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가니 교복외에 입는 옷이 하나더 늘었다.
기린도 아니고, 얼룩말도 아닌데,무슨 암호같은 문양으로
바탕은 흰색에 검은 먹물로 정성껏 장난친 이 옷은,
교련복!!!이다.
군복을 못입혀서 안달하는 권력자들이 전쟁놀이에
학도병용으로 디자인된 이 옷은 새끼 군인으로,
이상스레 이옷만 입으면 말도 걸어지고, 격한 장난에
친구의 손바닥을 아작내서 급히 교문밖으로 달려가
몇바늘 뜸질에 프랑켄슈타인의 자국을 남기기도 했으며,
M1 개인화기의 모형은 드럽게 무거웠으며, 총열부분이
잘 부러져서 급히 쇠파이프로 끼운것이 많아
친구와의 장난엔 정말 흉기이기도 했다.
머리에는 검정색 교모에, 상하의는 얼룩말문양의
새미군복과 목에는 하얀 스카프와 함께
군화인 워커를 신어도 되고, 아니면,
검정 운동화에 종아리에는 각반이라는 대용품으로
바지 밑둥을 조여서 풀이나 잔가지에 걸려서 넘어지는
효과를 방지하기엔 그지 없는 홀륭한 새미 전쟁용품이였다.
입학 후 일주일에 한번정도 이 새미군복을 입고,
우리는 재식훈련과 함께 집총체조도 배웠고,
삼각대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법까지 배우고 익혔으며,
1년에 한번 외부의 전직 군인이였을것으로 예상되는
검열관 앞에서 그동안 배운 우리의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이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날을 땡빛 운동장에서
걷고 또 걷고, 시범학급으로 야간 침투조와 기타 훈련을 반복했다.
검열관 앞에서 새미 군복과 모형 개인화기르 갖추고
신체건장한 허우대가 좋은 친구들이 기수로 당당함을 보여주고,
작은 난 재식훈련하는 뭉태기에 콕 박혀서 오른손을 힘차게
젖히면서 가다가 반장이 "우로봐"하면 "충성"하고 거수 경례와 함께
고개를 단상에 있는 검열관에게 돌렸다가 지나치면,
앞으로 돌려서 저벅저벅 원위치로 돌아오는
그것을 치루었다.
또 군가 테스트도 있어서 교련복을 갖춰 입고,
양손을 허리에 놓고, 좌우로 흔들면서 지정된 군가를
힘차고, 절도 있게 부르는 대회엔 우리반이 지정되어
여의도 고등학교까지 손수 가서, 경연에 참가도 했다만
성적은 그닥 신통치 않았던거 갔다.
그리고, 이날 여의도 광장에서 쏳아지는 소나기를
아무런 장비도 없이 무차별하게 맞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짧은시간에 ...독안의 생쥐-
이뿐만이 아니고, 각 학교에서 허우대 멀쩡한
학교 대표를 선발해서 봄에 이순신장군을 기린다는
이유를 들어 전국에서 선발된 고등학교 새미군인들을
현충사에서 여의도 까지 몇날몇일을 걷기도 했다.
적대적인 관계에서 행해지는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졸업을 하고, 한참 후에도 지속 되었다가
어느 순간에 없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안한다.
난, 이 교련복을 대학엘 가서도 입었었고,
1학년땐 연고전을 끝내고 문무대에 입소해서
일주일간 군인으로 갖추어야하는 덕목을 배웠고,
2학년땐 12사단인 인제,원통까지 가서 야영도하고,
철책 밑 전방까지 실습가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그런 군인으로 길들여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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