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분양권 웃돈도 최근 한달새 최고 150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인근 춘천을 비롯한 강릉지역 부동산 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원주 아파트시장이 강원지역에서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뭘까. 원주는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로 선정되는 등 잇단 대형 호재에다 분양권이나 아파트를 사고 파는 데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원주지역 아파트 값은 지난달 16일 혁신도시로 최종 선정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혁신도시 후보지(반곡동 일대) 인근인 관설동 현진에버빌 4차 27평형은 최근 보름새 300만∼500만원 오른 1억4000만∼1억45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단계동 동보렉스3단지 22평형도 4800만∼5300만원으로 500만원 이상 올랐다. 혁신도시 후보지와 가까운 행구동 건영 38평형 역시 500만∼700만원 뛴 1억∼1억1000만원으로 시세가 상향조정됐다.
아파트 분양권 값도 강세다. 지난해 12월 중순 개운동에서 공급된 벽산블루밍(397가구)의 경우 평형별로 프리미엄(웃돈)이 500만∼1500만원 붙었다. 개운동 롯데공인 관계자는 “벽산아파트 분양가(33평형 기준 평당 575만원)가 지난해 2월 단계동에서 공급된 대우이안(33평형 기준 평당 544만원)보다 평당 30만원 이상 높은 데도 분양권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원주의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지 않아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데다 재당첨 금지 기간도 적용받지 않아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입질이 잦다는 것이다. 원주는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내는 주택투기지역에서도 제외돼 있다.
한 중개업자는 “지난해만해도 토지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요즘은 거래가 뜸하다”며 “아파트 시장과는 딴판”이라고 말했다.
이렇다할 호재가 없는 강릉과 춘천지역 등은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지역은 지난 2004년 이후 분양된 대규모 아파트 물량이 최근 완공되는 등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춘천시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말 현재 1234가구로 강원도 전체 물량 가운데 25.6%를 차지했다. 강릉지역도 지난 2004년 이후 공급된 아파트 2800여가구 가운데 아직 700여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