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 전설/옮긴 글
쇠소깍은 효돈천이 바다를 만나는 끝이다.
서귀포의 숨은 명소로 다양한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08년 제주올레의 발족과 2009년 제주의 남부 쪽인
서귀포 지역의 올레길 개통과 어울리며
올레길 5코스의 끝이자 6코스의 시작점으로
많은이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2009년 초에는 효돈동 주민자치 위원회에서
쇠소깍 전설에 대한 커다란 머리글 바위도 제작해서 설치하는 등,
쇠소깍을 비롯한 제주의 남쪽 지역인 서귀포는
올레길을 통해 새로운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 쇠소깍의 전설 *
'쇠소깍'은 유네스코가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한
효돈천 끝에 위치한 깊은 소로서,
'쇠'는 효돈을 나타내고, '깍'은 끝을 나타내는 제주어이다.
이 소에는 용이 살고 있다 하여 '용소'라고도 전해 내려오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350년 전 하효마을 부잣집 무남독녀와
그 집 머슴의 아들이 서로 사랑하였으나 신분차이가 커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비관한 총각은 쇠소깍 상류에
있는 담내소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이를 뒤늦게 안 처녀는 남자의 죽음을 슬퍼하며
시신이라도 수습하게 해달라며 쇠소깍 기원바위에서
100일 동안 기도를 드렸는데,
마침 큰 비가 내려 총각의 시신이 냇물에 떠내려오자,
시신을 부둥켜안고 울다가
사랑하는 임을 따라 '쇠소'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 후 하효마을에서는 가련한 처녀 총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마을 동쪽에 있는 용지동산에 당을 마련해 영혼을 모시고
마을의 무사 안녕과 번영을 지켜주도록 기원제를 드리게 되었는데,
지금은 '할망당' 또는 '여드레다'이라 부르고 있다.
또한, 기우제를 지낼 때에는
먼저 '할망당'에 가서 '용지부인석'을 모셔다가
제단에 올려놓고 제를 지낼 만큼 효험을 믿었다.
이처럼 '쇠소깍'은 옛날부터 성소로 신성한 곳이었다
돌을 던진 거나 고성방가를 하면
용이 노하여 갑자기 바람이 불고 일기가 나빠졌다고도 전한다.
쇠소깍/무정 정정민
오전 11시경 해비치에서 나왔다
이제는 두 번째 숙소인 포도호텔로 가는 중이다
포도호텔에서 2 박할 예정이었으나
우리가 간 날 포도호텔 객실이 없어
비슷한 가격대의 해비치 호텔에서 1박 하게 되었다.
해비치 호텔은 6성급으로 고급호텔이지만
포도호텔은 일본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곳으로
그 급을 정하기 어려운 예술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포도호텔로 가는 길에 쇠소깍이나 정방폭포 등이 있어
가볍게 그곳을 거쳐 가기로 했다.
오래전 지인으로부터 쇠소깍 이야길 들었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쇠소깍에
가게 되었는데 아주 아름다워 깜짝 놀랐다.
그 이야길 들은 지가 벌써 20년이나 되는 곳이다.
먼저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니 숲이 좋았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쇠소깍은 정말 아름다웠다
먼저 생각나는 곳이 거제도 학동 몽돌해변이었다.
그곳은 거센 파도가 달려드는
도전적인 아름다움이 있다면
이곳은 수줍은 처녀 같은 잔잔하지만
마음을 진정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있었다.
절경이었다. 아주 아름다웠다.
발길이 떼어지지 않았다.
이곳의 가을은 그리고 겨울은 봄은 어떨까
혼자 상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