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현대미술관은 ‘올해의 작가상 2014’展을 과천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잠재성과 비전을 제시할 역량 있는 작가를 후원하기 위한 전시로, ‘올해의 작가’ 후보로 선정된 구동희(40)·김신일(43)·노순택(43)·장지아(41)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회화작가가 선정되지 않았다. 조각, 설치, 사진작품이 주를 이룬다.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여 온 구동희는 전시장에 길이 75m의 뫼비우스 띠 형태로 된 대형 구조물을 구현했다. 서울랜드의 롤러코스터 트랙에서 모티브를 따 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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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일作 마음, 믿음, 이념 | ‘압인(押印) 드로잉’으로 주목받은 김신일은 “실체를 미리 단정 짓는” 문자를 시각화해 ‘이미 알고 있는’ 관념을 해체한다. ‘이미 알고 있는’이라는 제목으로 설치와 영상 사진의 복합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본다’는 “시각적 행위를 통해 관념의 경계를 해체시키려했다”.
‘마음’·‘믿음’·‘이념’이라는 단어가 겹쳐진 2.4m 높이의 문자 조각이 세워진 전시장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빛이 조절돼 밝을 때는 인간의 이성을 자극하는 시각적 요소가, 어두울 때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청각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스피커 소리에 따라 흔들리는 거울을 통해 작가의 추상적인 관념을 구현했다.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노순택은 평택 대추리, 제주 해군기지 등 한국 현대사 현장을 담아 온 그동안의 작품 수백 점과 함께 신작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을 내놨다. ‘무능한 풍경’은 어찌할 수 없는 잔인한 현실을, ‘젊은 뱀’은 짧은 역사를 가진 사진의 교활한 속성을 뜻한다.
장지아는 전시장에 ‘금기의 구역’을 만들어냈다. 흰 천이 드리워진 공간에 놓인 12개의 수레용 바퀴는 한때 수레가 고문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차용한 오브제다.
작가는 중국에서 들여 온 1950∼60년대 수레바퀴에 ‘연약한’ 털을 붙였다. 2.5m 높이의 바퀴 위에는 큐빅이 박힌 안장이 놓여 있고 이 위에 퍼포머들이 앉아 고통스럽게 바퀴를 돌리며 노동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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