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칙[離却語言(이각어언)/말을 떠나다]
風穴和尙 因 僧問, 語默涉離微. 如何通不犯 穴云, 長憶江南三月裡, 자고啼處百花香.
풍혈화상 인 승문 어묵섭이미 여하통불범 혈운 장억강남삼월리 자고제처백화향
풍혈 선사에게 한 선승이 물었다.
“말이나 침묵이 진리를 건널 때 어떻게 해야 진리를 다치지 않을 수 있습니까.”
풍혈 선사가 말하였다.
“내 항상 강남의 삼월을 생각하노니 자고새 우짖는 곳에 백화는 향기롭다.”
[評唱]
無門曰, 風穴機如체電, 得路便行. 爭奈坐前人舌頭不斷. 若向者裡 見得親切, 自有出身之路. 且離각語言三昧, 道將一句來.
무문왈 풍혈기여체전 득로변행 쟁나좌전인설두부단 약향자리 견득친절 자유출신지로 차이각어언삼매 도장일귀래
풍혈 선사의 기지는 번개불과 같아서 길을 확인하면 곧바로 나아간다. 그런데 어찌 앞에 앉은 이의 혀끝쯤 끊지 않았을까. 만약 이에 대하여 바로 보아 친하면 스스로 출신의 길이 있으리라. 언어 삼매를 떠나서 일구를 일러 보라.
[頌]
頌曰. 不露風骨句, 未語先分付, 進步口남남, 知君大罔措.
송왈 불로풍골구 미어선분부 진보구남남 지군대망조
풍류구니 골구니 할 것 없이
말하기 전에 이미 보였네
입을 열어 지껄이는 것은
그대를 크게 속이는 것인 줄 알라
[蛇足]
풍혈선사(896~973)는 여주남원 혜옹선사의 제자다. 여기서 語默涉離微 如何通不犯(어묵섭이미 여하통불범)은 말을해도 진리를 범하고 안해도 범하니 어떻하면 좋으냐는 질문에 강남에 삼월이되면 꾀꼬리 우는 곳에 백화가 향기롭다고 했다. 어묵섭이미에 끄달리지 말라.
'장억강남삼월리 자고제처백화향/강남에 삼월이되면 꾀꼬리 우는 곳에 백화가 향기롭다.'는 풍혈선사의 대답이 잘한 것인가?
한 승의 당돌한 질문의 자리를 알면 벗어나리라. 犯 不犯을 초월한 자리는 語默動靜 行住坐臥가 일체된 자리이다. 且道.
첫댓글 기독교에서는 말씀을 신과 등치시켜 하나로 본다. 신 자체이며 신의 창조며 신의 가르침과 명령으로 절대가치를 부여한다. 그러나 불교에서의 언설은 俗諦의 방편일 뿐이다. 붓다의 가르침인 법문 또한 마찬가지다. 苦海를 건너는 반야용선일 뿐 건너고 나면 버려야 할 것이요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일 뿐이니 달을 보면 잊어야할 것이다. 언설에 집착하는 法執은 큰 병폐요 언설을 떠난 근본 자리인 眞如一心이 깨쳐야할 자리며 語默動靜의 자리이니 말로 어지럽히지 말라. 말을 바로 쓰면 반야용선이나 그르게 쓰면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뜨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