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3. 레지오 훈화- 겸손과 순명 2
두 번째로 ‘순명’에 대해서 함께 묵상해 봅시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하느님께서는 수많은 일로 하느님을 섬기려고 애쓰는 것보다 극히 작은 순명과 복종을 더 좋아하신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순명이란 내 뜻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순명’이란 말은 영어로 ‘Obedience' 입니다. 이 말은 라틴어 ’ob' 라는 말과 ‘audire'라는 말이 합쳐진 것입니다. 즉 ’··· 를 향해 귀를 기울이는 것‘이 순명입니다.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 이것은 오로지 인간에게만 주어져 있는 특전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말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말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할 뿐 아니라 어떤 실행을 하도록 촉구합니다. 많은 경우 말로 사람의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말하는 능력만 있고 듣는 능력이 없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십시오. 저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떠들어댈 것입니다. 거기엔 말에 대한 이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동물원의 동물이 내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같아지는 것입니다. 말이라는 것은 아예 의미가 없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언어행위에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잘 들을 때 비로소 상대방의 뜻을 잘 헤아릴 수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습니다. 특히 진리를 행하기 위해 우리는 세상 안에서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진리에 순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성모님의 순종은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하느님을 향해 귀를 기울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의 순종으로 하느님의 뜻이 이 땅 위에 승리하였습니다.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순종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이 있는 사람은 순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순종하는 사람은 믿음이 자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모님의 순종은 우리 신앙의 귀한 모범이 됩니다.
사랑하는 레지오 단원 여러분!
사랑하는 성모님을 닮아, 성모님의 겸손과 순종으로, 우리 레지오 단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하느님께 더욱 사랑받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