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전피임약인 '야스민'을 복용하던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응급피임약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피임약 시장은 연매출 600억원대로 여전히 건재하다. 이중 약국에서 판매하는 사전피임약(경구피임약)은 지난 2012년 일반약 전환이후 전문의약품의 세 배가량을 차지한다. 피임약 시장에서 약국의 역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야스민의 경우는 전문의약품이지만, 외국에서는 약국에서 판매중인 경구피임약(COCP)에 대한 부작용 문제와 소송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한 약사의 세심한 복약지도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피임약은 2세대 레보노게스트렐, 3세대 게스토덴과 데소게스트렐, 4세대 드로스피레논 성분으로 나뉜다. 이중 약국에서 파는 피임약은 2·3세대이며 4세대 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일부 사전 피임약 및 사후피임약)으로 분류된다.
2세대 피임약은 에이리스, 미니보라 등이다. 레보노게스트렐은 프로게스틴 제제로 항체형성 호르몬인 LH의 분비량 증가를 늦춰 배란을 억제하고 수정 및 정자의 이동을 억제하는데 3세대 피임약에 비해 안전성 면에서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지만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해 다모증 및 여드름 등을 일으킬 수도 있어 특히 호르몬 분비가 많은 10대 청소년에게는 3세대를 권하는 것이 좋다.
또 서호주 보건부가 지난해 개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리팜핀 계열의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 유방통증 혹은 두통 위험이 피임약 복용전 대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세대 피임약은 마이보라, 머시론, 멜리안, 미뉴렛 등이다. 2세대 피임약의 문제를 개선했지만 2세대 피임약에 비해 정맥색전혈전증(VTE)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FDA는 3세대 피임약이 2세대 피임약 대비 VTE 발생 위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능 상에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외에 네덜란드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3세대 피임약 복용자는 2세대 복용자에 비해 최대 170%까지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혈압이 높은 여성에게는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편 큰 부작용 외 복약지도 시 주의해야할 점도 있다. 2·3세대 피임약의 대부분은 유당을 함유하고 있어 유당불내증 환자의 설사를 부를 수 있으며 간질환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흉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35세 이상 여성 중 항우울증 생약성분인 '세인트존스워트'를 복용할 경우에는 피임효과가 없어질 수 있으므로 꼼꼼한 복약지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