코바나콘텐츠 대표)의 부부인연을 맺어준 이가 조남욱 전 회장이다. 지난 2012년 3월 11일 대검 별관 4층에서 열린 윤 후보와 김건희씨의 결혼식에도 축하 화환을 보냈고, 하객으로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윤 후보를 각별하게 관리했다. 삼부토건은 김씨가 처음으로 주관한 '마크 리부 사진전'(2012년 5월~8월)을 후원하기도 했다.
조 전 회장은 지난 1948년 국내 건설업 면허 1호기업으로 설립된 삼부토건 창업자 조정구 초대 회장의 장남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공직(외자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입문했고, 1970년대 후반 공직에서 물러나 삼부토건에 입사했다. 삼부토건 시절에는 삼부토건 전무와 부사장, 사장, 회장, 남우관광 대표,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기에는 민주정의당 부여 지구당위원장과 제13대 국회의원(1988~1992)을 지내는 등 정치인으로도 활동했다.
[녹취록 주인공 조시연은 누구?] 윤 후보와 '호형호제'... "같이 술먹고 차에서 오바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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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8월 부친 조남욱 당시 삼부토건 회장 팔순연에 참석한 조시연 부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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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욱 전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후계자였던 조시연 전 부사장은 윤 후보와 호형호제 하는 사이다. 삼부토건 임원들 운전기사였던 A씨는 "윤석열이 조시연 부사장과 몇 번 술을 마시곤 했던 것을 본 적이 있다"라며 "윤석열이 호텔에서 조남욱 회장을 만나고, 그 인수인계를 받아 조시연 부사장이 접대 차원에서 호텔 인근으로 술을 먹으러 간 것으로 안다"라고 증언했다. 옛 삼부토건 기획실의 한 관계자도 "윤석열이 과거 (같이 술을 마시고) 조시연의 차에서 오바이트(구토)를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다"라고 전했다.
옛 삼부토건 법무팀의 한 관계자는 "조시연이 윤석열 검사를 '형'이라고 호칭하며 저에게 (윤석열 검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했다"라며 "조시연이 윤석열 검사와 굉장히 친한 것처럼 느끼게 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시연이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사전에 대비한다는 식으로 검사들을 많이 만나고 다닌다'고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조 전 부시장은 녹음파일에서도 윤 후보 등이 포함된 법조계 모임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 대화에서 그는 "석열이형은 재벌모임이 아니고 법조계(모임). 저는 그냥 아버님(조남욱 회장)이 거기(법조계모임) 참석했기 때문에 아버님 심부름한다고 법조계모임(에 참석했다)"라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인창고와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렉셀대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1994년 5월 삼부토건에 입사해 7개월간 근무하다 퇴사해 삼삼투자금융(삼부토건과 삼환기업이 합자한 종합금융사)과 한아름종합금융, IHIC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01년 7월 삼부토건으로 복귀해 해외사업부장과 현장지원부 담당 기획실장, 관리본부장(부사장 직급 임원)을 지냈다.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삼부토건 신파'로서 '구파'를 상징했던 작은아버지 조남원(2021년 12월 사망) 당시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삼부토건을 퇴사한 이후에는 자회사였던 삼부건설공업 대표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