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수식(수세기)
1. 호흡
참선중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호흡임은 전에 말씀드려서 잘 아실겁니다. 이 호흡은 크게 가슴으로 하는 흉식호흡, 배로 하는 복식호흡, 단전으로 하는 단전호흡, 피부로 하는 피부호흡 등 네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느 수련단체에서 '뇌호흡' 이라고 하여 선전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것은 실제로 뇌로 호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참선 중 나타나는 과정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뇌호흡에서 강조하는 뇌가 들썩이고, 뇌가 노는 과정이 참선 중에도 나타나는데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에 제가 호흡이 단전까지 뚫려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참선 중하는 호흡은 단전호흡이고, 실제 어느 정신수련 단체든, 단전호흡 위주로 수련을 합니다.
그런데, 다른 단체는 단전호흡을 통해 육체의 힘을 기르는 기공 쪽으로 힘을 쓰고 참선은 단전의 힘을 바탕으로 정신의 깨달음 쪽으로 힘을 쓰는게 다릅니다.
처음 수련과정은 비슷한데, 나중에 그 갈림길이 생깁니다. 그것은 그 때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2. 단전호흡
일단 숨쉬기가 단전까지 뚫렸다고, 무조건 호흡을 해서는 단순한 복식호흡이 되기 쉽습니다. 이 복식호흡을 언 듯 보아서는 단전호흡 같은데, 실은 배만 왔다갔다 하는 호흡에 불과할 뿐입니다.
1) 호흡의 순서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 쉽니다. 이 때 깊이 쉬라니까, 가슴을 들썩이는 분이 계시던데,
숨을 들이쉴 때 가슴을 들어 올리면서 쉬면 잘못된 것입니다.
절대 그러지 마시고 천천히 가늘게 숨을 들이쉬면 숨은 가슴을 통하여 배로 그리고,
단전까지 내려 갑니다.
이렇게 단전까지 숨이 내려가게 들이 쉬었으면, 다음에는 내쉬는게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그냥 내쉬었다가는 복식호흡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내쉴때에도 물론 천천히 섬세하게 내쉽니다. 그런데 내쉬면서 배의 명치쪽은 힘을 빼고, 단전에 살며시 힘을 밀어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게 상허하실(上虛下實 : 위는 비어 두고 아래는 실하게 한다) 인데, 복식호흡과도 다른 점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하기가 힘들므로 신경을 써서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참된 단전호흡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명치 부분인 윗배까지는
단전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잘 안되기 때문에 본인이 손바닥을 왼손은 단전부위에 대고, 오른손은 명치(배꼽위 한뼘정도 되는 곳)에 댄 다음에 숨을 쉬어 보시면서 하시면 금방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숨을 내쉴 때 단전부위에 댄 왼손이 나오고, 명치부위에 댄 오른손이 들어가면 잘 되는 것입니다.
물론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큰 차이는 없고 느낄 정도면 됩니다.
호흡의 요체 '상허하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쉴 때 명치의 힘을 빼고, 단전에 살며시 힘을 밀어 넣는다. 그러면서 숨은 끝까지
내쉰다.'
2) 호흡의 세기
숨은 가늘고 섬세하게 들이쉬고, 내쉬라고 했는데, 이를 비유하면가벼운 솜털을 코 끝에 대고 숨을 쉬더라도 그 솜털이 움직이지 않도록 숨을 쉬는 것이 바로 미미하고 섬세하게 쉬는 거라고 합니다.
3. 수식 (수세기)
이렇게 호흡이 단전까지 여법하게 되면 다음은 참선수행의 첫단계인 수식으로 들어
갑니다.
수식은 글자 그대로 수를 셈으로서 마음이 안정되고 정신을 집중시키는 과정입니다.
경에 보면 수를 통해서도 관(觀)에 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식관이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수식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집중시키는데 좋은 방법입니다.
수를 세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숨을 들이쉴 때, 하나 내쉴 때 둘 하는 식으로 열까지 세면 다시 하나부터 세는
방법이고,
둘째는 숨을 들이쉬면서는 ' 하 ~~' 내쉴 때 ' 나~~아' 다시 들이쉴 때 '두~~~" 내쉴
때 '우~~ 울' 하는 방법이 있는데,
초보자는 첫 번째 방법이 잡념도 생기지 않고 좋습니다. 물론 어느 방법이든 열까지
세면 다시 하나부터 다시 셉니다.
어느 분은 앞에 칠판이 있다고 생각하고 칠판에 글씨를 쓴다라는 생각으로 하라고 하시던데,초보자는 앞에 탁상시계를 놓고 초침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하면 잡념도 안생기고 잘 됩니다.
4. 정리
집에서 혼자 하시다 보면 다리만 아프고 여럿이 할 때보다도 몇 배나 힘이 더 드실 겁니다. 그러나 참고 하시다 보면 정신적인 상쾌감을 느끼실 때가 있습니다. 그 상쾌함은 온갖 스트레스를 일거에 날려 버리고 자신에 대하여도 뿌듯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리고 연륜이 쌓이면 여러 정신적인 현상들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빛이 감싸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이 둘러서서 자신을 구경하기도 하고, 우주 공간에
자신이 떠 있기도 하고, 등등 ....
물론 이런 현상들은 다 버릴 것이지만 그래도 참선중에 맛보는 재미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참선을 1시간만 여법하게 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그러면 세상을 관조(觀照)하는 여유있는 삶이 됩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웃을 수 있는 여유라고나 할까요?
이렇게 자신이 정신적으로 여유있고 풍족하면 다른 사람의 지혜없음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여기에서 자비심이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