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모노레일, 함양 대봉산에서 지리산을 품에 안다.
젊은 시절 지리산 종주를 하면서 날아다녔건만 이젠 다리가 부실해 남은 여생, 지리산 종주는 더 이상 힘들 것 같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나 같은 노약자를 위해 함양에서 모노레일을 조성해 대봉산 정상(1,228m)에 공간이동하게 했다. 이거보다 더 편안한 산행이 또 있겠는가
전망대에 서면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긴 능선을 한 눈에 적당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장쾌한 지리산 능선을 품에 안으며 세석평전 진달래 꽃밭의 추억을 되새겨 본다. 함께 종주했던 여인은 같은 하늘 아래 잘 살고 있겠지^^
대봉산 정상까지 가려면 다소 절차가 필요하다. 우선 인터파크를 통해 모노레일 사전예약(앞좌석이 경치가 탁월)을 해야 하고 휴양밸리관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하부승강장까지 올라야 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모노레일을 타야 하는데 혹시 시간이 남으면 주변 꽃밭이나 억새 산책하기가 좋으니 미리 올라가도 좋다.
8인승 무인 모노레일은 대봉산 정상 천왕봉을 중심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운행하고 원점회귀한다. 지면과 능선을 따라 궁뱅이처럼 천천히 움직이는데 정상까지는 3.93km, 무려 30여분이 소요된다. 역시 국내 최장 모놀레일답다. 탑승료는 12,000원 처음에는 경사가 만만치 않아 누워 가기 때문에 은하철도 타는 기분이다.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쯤 백호의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상부정류장에 하차하면 15분 정도 시간을 준다. 정상 전망대에 난간을 잡고 서면 구름위에 지리산 자락이 긴 자태를 만나게 된다. 이 맛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바로 아래쪽에는 심마니가 기도했다는 소원바위가 있다. 인간들의 다채로운 소원이 적힌 띠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해질 무렵 풍경이 제대로다. 노을에 비친 산들의 실루엣이 볼만한데 산멍 덕에 눈이 시원하고 뇌가 짜릿해진다. 봄에 정상 부근은 철쭉으로 수를 놓든다고 하는데 다시 찾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하강은 지리산을 마주하면서 내려간다. 서서히 고도를 낮추면서 바라본 풍경이 제각각이다.
이것마저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짚라인에 몸을 실으면 된다. 봉우리 사이로 생~하니 내달리면 코로나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 짚라인 체험료 4만 6천원. 해외여행 어떤 체험보다도 낫다.
첫댓글 몇년전 건설할때 가보고 완공된 모습을 못 보았는데 대장의 체험기회를 잘 보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