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여행은 전남 순천의 선암사가 제격이다.
1천500년의 세월만큼이나 사찰 분위기가 고즈넉하고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오솔길이 사방으로 나 있다.
오솔길은 당연히 황갈색의 낙엽이 지천을 이뤄 명상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마련해 준다.
선암사의 낙엽 산책은 크게 4갈래.
삼인당~대승암과 선암사~운수암,매표소~삼인당,선암사~송광사 등. 각각 독특한 향과 멋을 품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운치있는 낙엽길을 굳이 꼽으라면 아무래도 삼인당~대승암의 오솔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유가 있다면 매표소~삼인당~선암사~운수암~선암사~대승암~송광사 등의 순서대로 길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크다.
다만,선암사~송광사는 어른 걸음으로도 편도 2시간30분 이상을 족히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삼인당~대승암
맑고 투명한 옹달샘과 갈색낙엽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등산객이나 일반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없어 호젓한 산책과 함께 명상에 잠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는 등산로와 무관한데다 일반인의 경우 입구를 찾기 어려워
발길이 잦아들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삼인당의 갈림길에서
왼쪽의 대승암·송광사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첫 걸음에서 낙엽길이 맞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 십상.
주변이 훤하게 열린데다 낙엽도 없다.
그렇지만 부도탑을 지나 왼쪽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옹달샘과 함께
낙엽길로 들어선다.
단,다리를 건넌 뒤 통나무 화장실에서 오른쪽의 큰 길을 따라가지 말고
곧장 직전해야 길을 제대로 찾는다.
낙엽 오솔길은 약간의 오르막으로 대승암까지 이어지지만 어차피 급할 이유가 없어 부담도 없다.
길 왼쪽은 하늘 높이 솟은 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발밑으로
살포시 밟히는 낙엽이 상큼하다.
오솔길은 한참 동안 이어지다 암자 입구에서 비포장 도로와 마주친다.
도로도 거의 암자를 오가는 한 두 대의 자동차 외에는 통행 차량이 거의 없어 예의 호젓함이 유지된다.
암자 입구를 장식한 서너 그루의 은행나무 낙엽도 또다른 늦가을 묘미를 즐기는데 도움을 준다.
한편 기점의 삼인당(三印塘)은 길쭉한 알 모양의 연못으로
못 안에 또다른 섬을 두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신라 경문왕 때
도선국사가 축조했다고 전해진다.
선암사~운수암
운수암에 이르는 방법은 두 가지.
우선 강선루를 막 지난 첫번째 부도탑에서 오른쪽 오솔길을 따라가는 방법이다.
실개천을 건너면서 시작되는 오솔길은 현재 황갈색의 낙엽으로 완전히 뒤덮힌 상태. 하지만 이 길은 음지 쪽이어서 그런지 낙엽 빛깔이 그렇게 곱지 못하다.
선암사를 충분히 둘러본 뒤
오른쪽의 범종각 아래의 계단을 내려서도 운수암으로 갈 수 있다.
주로 절을 구경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코스로
아직 흔적을 남기고 있는 단풍과 함께 터벅터벅 걷는 즐거움이 크다.
실개천의 송사리떼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낙엽 사진을 찍기에는 작고 앙징맞은 청운교를 막 지난 지점이 가장 좋다.
5분여 비탈길을 올라서야 닿을 수 있는 운수암은 파란 가을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는 듯한 감상을 절로 받는다.
매표소~삼인당
선암사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한다.
널찍한 길 가장자리로 낙엽이 또다른 길을 만든다.
그렇지 않아도 수북히 쌓인 낙엽은 바람이 불 때마다 부피를 더하며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 걸음을 경쾌하게 해준다.
왼쪽 아래의 계곡물은
산사로 들어오기 전에 마음 속의 먼지마저 씻어주려는 듯
지극히 맑고 투명하다.
길은 강선루와 승선교 앞에서 잠시 주춤거린다.
승선교가 현재 공사중이기 때문.
안전망을 쳐놓은 형세가 어째 볼썽사납지만 어쩔 수 없다.
다리의 일부인 자연암반에 균열이 생겨 해체 보수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당초 지난 7월 끝낼 예정이었지만
의외로 내상이 깊은 탓인지 계속되고 있다.
승선교는 선암사의 절경 중 하나로 손꼽힐만큼 아름답다.
자연암반을 그대로 이용한 무지개 모양의 다리로
곳곳에 끼어 있는 이끼에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승선교(昇仙橋)는 말 그대로 신선이 하늘로 오르기 위해 발을 디뎠던 다리.
반대로 승선교 앞에 버티고 서 있는 2층 높이의 강선루(降仙樓)는 신선이 내려온 누각이라고 한다.
선암사~송광사
여유가 있다면 낙엽 트레킹도 괜찮다.
선암사~선암굴목재~송광굴목재~송광사 등의 순으로 대략 8.7㎞.
부지런히 걷는다면 2시간 남짓 걸리지만
낙엽과 풍광을 즐기다보면 편도 3시간은 꼬박 잡아야 한다.
자동차를 가져왔다면 걸어서 원점회귀를 하거나
송광사에서 택시를 불러 되돌아 올 수 있다.
걸어서 원점회귀를 하면 왕복 5시간은 족히 걸린다.
산행을 원한다면 선암사에서 송광사 방향으로 진입한 뒤
선암굴목재를 거쳐 장군봉까지(3.3㎞) 다녀오거나
걸음을 계속해 송광사로 하산하는 방법(8.4㎞),
연산봉~송광사 등으로 이어 내려오는 구간 등이 있다.
[일정짜기] 순천 선암사
부산서 당일여행 가능
상사호
△당일코스=선암사는 이른 아침부터 서두를 경우 부산에서도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부산~순천~선암사가 4시간으로 충분하기 때문. 먼저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목포행(06:30) 또는 완도행 첫차(07:10)를 이용하면 2시간40분만에 순천시외버스터미널에 닿는다.
여기서 곧바로 순천교통의 1번 버스를 타고 오전 10시까지 선암사에 도착한다. 1번 버스는 오전 5시50분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하루 30차례나 순천시내~선암사를 운행,차편을 놓치거나 기다리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소요시간은 40분.
선암사와 주변의 운수암,대승암 등의 오솔길을 둘러본 뒤 오후 6시 이전에 선암사에서 나설 수 있다. 순천~부산 시외버스는 오후 8시30분까지 운행한다.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 051-322-5433. 순천시외버스터미널 061-744-8877.744-6565. 순천시청 교통과 061-749-3366. 순천교통 061-754-6267.
△1박2일 코스=여유가 있다. 특히 가족 나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부산~남해고속도로~승주나들목 순으로 진행할 수 있고,선암사는 승주나들목에서 20분 거리.
늦은 오전 시간에 집을 나섰다면 선암사 입구의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산채비빔밥(5천원)이 제맛이다. 낙엽산책을 끝낸 뒤 느긋하게 주차장으로 돌아와도 오후 3~4시.
벌교로 내려오는 857번 지방도에서는 상사호의 맑은 물빛을 감상한다. 도로와 어깨를 같이하는 호수 주변에는 억새와 코스모스가 아직까지 나풀거려 가을 정취를 더한다.
낙안읍성도 도중에 만난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면 곧바로 숙박지를 찾는다. 숙박은 낙안읍성 주변과 벌교읍,순천시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4인가족 기준 3만~5만원이면 충분하다.
이튿날에는 15번 국도를 따라 다시 북상하면서 낙안읍성민속촌~서재필기념공원~고인돌공원~송광사 등의 순으로 여행할 수 있다. 이는 학습코스나 다름없으며 실제로 낙안읍성은 성곽과 동헌 등을 옛모습 그대로 보존했다. 넓은 잔디부지의 고인돌공원도 선사시대를 여행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순천시청 문화홍보과 061-749-3023.
첫댓글 내용이 좀 길어도 재밌어요. 읽어보시고 마니 참석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새내기입니다. 평일에 시간이납니다 행여 평일에 여행하시는 일정은없으신가요 아님 한번만드실 의향은 없은신가요 한번 만들어서 평일에 여행을 하고십습니다 부탁해요
허브님 반가워요. 평일 여행 저도 좋아 합니다. 매주 목요일이 쉬는 날이라서 안그래도 만들어 볼려구요.번개모임으로.... 일요일도쉬지 않고 열시미 일 하시는군요. 기대해 보세요.
앗싸..목요일 좋지요....우리 만들어요...
candy 님 안녕 하세요. 방문 잘 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