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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8. 9(화) 색다른 투어 CAFE의 아침편지
오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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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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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듯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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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 피천득 / 5월에 태어나 5월에 가신 피천득 시인님의 오월의 시 -.
피천득(皮千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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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수필가이자 영문학자. 1910년 서울 출생. 호는 금아琴兒이다. 상해 호강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연구했다. 경성대학 예과 교수, 서울대학교 문리대 및 사법대 교수를 역임했다. 1910년 <신동아>에 ‘서정소곡’을 발표하면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의 시는 자연과 동심이 소박하고 아름답게 녹아 있다는 평을 얻었고, 섬세하고 간결한 언어로 그려진 그의 수필은 남녀노소에게 고른 사랑을 받아 대표작 ‘인연’을 비롯하여 ‘수필’ ‘플루트 플레이어’ 등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금아 피천득의 수필은 백 마디 천 마디로 표현해야 할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적은 수표의 언어 안에 함축시키는 절제가 돋보인다. 그리움을 넘어서 슬픔과 애닯음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피천득의 미문美文은 언제, 어느 때 읽어도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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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 『꿈』, 『편지』 등의 시와 『여성의 미』, 『모시』 등의 수필 외 다수가 있고, 시문집으로 『산호와 진주』, 『생명』이 있다. 유명 작가의 길을 걸었으되, 장식품 하나 없는 작은 아파트에서 소탈하면서도 충일한 삶을 살았던 그는 ‘앵두와 어린 딸기 같은’ 오월에 태어나 오월에 떠난 ‘영원한 오월의 소년’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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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계 올림픽 또는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은 2016년 8월 5일부터 8월 21일까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31회 하계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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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역사상 남아메리카에서 개최된 첫 번째 올림픽이지요. 브라질에서는 2014년 FIFA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열리는 대규모 스포츠 대회가 입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지난 8월 6일 개막식이 개최되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시차가 12시간이고 또한 작금 우리나라는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하여 정작 최고의 인기를 끌어야 할 올림픽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퇴근후 밤 9시 종합뉴스에서만 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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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에 앞서 한국은 5일(이하 한국 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 리그 C조 1차전 피지와 경기에서 8-0으로 이긴 바 있습니다. 한국 對 피지전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류승우 3골, 권창훈 2골, 석현준 2골, 손흥민 1골으로, 고르게 골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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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총인구 90만명 정도이고 총면적 18,272㎢ 가량의 남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작은 섬나라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큰 스코어 차이를 낸 것은 당연한 일이였지요. 피지와의 축구경기는 당연히 이길 수 있는 경기라서 흥미가 없었으나, 8월 8일 새벽에 개최되는 우리와 같은 C조 소속의 독일과의 축구경기는 손꼽아 기다려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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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새벽 4시경, 깨어나 TV를 켜니, 여자양궁과 남자축구 C조 한국대 독일전이 생중계되고 있었습니다. 전반 24분 대표팀의 막내인 황희찬 선수의 코너킥에서 받아 찬 골이 먼저 승점을 이어가는선제골이 만들어졌습니다. 전차군단이라 호칭하듯 체격 체력에서 우리가 많이 뒤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우리나라 선수들은 스피드와 민첩성에서 대등한 경기를 펄치고 있었습니다. 전반 33분 아쉽게도 독일 나브리 선수의 동점골이 터졌습니다. 독일팀은 명문팀 답게 이때부터 한국의 골문을 넘나들면서 압박축구를 선보였습니다. 허나 이에 뒤질세라 한국팀도 정확한 패스와 안정된 골감각으로 비등한 경기로 전반전을 끝냅니다. 그시각 TV에서는 유도 66kg 준결승에서는 한국의 안바울 선수가 일본선수를 꺽고 결승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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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아~!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이어 다시 축구경기에서는 후반 9분쯤 독일 다비 젤케에게 실점을 얻었는데, 한국팀 손흥민 선수가 후반 22분에 그림처럼 멋지게 동점골을 넣어 환호성이 터졌지요.이후 더욱 밀고 밀리는 접전이 이뤄지고 있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습니다. 우리 한국은 엔트리 후반 30분 문창진이 나오고 석현준으로 교체카드를 씁니다. 신태용 감독의 빅카드가 기대되었습니다. 경기 막바지인 후반 40분 드디어 기대했던 대로로 석현준의 마무리골이 터집니다! 3:2로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종료직전 프리킥이 독일에게 주어지고 독일팀이 찬골이 한국팀의 수비수 머리에 맞고 왼쪽골문에 네트를 가릅니다. 아~! 정말 아까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국이 독일과 3대 3으로 비기고 C조 1위로 올라가는 쾌거를 이룩했기에 안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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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리우올림픽에서의 낭보를 접하는 축구경기를 관람한 탓으로 평소보더 이른 아침 6시에 출근을 하였습니다. 출근차량의 라디오 방송에서는 오늘 서울은 최고의 폭염이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흘러나왔습니다. 무려 영상 36도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남 합천은 영상 37,5도나 되는등 우리 한반 전체가 더위에 몸살을 앓는 날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사흘전에 약정한 계약금을 입금 시킨다고 했던 권건축사는 깜깜 무소식이고, 식당 문제는 손을 떼라고 할 땐 언제인데 이제와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신경을 쓰라는 주문, 또한 회사 사정상 도저히 할 수도 없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지시를 하는 이의 그 억지 때문에 날씨 만큼이나 마음도 무더웠습니다. 정말 많이 답답할 정도로 숨이 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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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배달된 얼큰한 송추의 갈비국밥도 옆자리에서 도시락 업체에 대한 불평을 또 듣다보니 왠지 오늘은 좋아하던 이 음식도 입맛이 없었습니다. 식사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야하는데, 잘 못낀 자리였습니다. 브라질에서 개최중인 제31회 하계올림픽 경기에서 우리나라 남자양궁과 여자양궁이 금메달을 딴 하이라이트라도 보면서 마음을 달래려고 퇴근을 서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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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귀가했기에 마나님이 저녁식사의 반찬도 남푠이 제일 좋아하는 가재미 생선찜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흑~흑~흑~ (감격 버젼) 역시 집은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삶의 보금자리임이 틀림없습니다.
- 오늘의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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