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은 일반적으로 공중 습도가 높은 것 (60%~80%)은 좋아하나 뿌리가 늘 젖어있으면 뿌리가 썩고 만다. 귀하고 비싼 것이라고 생각되어 매일 애지중지 들여다보면서 물을 주는 사람이 많은데 이렇게 초보자는 물을 많이 주어 난을 죽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오래도록 물을 주지 않으면 난은 탈수현상을 일으켜 죽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언제가 물을 주기에 적합한 때인가를 안다는 것은 난 배양의 첫걸음이면서 난에 대한 이해와 교감의 첫 관문인 것이다.
분 안의 수분조절에 관계되는 인자를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일반 분이 놓인 환경을 비롯하여 온도, 습도, 햇빛의 양, 통풍의 정도에 따라서 분이 마르는 속도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가 낮을수록,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그리고 통풍이 잘 될 수록 분은 빨리 마르게 된다. 또 분의 재질과 크기, 난과 분의 상대적인 크기, 난을 심는 식재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유약을 바른 광채나는 분보다는 낙소분이나 토분이 통기성이 좋아 빨리 마르고 분이 작을수록 그리고 식재가 굵고 수분 흡수력이 적을수록 빨리 마르게 된다.
같은 촉수의 난을 크기가 큰 분과 작은 분에 나뉘어 심었다면 자연히 큰 분은 식재가 함유하고 있는 수분의 양이 많아 더디게 마르게 된다. 그래서 난의 크기나 촉수에 맞는 적당한 크기의 분을 선정해야 한 날에 물을 줄 수 있는 편리한 점이 있다. 이렇게 많은 인자가 작용하기 때문에 '난에는 며칠에 한 번 물주는 것이 좋습니까?' 라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곤란한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동양란(자생란 포함)이든 서양란이든 그 분과 같은 분은 구하여 난 없이 같은 식재를 넣어 다른 분들과 함께 놓아두고 물을 줄 때는 같이 물을 준다. 2,3일에 한번씩 분의 표토로부터 2cm 정도 되는 깊이의 식재를 뒤적여 보아(또는 위쪽을 살짝 손에 쏟아보아) 젖어 있지 않으면 그 때가 물을 줄 적기이다.
즉 2cm를 경계로 젖어 있는 곳과 마른 부분이 구분되어질 때가 적당하다. 이 방법은 물주기에 실패할 걱정이 없는 손쉬운 방법이다. 봄, 가을철에 건조하고 바람이 있을 때는 표토를 하얗게 말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가상의 분을 조금만 헤쳐 보면 안은 전혀 마르지 않고 있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다.
또 장마철의 경우는 온도는 섭씨 30℃ 보다 높아도 습도도 상대 적으로 높아 의외로 일주일 정도나 지나야 분이 마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 겨울철 베란다에서 키울 경우 온도가 낮을 때엔 3주일 정도의 물 주기 간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흔히 잡지나 책자에 소개된 '월별 물 주기 간격' , '온도별 물 주기 간격' 등의 가이드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이 방법을 시행해보면 쉽게 물 주기 간격을 알 수 있으며 일년간의 배양을 하고 나면 물주는 간격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식견이 쌓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