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풍ㆍ체육 대회 등 야외 행사가 많은 요즘, 밖에서 오랫동안 뛰어놀거나 큰 소리를 지르고 나면 목이 칼칼해지고 심한 경우엔 쉬기도 한다. 목소리가 변하는 이유는 뭘까? 또 '아'하고 소리를 내면서 목을 만지면 목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왜 목이 떨릴까?
우리 목의 구조는 음식물이 통과하는 '인두부'와 공기가 통과하는 '후두부'의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후두부에는 공기가 통과하는 길을 통해 음식물이 폐로 가게 되는 일이 없도록 문지기가 있다. 문지기는 음식물을 삼킬 때 문을 닫는 역할을 한다. 이 문지기를 '성문'이라고 하며, 소리를 내는 기관인 '성대'가 바로 여기에 위치해 있다.
그러면 이제 목에 대한 궁금증을 본격적으로 풀어 보자.
◇ 후두: 아담의 선악과가 목에 걸린 부분
후두부는 공기가 통과해 기도를 거쳐 폐로 가는 길로, 겉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성인 남자의 목에는 여자와 달리 톡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 성경에는 에덴 동산에 살던 아담과 이브가 뱀의 꾐에 빠져 선악과를 먹다가 선악과가 아담의 목에 걸려 목이 튀어나오게 됐다고 쓰여 있다. '아담의 사과'라고도 불리는 이 부분이 바로 후두다.
후두는 한 개의 뼈와 여섯 종류의 연골이 막과 인대로 연결돼 있다. 남자는 이 연골이 튀어나온 정도가 약 90 ?정도이고, 여자는 약 120 ?정도이므로, 남자의 후두가 여자에 비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다.
후두는 공기의 통로로, 성문을 열고 닫는 일을 한다. 또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 성대도 열리고 닫히면서 소리를 만들어 낸다.
후두는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준다. 우리가 음식을 먹다가 기도 부분으로 잘못 들어가면 재채기를 하는 것도 기도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나 대ㆍ소변을 볼 때, 또는 기침할 때도 성문을 닫아 가슴과 배의 압력을 높여 주는 것도 후두가 하는 일이다.
◇ 목소리: 남자 목소리가 여자보다 굵고 낮은 이유
소리를 내게 하는 부분은 후두의 성문에 위치한 성대다. 우리가 소리를 낼 때 목이 떨리는 것은 소리를 내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숨을 쉬고 다시 내뱉는다. 코를 통해 들이마신 공기는 후두를 거쳐 기도, 기관지를 지나 폐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들이쉰 숨을 천천히 내보내며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말할 때 잘 살펴보면 숨을 들이쉬는 것이 아니라 내쉬면서 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원리 때문이다.
이 때 성대의 진동은 인두부와 입, 코를 울려 소리로 내보내진다. 이 과정의 차이가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게 한다. 성인 남자의 목소리가 여자나 어린이보다 굵고 낮은 이유도 성대의 길이 차이 때문이다. 어렸을 때 10 cm 정도였던 성대는 사춘기가 되면서 남자는 13~24 cm, 여자는 12~16 cm 정도로 자라게 된다. 즉, 남자의 성대가 더 길기 때문에 목소리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사춘기 때 남자에게 변성기가 오는 것도 이 시기에 성대가 자라기 때문이다. 이 때 무리하게 목소리를 내거나 억지로 소리를 내 목소리가 쉬게 되면 평생 고쳐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변성기 때는 목을 조심해야 한다.
◇ 후두염: 응원 후 목이 쉬고 가라앉으면
체육 대회에서 응원을 너무 심하게 하거나 노래를 큰 소리로 부르고 나면, 목소리가 가라앉고 쉰 소리가 난다. 또 감기를 앓은 후에도 목이 쉴 수 있는데, 모두 성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하게 되면, 성대에 있는 끈적한 막이 충혈되고 부어 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으므로 목소리가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의학적인 용어로 후두염이라고 한다. 특히 학교 선생님들은 큰 소리로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후두염에 걸리기 쉽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만성 후두염이라 하여, 목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괜찮다가 목을 사용하면 다시 안 좋아지는 증상이 반복되곤 한다.
목에 이상이 생기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목을 보호하기 위해 평소에도 상대방과 가까운 거리에서 천천히, 편안한 목소리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
노래를 하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이야기할 때에는 무리하게 소리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너무 오랜 시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탁하고 건조한 환경이나 시끄러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도 목에 좋지 않다. 목이 마르고 건조하면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물이나 차를 많이 마셔서 목의 끈끈한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리하게 기침을 하거나 습관적으로 헛기침하는 것도 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