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에 매달린 노란색 리본과 아내의 마음.

[Nichola]

                 이날따라 뉴욕 버스 정류장은 매우 북적거렸다.

                 플로리다 해변 행 버스라서 인지 발랄한 모습의 젊은 남녀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그들은 여행의 기분에 온통 취해 떠들고 웃으며 저마다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들 앞자리에 한 사내가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 데 무거운 침묵, 수염이

                 덥수룩한 표정 없는 얼굴이었다.

                 승객들은 그 사나이에게 말을 걸었지만 사내는 애써 잠을 청하려는 듯 등을 뒤로 기댔다.

                 많은 승객의 관심에 결국 사내는 굳게 닫혔던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은 ‘빙고’라고 하며 지난 4년 동안 뉴욕의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다가 이제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면서 지난 날의 일을 말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감옥에 있는 동안 나는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소.

                 나는 부끄럽게 죄를 짓고 오랜 시간 집에 돌아갈 수 없는 형편이니 만약 나를

                 기다릴 수 없다거나 혼자 살 수 없다고 생각되거든 나를 잊고 떠나라고 했소.

                 재혼해도 좋고 편지를 안 해도 좋다고 했소.

                 그 뒤로 3년 반 동안 아내에게 편지를 하지 않았답니다.

                 그러나 석방을 얼마 앞두고 아내에게 다시 편지를 썼지요.

                 우리가 사는 마을 어귀에 커다란 참나무 한 그루가 있답니다.

                 나는 편지에 만일 나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면 그 참나무에 노란색

                 리본을 달아 달라고 말했지요.

                 만일 아내가 재혼을 했거나 나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리본을 달아 놓지 않았으면

                 나는 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탄 채로 그냥 어디론지 가 버릴겁니다.“

                 그의 얼굴이 이렇게 굳어져 있는 것은 아내가 자기를 정말 받아 줄까하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버스 승객들은 이제 잠시 뒤, 전개될 광경에 대해 궁금해 하며 가슴을

                 졸이게 되었다.

                 의외로 빙고는 흥분하거나 창밖을 내다보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얼굴에서

                 긴장감만 감돌 뿐이었다.

                 그는 이제 눈앞에 닥칠 실망의 순간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가 말한 마을에 점점 가까워졌다.

                 30km, 20km, 10km..... 가까워질수록 버스 안은 정적이 감돌았다.

                 승객들은 모두 창가를 내다보며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드디어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 마을 어귀로 들어섰다. 

                 바로 그때. “와~!!”하는 젊은이들의 함성이 일제히 터졌다.

                 버스 승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치 자신의 일처럼 좋아하면서

                 서로를 얼싸안았다

                 참나무에는 온통 노란색 리본으로 뒤덮여 있었다.

                 20개, 30개 아니 백 개의 노란색 리본이 바람에 물결치고 있었다.

                 혹시 남편이 리본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까봐,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참나무를 온통 노란 리본으로 장식해 놓은 것이었다.

                 여전히 빙고는 넋을 잃은 사람처럼 자리에 멍하니 앉아 차창 밖의 참나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윽고 빙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승객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버스 앞문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면서

                 “여러분, 나 집으로 돌아 갑니다." 하면서 버스에서 내렸다.

                  노란 손수건은 용서와 포용과 사랑의 표현입니다.

                  남편의 부끄러운 과거를 용서하고 고달픈 긴 세월을 이겨내면서 남편을 기다려 준

                  아내의 지극한 사랑!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고,

                  “Tie A Yellow Libon Round The Old Oak Tree"라는 노래가 세계적으로 히트를 하면서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 스토리로 남아 있습니다.

Tie a yellow libon round the old oak tree

[문지기]

참으로 정겨운 얘기네요. 죄 지은 남편을 용서한 부인과 자식들, 그리고 자기일처럼 기뻐하는 승객들, 박수와 환호를 받으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빙고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미카엘]

마을에 가까와 지면서 앞으로 전개 될 두가지의 상황에 대한 마음 정리를 하였을 남편의 고뇌와 극적인 반전으로 노란손수건이 나무에 달린 모습을 보았을 때 자신을 기다려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담긴 표정이 연상 되네요.

[성하정(클라라)]

모든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읽었습니다.~얼마나 떨렸을지 그 긴장감이 저에게도 느껴지는 듯 했어요~
가족이란 울타리가 바로 이런 사랑이 아닐까요?누가뭐래도 가족들은 믿고 보듬어 줄수 있는 존재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