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외손주의 세상 보기
-300일을 기뻐하며
쌍둥이 외손주 두 녀석이 서서
창문 밖 풍경을 나란히 보고 있다
그래, 내다보는 세상이 어떠하더냐,
아직은 이유식만큼도 맛은 없으리
아비 어미가 깃털을 뽑아 튼 둥지에서
너희들이 그 깃을 달고 오르는 날에도
창 너머 세월이 그저 평화롭기를 바란다
그 너머 세상도 다시 화평하기를 바란다
저녁 어스름 속 가뭇 퍼지는 산너울처럼
한 세상과 또 한 세상이 겹겹이 굽이칠 때
그 너른 물결과 물결을 부디 잘 넘기 바란다
혼자서 힘들면 둘이 함께 저어 넘기 바란다
창 밖을 내다보는 너희 작은 뒷모습이
내 흐린 눈에는 태산처럼 보이나니
흐뭇하여 이 할애비는 한잔을 더 하리라,
너희 두 녀석이 막걸리 심부름을 할 때까지.
(2024.06.13)
첫댓글 질박하면서도 간절한
할아버지의 기도
가슴이 뭉클하면서
또 따뜨해져 옵니다.
부디 평화로운 세상에서 건강히 자라나길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