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절(名節)과 민속(民俗)놀이<완>
<재미있는 민속놀이 모음>
쌍륙(준륙) 놀이 / 옥수수 하모니카 / 등긁개(효자손) / 옥수수 심 등긁개
<45> 쌍륙 놀이
우리 고향에서는 쌍륙(雙六) 놀이를 일반적으로 ‘생율’이라 부르던 아녀자들 놀이인데 이 놀이는 중국 고대 한무제(漢武帝) 때 서역(西域)에서 중국으로 전래되었다가 다시 우리나라 백제로 들어와 유행하기 시작한 놀이라고 한다. 곧이어 백제에서 일본으로도 전해져 ‘스고로쿠(双六)’라 불렀다는데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놀이였다고 한다. 조선시대는 상류층 부녀자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로는 윷놀이와 함께 이 쌍륙놀이가 유일한 놀이였단다. 놀이 방법을 보면 지방마다 다소 다르다고 하지만 우선 말판이 있는데 마주 보며 一에서 六까지 두 번 그려져 있으니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1에서 6까지 4번 그려져 있다.
놀이 방법은 참 생율(雙六)과 여기 생율(雙六)이 있는데 다소 복잡한 참 생율은 말을 먼저 판 위에 진열해 세워놓고 주사위 2개를 동시에 던져 나오는 숫자대로 말을 옮겨 내 집으로 들어온 후(入宮) 주사위를 던지며 나오는 숫자로 말을 모두 빼는 경기인데 말을 옮기는 도중 서로 잡아먹기도 하며, 잡히면 다시 상대편 집에서 살려내어 내 집으로 들어오게 하는 등 제법 복잡하다. 말의 수는 양편이 각각 15개씩.
좀 쉬운 여기 생율은 주사위를 던져 말(15개)을 다 세운 후 다시 주사위를 던져 모두 빼내는 방법이다.
언젠가 용인 민속촌에 갔더니 아주 품위 있는 말과 말판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 주사위 눈이 1-1이면 진백 혹은 꼬백, 2-2면 진아, 3-3이면 장삼, 4-4면 진사, 5-5면 준오, 6-6이면 줄륙이라 불렀다
<46> 옥수수 하모니카
강원도 영서(嶺西)지방은 산간고지로 주로 밭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주된 작물이 감자와 옥수수였다. 그래서 강원도 사람들 별명이 감자바우.. 옥수수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 찰옥수수는 조금 덜 익었을 때 따다 쪄먹으면 쫄깃하고 맛있다.
그 찐 옥수수를 들고 먹다가 한쪽에 2줄을 남기고 나머지를 먹으면 흡사 하모니카 구멍과 비슷해지는데 아이들은 이렇게 만들어 그것에 입을 대고 좌우로 움직이며 하모니카 부는 흉내를 내곤 했다.
<옥수수나무>
(1절) 옥수수나무 열매에 하모니커가 들어있네 니나니 니나니 니나니나 니나니 니나니 니나니나
(2절) 옥수수 나무 열매에 짱아가 혼자서 잠을 잔다. 니나니 니나니 니나니나 니나니 니나니 니나니나
♣그런데 옥수수가 나무라니... 당연히 풀(草本)이다.
<옥수수 하모니카>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 가지고 우리 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안 나 도미솔도 도솔미도 말로 하지요.
<47> 효자손(등긁개)
대나무를 잘라 깎아 만든 등긁개를 ‘효자손’이라 하는데 나이 먹으면 필수품이다.
<48> 옥수수 심 등긁개
옥수수 삶아 알을 뜯어먹고 싸리나무에 꿰어 말려 등긁개를 만들었는데 예전에는 어느 집에나 있었다.
<그 밖의 정초(正初)의 풍습 모음>
그 밖에도 매년 정초(正初)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에 행하던 다양한 민속놀이들이 있다.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에는 찰밥을 지어 먹었는데 찰밥은 멥쌀에 찹쌀, 조, 수수, 보리 등 여러 가지 곡물을 넣어 지어 오곡(五穀)밥이라 하였고, 찰밥에는 고사리, 시래기, 호박고지 등 묵은 나물과 콩나물 등의 나물도 곁들여진다. 마을에 농악기가 있으면 마을을 돌며 집안의 안택(安宅)을 기원하는 지신(地神)밟기도 했다. 제관(祭官)은 농악기 장단에 맞추며 신들께 올리는 사설(辭說)을 풀어놓는다.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제석(帝釋)님’을 비롯하여 집안의 수호자인 ‘성주(聖主)님’,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七星)님’, 부엌 신인 ‘조왕(竈王)신’에다 각종 터주신(地神)인 우물지신, 장독지신, 도장(곳간)지신, 마굿간 지신, 정낭(뒷간) 지신, 삽짝 지신 등은 물론이려니와 객사한 귀신인 ‘객귀(客鬼)’, 억울한 귀신인 ‘영산(靈山)’, 처녀 귀신은 ‘손말명’, 총각 귀신인 ‘몽달’, 자손 없는 귀신인 ‘무사(無嗣)’, 사람 죽은 ‘상문(喪門)’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잡신(雜神)들을 주워섬기며 사설을 읊어대어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고는 하였다. 한 집이 끝나고 나면 미리 지정된 다음 집으로 풍물을 치며 가는데 가정 형편에 따라 쌀을 말(斗)이나 됫박, 밥그릇에다 내놓는 집도 있었고 떡이며 전 등 음식만 내놓는 집도 있었는데 내놓는 제물(祭物)이 부실하면 대충 짧게 놀고는 다음 집으로 가곤 했다.
대보름날 오곡밥을 지으면 먹기 전에 나물과 함께 성주(조왕신, 삼신, 용단지 등 집의 주요 가신<家神>)에게 먼저 떠올린다. 찰밥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하여 대보름날은 ‘나무 아홉 짐을 해다놓고 찰밥 아홉 그릇 먹는다.’는 옛말이 있다.
찰밥 아홉 그릇을 먹으려면 자기 집 찰밥뿐만 아니라 여러 집의 찰밥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하여 아이들은 마을을 돌며 찰밥을 얻으러 다녔다.
아이들이 찰밥을 얻으러 가면 아이들이 내미는 그릇에 찰밥을 한 숟가락 넣어주며 ‘예끼 놈~’하며 야단을 치는 것도 풍습이었는데 잘 모르는 아이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 뜨기도 했다.
내가 미국 텍사스에 사는 딸 집에 갔을 때도 가면을 쓴 아이들이 찰밥 얻으러 왔었는데 동양사람들은 풍습에 따라 웃으며 밥을 퍼주었지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문을 쾅 닫아버리는 집도 있었는데 아이들은 가지고 간 휴지를 뜯어 뜰 잔디밭에,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도망을 갔다고 한다.
정월에 복조리를 걸어 두면 일 년 내내 집안이 풍요해진다고 하여 음력 정월면 복조리를 구입(購入)하여 대청, 안방 문, 마루, 조왕(竈王) 모시는 곳 등 곳곳에 걸어 놓음으로써 한 해의 복을 비는 풍속이다.
조리는 쌀을 이는 도구로 돌을 가려내고 쌀을 고른다는 것으로부터 곡식을 거둔다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 조리도구이다. 정월에 파는 조리를 특별히 복조리라 부르는데 이때 복조리를 팔러 다니는 장사꾼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복조리를 팔았다. ‘복조리 사세요(강릉 사투리로 조렝이)~~'
부럼 물기, 귀밝이술, 새 쫓기와 모기 날리기, 소밥 주기(農占), 달 점(月占), 골매기 제(洞祭)도 있었다.
다음날인 음력 1월 16일은 귀신 달기 날, 혹은 귀신의 날이라고도 한다.
부럼 물기는 깎은 밤을 오도독 깨물면서 ‘부럼 물자~’ 하는데 몸에 부스럼이 없어지라는 의미이다.
귀밝이술은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조금씩이지만 술을 마시는데 귀가 잘 들리라고 마시는 술이다.
새 쫓기와 모기 날리기는 아직 농사철은 아니지만, 밭이나 논에 가서 ‘후여~후여~’ 새 쫓는 흉내를, 자기집 마당에 들어서서는 두 팔을 휘두르며 모기 쫓는 흉내를 낸다. 올해 여름은 새와 모기가 사라져라~~~
소밥 주기(農占)는 외양간에 있는 소에게 찰밥과 산나물을 키에 담아 주고 어느 것을 먼저 먹는지 살핀다.
소가 먼저 먹는 것이 풍년이 든다는...... 즉 한해 농사의 풍흉(豐凶)을 점치는 것이다.
달 점(月占)은 보름달을 쳐다보고 빛깔이 붉으면 가뭄으로 흉년, 흰색이면 비가 많이 내려 풍년이다.
골매기 제(祭)는 풍악을 울리며 골매기(마을 신) 바위에 왼쪽으로 꼰 금(禁)줄에 흰 백지를 드문드문 끼워놓고 마을의 안녕을 빌며 한바탕 풍악(風樂) 놀이를 벌인다.
귀신 달기의 날은 정월 열엿새(1월 16일)로, ‘귀신을 달래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날은 무당을 불러다 가벼운 제(祭)를 올리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을 하는 행사이다.
이날, 안방 문 앞 기둥에 체를 걸어놓고 바늘을 꽂아놓았으며, 신발은 귀신이 신어보고 귀신의 발에 맞는 사람이 혼을 뺏긴다는 속설인데 귀신이 신어보지 못하도록 방에 들여놓거나 엎어 놓기도 했다.
귀신이 못된 사람, 혹은 생이 다한 사람 혼을 뺏으러 왔다가 체를 보고는 바늘을 뽑아 구멍을 세기 시작한다.
한 줄, 또 한 줄 차례로 세다가 구멍이 너무 많으니 수를 잊어버리자 다시 처음부터 세기 시작하고....
그러다 날이 훤히 밝아오면 정신이 번쩍 들어 도망을 간다.
눈썹 세는 날은 음력 12월 말일로,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세는 날로, 수세(守歲), 제석(除夕), 제야(除夜)라고 했다.
내 어린 시절, 잠들지 않으려고 죽기 살기로 버텼는데 결국 잠이 들고 말았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누님이 ‘야, 너 잠자지 말랬더니 잠이 들어 눈썹이 하얗게 세었다. 거울 가 봐.’
나는 깜짝 놀라 거울을 드려다 봤더니 정말 눈썹이 하얗게 세어 있었다.
누님은 키득키득... 나중 알고 봤더니 잠자는 내 눈썹에 누님이 밀가루를 발라놓았던 것이었다.
예전부터 내려오던 풍습으로, 잠자는 사람 눈썹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놓은 후 놀렸다고 한다.
그 밖에 또 기억나는 것...
낫 돌려 던져서 꼽기-낫을 앞뒤로 뱅글뱅글 돌리며 던져올리는 놀이로 항상 정확히 땅에 꽂히는 사람도 있어 놀라웠다.
두 사람이 낫 꼽기 시합도 한다.
①앞쪽으로 1바퀴, 2바퀴, 3바퀴 돌려서 꼽기 ②뒤쪽으로 1바퀴, 2바퀴, 3바퀴 돌려서 꼽기
삽에 올라서서 뛰기- 삽을 세우고 양쪽 날개 위쪽에 깡총 뛰어올라 콩콩콩 뛰는 놀이이다.
제법 오랫동안 중심을 잡고 뛰는 사람도 있었다.
팽이돌기- 왼손으로 코 잡고 오른팔을 넣어 오른손가락으로 땅을 짚고 10바퀴 돈 후 똑바로 걷기이다.
거의 비틀거리며 쓰러지는데 어떤 이들은 제법 비틀거리기는 하지만 곧장 걸어가기도 했다.
두세 명이 동시에 돌고 난 후 저쪽 편 나무까지 먼저 달려가기 놀이도 있었다.
문지방(門地枋)에 걸터앉지 않기- 문지방에 걸터앉거나 발로 밟으면 복이 달아난다고 어른들이 질색하며 야단을 쳤다.
어~, 이거는 아닌데...
사치기 사치기 사뽀뽀<음란한 흉내를 내는 춤>
- 젊은 남녀가 둘러앉아 서로 무릎이나 손바닥을 치며 이상한 몸짓을 하는 음란한 놀이
- 수저를 꽂은 병을 사타구니에 끼고 콩콩 뛰어 덜렁거리고 춤추며 부르는 노래가 '사치기 사치기 삿뽀뽀~~'
♧사치기-사타구니 건들기 ♧사뽀뽀-사타구니 끼리 뽀뽀(Ki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