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산천에 푸른 비가 온다.
나이를 한살 먹으면, 이사람의 음악은 또 다르게 들려온다. 계절이 한 번 바뀌면, 또 다른 감상으로 들려온다. 이렇게 비가오는 날이면, 이사람의 음악은 ..............
내가 처음 재즈를 들었을 때, 산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다. 그때 이 곡을 들었을 때는 그냥 그랬다. 그리고 7년이 흐른 지금.... 이 음반을 들을때마다 지난 추억에 빠져들곤 한다.
7년전 가을... 그날도 이렇게 비가 왔다. 재즈라곤 알지도 못하던 어느날.. 재즈가 들어보고 싶었다. 아는 이름은 달랑 하나... 마일스 데이비스..
그리고 푸른색 자켓에 희미한 모습으로 트럼펫을 부는 그의 모습.... 그 촌스런 자켓이 왜 나를 이끌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덜렁 사와서 틀었을 때.. 전에 듣지 못했던 이상한 패턴이 나를 혼란케 했다. 감미롭지도 못하고, 전혀 감정의 동요도 일어나지 않아.... 의미를 잘 알 수 없는 제목들... 너무나도 어색한 악기들... 그리고 가사의 부재... 언제 숨을 쉬어야 할지도 잘 몰랐고, 언제쯤 끝이 날지도 모르는 곡들이 무려 10분에서 20분까지 지속되고... 이 지겨운 패턴을 억지로 듣는다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난 그렇게 마일스와 첫 대면을 했다. 촌스러운 푸른색 자켓과 함께...
그후로 시간이 조금씩 흐르며 내 주변에 묻어있는 재즈들을 찾아들었다. TV의 광고에서.. 영화에서..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재즈들....... 그렇게 한 2년정도가 흘렀을까? 처음 사서 몇번 듣고는 뽀얗게 먼지가 쌓이도록, 외면당하던 촌스런 푸른 자켓을 꺼내들었다.
전에 느낄 수 없었던 소름... 등을 타고 오르내리는 그 뜨거운 전율...... 그래 이게 내가 찾던 재즈였어... 재즈다운 재즈.....
언제부터였던가? 비가오는 날이면 갱스터 파라다이스를 들었다. 그리고 또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비만 오면 듣는 음악이 또다시 새로이 생겼다. 내 첫번째 산 재즈 앨범... Kind of Blue 그리고 세번째 곡 Blue in Green.....
난 아직 Blue... 이 블루스의 어원을 잘 모른다. 그들이 푸른 색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나는 비가오면 푸른 느낌이 든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에서도, 쏟아 붓는듯한 장마비에서도... 을씨년한 겨울비에서도.... 그리고 이렇게 오늘같은 초여름의 빗속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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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들을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ㅠㅠ 나중에 들어봐야지;;
처음엔 아주 무미건조하게 들렸습니다. 특히나 소리는 호흡에 관여를 하기땜에 무척이나 불편하더라구요.. 이제는 그저 틀어 놓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