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쉽게 넘어갈 주변잡기 같은 책이려니 했다
막상 시작하니 책에 대한 이해가 엄청 깊고
무엇보다 낙서들 속에 있는 사람들을 살핀다고 진도 빼기가 넘 오래 걸렸다
실제 저자의 사업장, 헌책방은
어릴 적 살던 녹번동 세무서 건너편 이어서 반가웠다
그러다 곧
더 이상 갈일 없단 사실에 서글퍼졌다
그럼에도 꼭 가봐야지 마음 먹는다
한장 한장 넘기며
내 책이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가
이쁘장한 글씨들이 굉장히 낯익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하나 더 , 기형도를 더 찾아봐야지 맘 먹는다
나도 이런 삶을 살고프다 부러움도 품어본다
<헌책 낙서 수집광> 윤성근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녹번동 서부 세무서 건너편
<사랑의 기도> 벨기에 출신 예수회 신부 장 갈로 Jean Galot 의 신앙시, “말없이 사랑하여라”로 시작
<행복한 책읽기> 김현, 1992 : 책 어디에도 책을 즐겁게 읽었다는 표현은 거의 없다. 김현은 치열하게, 어렵게, 고통스럽게 읽고 썼다 .. 그는 이 치열함을 행복으로 여겼던 걸까. 김현은 1990년 6월에 안타깝게도 길지 않은 생을 마감했다. 일기는 1989년 12월 12일이 마지막인데, 그 후로는 남겨진 일기가 없다. 더는 일기를 쓸 수 없는 상태였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문장으로 끝맺고 있다. “아, 살아 있다”
콜린 윌슨은 초히트작 <아웃사이더> 덕분에 인싸가 되어 평온한 삶을 살며 100권 이상 책을 썼다. 하지만 무엇도 <아웃사이더>만큼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많은 책을 써서 대중과 소통한 콜린 윌슨이었지만 말년엔 실어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것도 아이러니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실존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 같다. <구토>의 로캉탱이나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처럼 말이다
서울대학교 근처의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광장서적” 1978년 이해찬이 처음 문을 열고 1988년 국회의원이 된 후로 그 동생이 물려받아 운영하다 1990년대 이후 경영 어려움을 겪다 2013년 영업을 중단했다
<언어의 감옥> 프레디릭 제임슨, <논리 철학 논고> 비트겐슈타인, <이름과 필연> 솔 크립키, <다른 곶> 자크 데리다, <시간과 타자> 레비나스 : 이 책을 시작으로 다른 책도 많이 사라는 마수걸이 부적이라고 봐야 한다
기형도 시인은 신문기자 시절 대구에 갔다가 신인 작가 장정일을 만났다. 장정일은 채게 지문이 묻는 걸 싫어해서 책 읽기 전에 늘 손을 씻는다고 기형도에게 말했다
책을 보호하기 위해 출판업자들이 표지를 감싸는 ‘더스트커버 dustcover’를 사용
<구토>의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사르트르, 1965년 일본 방문해 도쿄와 교토에서 강연
지인이 청소년때 부친 찬스로 강연 후 대면했는데 지인에게 해 줬다는 얘기
“네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렴”
Epinal 프랑스 북동부에 있는 작은 도시로 추정하나 정확하지는 않다
누가 가지고 있든 그 책 맨 뒤 속지에 내가 쓴 짧은 글을 발견하면 유치하다 탓하지 말고 가만히 웃어주시길 바란다. 그 책은, 모든 걸 안다고 장담했지만 실은 아무 것도 몰랐고 가진 게 하나도 없다고 믿었지만 사실 가장 소중한 걸 가지고 있던 내 어린 시절의 조그마한 추억이니까
연세대 출신에 신문기자로 활동하다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천재 시인의 화려한 등장. 그리고 스물아홉 1989년 종로의 한 영화관 객석에 앉은 채로 사망. 영원히 20대 청년으로 남았다. 사후에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출판, <짧은 여행의 기록> 산문집도 유고집 형태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