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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주제(일상의 향기) 스크랩 아침마당 목요특강(김창옥의 `소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온다`)
산타루치아 추천 0 조회 16 12.01.16 20:5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오랜만에 '아침마당'을 봤다.

오늘은 목요특강이 있는 날, 까랑까랑한 음성의 김창옥 강사,

 '소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온다'라는 제목이 눈에 띄여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구미가 당겨 바짝 T.V를 향해 앉는다.

 

중,고생들에게 의사소통이 가장 어려운 사람이 누구냐 물으니 '아버지'라고 한다.

아내들에게 물으니 '남편'이라 한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공공의 적?...

 

강사 역시, 오늘의 주제를 자신의 '아버지'와의 관계로 풀어간다.

요즘, 서울여대에 출강을 하는데 학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란다.

'군대에 간 남친을 기다려야 하나요?'라고...

좋아하면 기다려라, 하지만 좋아보이면 기다리지 말라고 대답해준다.

좋아보이는 것을 위해선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기에...

 

오늘은 우리 남은 인생의 첫 날이다.

강사는 제주출신의 성악을 공부한 사람, 보이스컨설턴트, 대학겸임교수,

재미있는 얘기 중에 항상 의미가 더해지는 묘한 카리스마가 있는 명강사...

 

아버지는 청각장애가 있으셔 소통이 전혀 안되니 소통은 자연 어머니의 몫,

고향 제주에 다니러갈 때 마다 늦은 나이인데 결혼을 안 한다고 성화를 해대시는 아버지,

슬며시 용돈을 손에 쥐어드리면 '장가나 가라'며 소리를 지르신다.(귀가 어두우신 관계로)

 

어느날인가는 전화가 왔는데, 치과라면서 아버지께서 받으신 치료비를 부담할 수 있겠냐고...

자식 여섯 중에 하필 왜 내가 '당첨?'됐는지는 몰라도 그러겠다고 하자,

아버지께서 전화를 바꿔달라고 하신다기에 들어보니

크게 소릴 지르시며 '아버지다, 미안하다(이 소리는 작게)'라 하신다.

 

고교졸업 후, 고향을 떠나고 싶었는데, 이유는 아버지에게 있었고

아버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니 죄책감이 들더라고....

고향은 땅이 아니라 사람이다.

 

아버지의 '미안하다'사건 이후, 아버지는 계속 돈 얘기를 하시고(주로 엄마에게만 용돈을 드려왔는데)

공항에 배웅나오고 싶다 하신다.

소통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money'가 최고의 '소통수단'인가벼?...

 

언젠가는 엄마가 편찮으셔 아버지와 둘이 공항으로 나가는데 어찌나 어색하던지~대사가 없으니...

헤어지는 자리에서 아버지께 돈을 드리고 재빨리 돌아서는데

조금 멀리 사라지면서 혹시나 아버지와 눈이 마주칠까싶어 쳐다보니

한 발자국도 떼지않으신 채~ 돈을 세고 계시더라고...신권이라 침을 묻혀가며 한 장 한장...

(이렇게 허를 찔러 폭소를 자아낸다)

 

부자는 돈 많은 사람이지만 잘 사는 사람은 추억이 있는 사람이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핀 조명 하나가 아버지를 향해 켜져있어 쳐다보니

왼쪽 어깨가 내려진 모습, 무릎을 구부리고 계신 뒷모습이 보이더라고...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남편의 뒷모습이 보이면 사랑이 시작된 것,

그 이전엔 동거한 것 밖에...

 

이 일이 있은 후 아버지와의 사이가 좋아지고 전화를 자주 드리게 됐는데

엄마가 전화를 받으시면 '엄마~아버지 좀 바꿔줘'

'뭐단디 바꾸냐? 염병할 놈을...'하시며 꼭 토를 다시는 엄마~

그렇게해서 아버지를 바꾸면 '밥은 먹구?/차조심하구/전화세 많이 나오니까 끊어'

딱 이 세마디만 테잎 틀어놓은것 처럼 하신다.

6.25사변 지난지가 몇 년인데, 아직도 밥 못먹는 걱정을 할 때냐면서...

 

영화 '아바타'를 보면 인삿말이 'I see you'가 나오는데,

직역을 하면 '나는 당신을 봅니다'

얼마전 장이 안 좋아 '장 내시경'을 했는데 부모님께 얘기하면 걱정하실까싶어 노 코멘트,

마침 전화가 걸려와 똑같은 세 마디 말씀을 하시는 아버지...

병약해지면 가족이 더 생각나고 애잔해지는게 인지상정,

이때는 아버지의 세 말씀이 다르게 느껴지더라고...

'사랑의 말'로 번역해서 들려, 전화세 운운하시는건 바쁘지만 자주 들리라는 뜻으로...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지면서 평소엔 엄마만 안아드렸는데, 아버지를 와락 껴안아드리자,

막내아들 품에 안겨서 긴장한 아버지는 아들 품에 안겨 움츠러드시는데,

60년동안 고생한 뼈와 살의 느낌이 가장의 느낌과 함께 전달돼

더욱더 부자간의 사이가 좋아진 계기가 됐다고...

 

올해 소망하는게 있다면 가족끼리 여행가는 것,

아내는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나 여행경험이 많아 가끔씩

여행중에 차가 고장나서 버너에 라면 끓여먹었단 얘길하면서

마치 아버지가 살아계신것 처럼 얘길하더라고...

살아있는데 추억이 없으면 죽은 것

 

한비야씨가 아프리카에 갔을 때의 일,

옥수수씨앗을 나눠주는데 못 받은 지역 사람들이 받은 지역사람들 보다 일찍 죽더라고...

이유는 희망이 없어서... 사람이 웃을 때 엔돌핀이 많이 나오지만

'다이돌핀'이란 것은 엔돌핀의 4,000배 가량의 강력한 에너지를 주는 것으로

깨달을 때 많이 나온다.

그래서 성직자의 수명이 긴 것이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감동하고 깨달을 일을 많이 만들어라.

 

한국남자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은 일, 못하는 것은 위로하는 것...

못하는 이유는 부모님이 하는 것을 못봐서, 모델이 없어서...

그렇다고 모든 남자들이 못하는 것은 아닐테고, 여자를 처음 만나서 잘 햇던 일,

'환각호르몬'이란게 있어서 처음엔 '난, 운전이 취미야'하면서 먼 길 바래다주는걸 즐겨하더니

결혼 전 '피로회복제'였던 여자를 '피로제'라 등한시 하니...

 

많이 본 것이 정답, 보고 들은대로 그대로 행하게 되니

돈 많은 명문가 보다는 부부사이 원만한게 최고라는 것...

좋은 것 먹는 것도 좋지만 관계가 좋을 때 면역력이 높아진다

관계형성을 위해 노력하라고...

 

사진작가 배병호씨는 주로 새벽에 사진찍는걸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빛이 시작되면 공간이 열리기 때문, 빛이 없으면 공간개념이 없는 것이니

공간이 넓은 사람이 되라.

남편,자녀가 들어와서 실수할 공간을...

사람을 사귀는데도 공간이 있어야 한다.

 

한 시간의 강의를 마치고 진행자와 나란히 앉은 강사,

'제주에서 아버지께서 보고계실텐데, 듣진 못하실테고 어떻게 느낌으로 아실까요?'라고 묻자,

'나더러 재미있다고 하는데 희극배우의 뒷면에 검정색커튼이 있게 마련,

듣지는 못하시더라도 웃는 객석을 보시면서 어떤 내용인가는 짐작하실 것이다.'라며 뭉클한 얘기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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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1.25 21:32

    첫댓글 저도 들었으면 좋았을걸요. 이렇게 요약해 나누어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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