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납차가 많이 나와서, 이맘 때에 한 집에서 딴 것으로도 충분했는데,
올해는 여기도 날씨가 추워서 납차가 적게 나왔다.
그나마도, 비가 몇 차례 와서 이만큼이나 나온 것이다.
어느 집이 제일 차를 잘 만들었나?
꼭 품평하는 것 같다.
이 차는 덜 덖어서, 푸른 색이 짙다.
향이 적은 것을 보니, 비교적 어린 나무에서 딴 것 같다.
외쪽 차는 차나무는 좋은(오래된) 곳에서 딴 것 같은데, 응달진 곳에서 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른쪽 차는 황엽이 많은 것을 보아, 선별이 덜 된 것 같다.
아무렴 어떠랴?
봄색을 띤 채 다소곳이 개완에 웅크린 모습이 봄처녀가 아니고 무엇이랴.
이 맛에 설날도 반납한 채 이런 산중을 돌아다니는 것 아닌가.
급히 덖어서, 탄 것들이 더러 있다.
그래도, 납차라서 이 정도는 귀엽게 넘어간다.
납차의 본질인 맑고 향기로움이 그득하다.
굳이 작년과 비교하자면, 향이 좀 모자란다.
르어알도 같은 의견이다.
이 차 저 차 다 우려봐도, 봄 내음이 물씬한 것은 마찬가지다.
카메라 탓인가? 필자의 솜씨 없음인가?
접사가 잘 안 된다.
차에 싣기 전에 다시 한 번 검수한다.
차창에서 다시 한 번 더 검수하고, 압병할 때 한 번 더 골라내야 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금만 더 깨끗하게 만들었으면...
여기도 호암다도 초제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출처: 맹해야생보이차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아이굄(호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