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있어요
이는 유대경전 주석서 미드라시(Midrash)에 나오는 말인데
미드라시는 유대교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성서를 해석하고 설명해 놓은 것이지요
다윗왕이 전쟁에서 승리한뒤 돌아와 궁중의 보석 세공사에게
자신을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라고 명령했어요
그러면서 반지에는 "내가 승전해 기쁨이 넘칠때 교만하지 않게 하고
절망에 빠졌을때 좌절하지 말고 용기와 희망을 줄수있는 글귀를 적어 넣으라"고 하였지요
그러나 세공사는 아름다운 반지는 만들었으나 적당한 글귀가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세공사는 곰곰 생각끝에 지혜로운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물었지요
그러자 솔로몬 왕자가 대답한 것이 바로 이 구절이었어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성공했거나 승리한 순간에 이 경구를 보며 자만심(自慢心)을 경계하고
실패하고 낙심했을때 다시 일어설수 있는 용기(勇氣)와 희망(希望)을 가지라는 뜻이지요
솔로몬이 쓴 것으로 알려진 구약 성경 전도서에는 또 이런 구절도 나오지요
"형통(亨通)할때는 기뻐하고 곤고(困苦)할때는 되돌아보라"
이 또한 비슷한 맥락(脈絡)이지요
순조(順調)로울 때는 감사하는 마음을
난조(亂調)를 보일때는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당시 솔로몬은 인간으로서 누릴수 있는
온갖 부귀영화(富貴榮華)와 명예(名譽)를 모두 누린 왕으로 기록되어 있지요
그런 솔로몬이 전도서의 첫구절에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것이 헛되도다"라고 썼어요
하나님을 경외(敬畏)하지 않은채 하늘 아래에서 행해지는 모든것
모든 부(富)와 명예(名譽)는 결국 의미없는 것임을 고백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요 인생이란 덧없고 무상(無常)하고 허망(虛妄)한 것이지요
무엇을 위해 그리도 아둥바둥 살았는지
지내놓고 보면 그 모두가 부질없고 허망한 것이었지요
우리말에 인생이 덧없음을 뜻하는
인생무상(人生無常)이란 말이 있어요
무상(無常)이란
"모든것이 덧없다"거나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인데
이 모든것 눈앞의 권력, 이익, 명분 따위에 무게를 두지 말라는 뜻이지요
지나고 나면 모두가 허망(虛妄)할 뿐이지요
허망(虛妄)은 거짓되고(虛) 망령(妄靈)됨을 뜻하는데
'거짓이 많아 미덥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아름답게 피어난 꽃도 언젠가는 떨어 지지요
세월(歲月) 또한 유수(流水)처럼 흐르고 있어요
그래서 낙화유수(落花流水)라 했나봐요
하늘은 물을 낳되 지배하지 않고
생육(生育)하되 소유하지 않고 성장시키되 능력을 과시하지 않으며
공(功)을 이루되 자부(自負)하지 않는다 했어요
그러나 앞물은 언제나 소리없이 뒷물에 밀리게 되어 있지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에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어요
아무리 붉고 탐스러운 꽃이라 해도 열흘을 넘기기 어렵고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가도 권세는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인생을 살다보면 절망과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릴때도 있어요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절망(絶望) 스러워도 자고나면 반드시 해는 뜨는 것이지요
모든 고통과 절망은 영원할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자고나면 반드시 해는 뜨는 법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절망의 끝을 바라지만 성급하거나 조급해서는 안되지요
다만 분명한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절망의 끝이 온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지금의 절망과 분노는 잠시 접어두고 의연히 기다려야 하지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나를 괴롭혔던 그 순간이, 그 일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솔로몬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했나봐요
그래요
이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4년는 탄핵 광풍과 함께
안타까운 무안공항참사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지만
또 한해는 여지없이 저물고 있어요
이런때 일수록 마음을 굳건히 다잡고 국가의 장래를 생각해야 하지요
끝으로
한해동안 저의 졸작(拙作)을 사랑해 주시고 성원(聲援)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해 올리며
늘 배려해 주시고 베풀어 주신 후의에 깊이 감사드려요
을사년(乙巳年)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랄께요
한해동안 고맙고 감사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